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길환영·배현진 입당환영식서 기자들 질문 '봉쇄'

심의 허준 작성일 18.03.09 16: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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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환영 "좌파 언론장악에 올바른 여론형성 차단"

배현진 "자유 파탄 위기.. MBC 바로서기에 노력"
MBC 기자 "질문하겠다".. 홍준표 "반대당 가서 해라"
일부 기자들 "일방진행하나" 반발에 장제원 "입당환영식에서.." 불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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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한국당 대표와 배현진 전 아나운서(사진=뉴시스)[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수많은 카메라 플래시 속에서 시작됐지만, 일부 기자들의 항의 속에 마무리됐다. 9일 자유한국당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길환영 전 KBS 사장,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의 입당환영식 풍경이다.

당 인재영입위원장을 겸한 홍준표 대표는 이날 오전 길 전 사장과 배 전 아나운서 그리고 송언석 전 기획재정부 차관을 영입인재로 소개하며 “어려운 시기에 어려운 결단을 내려줬다”고 감사와 환영의 뜻을 밝혔다.

홍 대표는 특히 길 전 사장과 배 전 아나운서 영입을 두고 “문재인정부의 방송탈취 정책에 대해 국민적 심판을 받아보고자 한다”고 의미 부여했다. 이어 “세 분 영입을 계기로 앞으로 6.13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위한 인재 영입을 계속할 것”이라고 고무적 모습을 보였다. 장제원 수석대변인 역시 “1년간 긴 터널 속에서 힘든 길을 걸어온 보수적통 한국당에 웃을 일이 생긴 기쁜 날이라 사회를 자임했다”고 활짝 웃기도 했다.

이어 인사말을 통해 길 전 사장과 배 전 아나운서는 문재인 정부 하에서의 ‘방송장악’ 문제를 주장했다. 길 전 사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선 이후 국민들은 안보와 외교, 경제 이 모든 면에 있어서 대단히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그 과정에 좌파진영에 의한 언론장악으로 올바른 여론형성이 차단된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선거를 통해 민심이 과연 어디에 있는지 명백히 밝혀내 흔들리는 이 나라를 한국당이 앞장서서 안정시키고 국민을 편안한 삶으로 이끌 수 있도록 모든 역량으로 봉사하겠다”고 다짐했다.

배 전 아나운서는 “뉴스데스크 앵커였던 2012년 때 파업 불참과 노조 탈퇴 선언을 했다. 연차 어린 여성 앵커가 이런 결단을 내린 건 아마 창사 이래 처음일 것”이라며 “이후 저는 인격적으로 몹시 모욕감을 느낄 만한 음해와 공격을 계속 받고 있고 석달 전엔 정식 인사 통보도 받지 못한 채 쫓겨나듯 하차했다”고 했다.

그는 “모든 업무 배제되고 조명창고에서 업무발령 대기상태로 기다렸다”며 “파업에 불참한 동료 언론인들은 세상이 잘 알지 못하는 부당한 일들을 온몸으로 감당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을 일궈온 가장 중요한 가치인, 자유민주주의 또는 자유시장경제 때 이야기하는 자유가 파탄 위기에 놓여있지 않나 걱정과 우려를 한다”며 “몸 담았던 MBC 비롯해 국영방송이 국민방송으로 거듭나도록 깊은 고심 끝에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앞서 말한 자유의 가치를 바탕으로 MBC가 바로 설 수 있고 방송 본연의 모습 찾아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본인 소신을 따른 대가로 사회 불이익, 차별 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송 전 차관까지 영입인사 인사말이 끝난 뒤 기자들은 “질의응답을 안 받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고, 배 전 아나운서만 송파을 전략공천설에 관한 질문을 받아 “결정된 게 없다”고 답했다.

이후 MBC 출입기자가 질문 의사를 밝히자 홍준표 대표는 “그건 반대당 가서 하라”고 면박을 준 뒤 자리를 먼저 떴다. 일부 기자들이 “길 전 사장에 질문하겠다, 기자들이 많은데 왜 일방적으로 진행하나”라며 항의하자, 장 수석대변인은 “(영입인사) 한 명에 하나씩만 질문 받겠다”고 했지만 결국 길 전 사장에 대한 질문 기회는 주지 않았다. 장 수석대변인은 “입당환영식을 이렇게 하는 게 아니다”라고 정색한 뒤 자리를 떴다.

김미영 (bomna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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