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3~25일 풍계리 핵시험장 폐쇄 국제사회 공개
트럼프 "영리하고 자비로운 결정…고맙다"
핵탄두·ICBM 등 핵무기 후속논의에 관심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비핵화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비핵화 실질적인 조치로 북한은 핵탄두와 핵물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일부를 국외 반출하고, 미국은 대북제재를 완화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내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을 한 달 앞둔 상황에서 북한은 선제적인 조치에 나서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12일 북부핵시험장 폐쇄 의식을 오는 23일부터 25일 진행하겠다면서 중국과 러시아, 미국, 영국, 남한 기자단을 초청하는 내용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공보'를 보도했다.
지난달 20일 노동당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 "핵시험 중지를 투명성 있게 담보하기 위하여 공화국 북부 핵시험장을 폐기할 것"이라는 결정을 실행하는 것이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핵실험·ICBM 발사 중단 조치 선언이 실행되면서 북한이 이 다음에는 어떤 조치를 취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우리 정부도 북한의 조치에 발맞춰 비핵화 이행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정연두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은 오는 14~15일 오스트리아에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방문해 북핵 문제 담당 인사들을 면담할 예정이다.
정 단장은 IAEA 관계자들과 남북 정상회담 성과와 한반도 정세를 공유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추진 과정에서 IAEA가 맡을 역할을 심도 있게 협의할 예정이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관련한 IAEA의 역할도 논의할 전망이다. IAEA는 지난 10년간 북한 핵시설에 대한 사찰이 중단됐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든지 사찰을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반응도 고무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결정에 대해 "매우 영리하고 자비로운(very smart and gracious) 제스처"라며 북한에 '고맙다'(Thank you)라는 말도 덧붙이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미국은 북한의 신속한 비핵화를 기대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11일(현지시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 후 "북한이 신속하게 비핵화하는 과감한 조치를 한다면, 미국은 북한이 한국과 같은 수준의 번영을 달성하도록 북한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핵시설은 물론 미국 본토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 요인인 핵탄두와 핵물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핵무기에 대한 비핵화 요구를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북한은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핵무기에 대한 조치사항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가장 핵심 카드를 먼저 포기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외교가에서는 '핵무기 무력화'는 결국 비핵화를 담판 짓는 싱가포르 회담장에서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