전직인 당시 북부지검장·부장검사 소환..현직인 고검장(당시 차장검사) 등은 계획도 없어
성추행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 조희진 단장(서울동부지검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아시아경제 장용진 기자] 서지현 검사에 대한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성추행과 인사상 불이익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검찰 진상조사단이 출범 20여일이 넘은 현재까지 유독 현직 검사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전직 검사들에 대한 조사를 일찌감치 마친 상황이어서 소환을 미루는 이유에 대해 의혹과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성추행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 검사장)은 지난 8일과 12일 김태철 전 부장검사(현 변호사)와 이창세 전 검사장(현 변호사)를 차례로 불러 조사를 벌였다. 두 사람은 당시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와 지검장이었다.
앞서 서 검사는 2010년 안 전 검사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직후 지휘계통을 통해 피해사실을 보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통상 검찰의 지휘계통은 부장 '부장검사→차장검사→검사장'의 순서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조사는 필수적인 절차라는 것이 법조계의 공통된 해석이다.
지난 2009년 4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 당시 사진. 왼쪽은 홍만표 당시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 오른쪽은 조은석 당시 대검 대변인하지만 조사단은 이 변호사와 김 변호사에 대한 조사를 마친 지 보름여가 지나도록 당시 차장검사였던 조은석 서울고검장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하지 않았고 조사계획조차 세우지 않고 있다.
진상조사단 관계자는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필요하면 언제든 부른다”면서도 “해당 고검장에 대해 소환조사 한 적 없다”고 밝혔다. 향후 조사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입을 다물었다.
조 고검장은 이와 관련해 “이 전 검사장과 김 전 부장검사의 진술이 일치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나까지)따로 조사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고검장은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 당시 대검 대변인을 지냈고, 2014년 대검 형사부장 시절에는 세월호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를 총괄한 인물로 유력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의 한 사람이다.
조 검사장 뿐만 아니라, 성추행 사건 당시 목격자와 인사불이익 시점의 법무부 검찰과장 등 주요보직자 등 다른 현직 검사들에 대한 소환조사도 아직까지 진행되지 않았다. 심지어 소환 계획도 현재까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법조계에서는 ‘지난 주 서 검사의 대리인단이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조사단을 방문한 뒤 갑자기 안 전 검사장 주변인물에 대한 압수수색이 재개됐다’면서 '조사단에 수사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장용진 기자 ohngbear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