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비서출신 이태우 "안철수 추진 통합에 찬성한 것 후회"
바른미래, 사실상 '한지붕 두가족'..일각서 "통합 괜히 했다"【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18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5.18민중항쟁 서울 기념행사에 참석하여 묵념하고 있다. 2018.05.18.pak7130@newsis.com【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8일 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안 후보가 국회의원 재보선 후보로 자신과 가까운 인사들을 천거하거나 송파을에 손학규 당 선대위원장 출마를 주장하는 등 파열음을 양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 후보의 이같은 움직임에 비서 출신인 측근도 고개를 돌리고 있다. 이태우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바른미래당 예비후보는 18일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불출마를 선언한 뒤 "새정치는 죽었다. 통합을 추진했던 국민의당 최고위원으로서 안철수 당시 대표가 추진하던 통합에 찬성한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며 반성한다"고 공격했다.
이 후보는 안 후보의 비서 출신으로, 국민의당 창당 직후 치러진 4·13 총선 기간 동안 안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수행했었다. 그러나 안 후보의 '손학규 송파을 전략공천' 공개 요구에 완전히 등을 돌린 것이다. 그것도 금기 시 돼온 당 통합 과정마저 비판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내부에서는 "쉬쉬해온 내부 갈등이 드디어 외부로 터져나오기 시작했다"는 반응이다.
또 박종진 송파을 국회의원 예비후보는 "안철수 후보가 밀실 공천, 공정하지 못한 공천, 송파구민들과 당원의 뜻을 배제한 공천을 모략한다면 뜻을 함께하는 당원들과 탈당도 불사할 것"이라고 공개 경고했으며, 진수희 서울시당공동위원장이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에 공식적으로 불만을 나타내며 위원장 직을 내려놓기도 했다.
송파을 경선 문제에 앞서 노원병 공천을 두고도 안 후보와 가까운 국민의당 출신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와 바른정당 출신 이준석 지역위원장이 다투며 '안철수계-유승민계 공천 갈등'이 외부로 표출됐었다. 공관위 회의에선 양당에서 추천한 인사들이 서로 언성을 높이다 회의장을 뛰쳐나가는 일도 벌어졌다고 한다. 결국 김 교수가 출마 의사를 접으면서 사태는 간신히 일단락됐다.
이렇듯 바른미래당 창당 때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안철수 후보와 유승민 대표의 신경전이 최근 공천 과정에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내홍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양당 출신 지역위원장들은 상대 당 출신 지역위원장들에 대한 불만을 사석에서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양당 출신 지역위원장들 간 갈등은 이른바 '유승민 차출론'이 불거지던 당시에도 포착됐었다. 당시 국민의당 출신 지역위원장들이 유승민 공동대표 차출론을 제기하자 바른정당 출신 지역위원장들은 사석에서 "조직적인 해당행위다", "국민의당 출신 지역위원장들은 막무가내 기질이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었다.
양당 출신 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손학규 송파을 전략공천'을 공개 주장한 안 후보와 유 대표 사이에서는공개 설전까지 벌어졌다. '통합 주역'인 안 후보와 유 대표의 대립 양상마저 노출되면서 당내에선 이젠 "통합 괜히 했다는 생각"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안 후보는 일단 '공천 갈등'으로 당내에서 비판 목소리가 속출하자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과 관련한 잡음을 끝내자"고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이를 두고도 당 일각에선 "분란에 불을 붙인 건 전략공천을 주장한 안 후보"라는 재 비판이 즉각적으로 나오는 실정이다.
서울시장 선거에 뛰어든 안 후보 입장에선 이같은 당내 분란이 뼈아프다. 당 전체의 지원을 받아 선거전에 올인해도 모자랄 판에 자꾸 파열음만 나오다보니 본인 선거는 물론, 당 전체의 지방선거 준비 작업도 제대로 진척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국민의당 분당을 감수하면서 통합을 강행했던 그가 양당간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위기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손학규 전략공천론'으로 인해 이젠 당대당 통합 자체에 대한 회의적 반응마저 불러오면서 선거를 앞둔 안 후보가 또다시 정치적 고비에 서 있는 듯 하다. 출범부터 잡음이 적지 않았던 바른미래당의 항해가 순탄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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