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룰, 사실 대단한 거 아니지 않나요?

지오 작성일 18.03.21 17: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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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는 잠재적 범죄자들을 색출하여 범행 직전에 검거하는 기관이 등장한다. 예측하여 처벌한다는 개념. 물론 이 영화가 철저히 SF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

 

무죄 추정의 법칙,  그리고 증거 재판주의가 거의 유일하게 배제되는 케이스가 바로 성추행에 관련된 사건들이다. 굳이 재판까지 가지 않더라도 상당히 높은 확률로 남자들은 가해자가 될 가능성이 농후한 것.

 

 

남자가 접하고 대화하는 상대방이 여성이며 그리고 그 여성이 수치심 내지는 불쾌감을 느끼는 순간(또는 느낀다고 주장하는 순간) 게임 끝이라는 이야기이다. 남자는 무죄 추정의 법칙과는 상관 없이 스스로 결백함을 증명해야 한다. 그리고 그에 소요되는 금전적 시간적 심적 부담은 오롯이 본인의  몫이다.

 

인간관계의 트러블은, 대부분 애매한 것을 명확하게 하고자 하는데서 발생한다. 수치심과 불쾌감이라는 것은 분명 존재하는 것이지만 그 누구도, 심지어 법률조차도 이를 명확하게(공감받을 정도로라도) 정의내리는데 성공한 적이 없다.

 

법은 상당히 자기방어적 생물이기 때문에 자체적 모순을 필사적으로 소멸시키려는 습성이 있다.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가 모호한 이런 상황에서 법률은 상황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확률상" 가장 유력한 존재를 가해자로 상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닭과 달걀의 우선 논지로 보자면 최초의 가해자는 물론 남자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해서 남자가 늘상 가해자라는 뜻은 아니지않은가. 잠재적 범죄자라는 개념이 얼마나 허무맹랑하고 위험한 것인지 남녀 모두 인지하고 있어야 할 텐데 말이다.

 

펜스룰은 미투운동의 대항 행위도 아니며 최근 유행하는 그 무엇도 아니다. 심지어 펜스룰이라는 단어 자체가 생긴 것이 2000년대 초반이다.

 

위에서 언급한,  불명확한 기준으로 발생할 수도 있는 "천재지변"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의 발로, 혹은 방어기제 정도로 보면 무방하다. 몇몇 미디어나 미투진영에서 열폭하듯 공격해댈 정도로 그리 대단하지도 영향력있지도 않은 "현상"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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