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팀 더욱 분발해 규제혁파에도 속도를 내달라" 주문도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2018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8.5.31/뉴스1
(서울=뉴스1) 홍기삼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문재인정부 핵심 경제 슬로건인 소득주도 성장과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직접 방어선을 치며 경제부처들을 독려하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최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비용부담으로 중소기업들이 운영에 애로를 겪고 저소득층의 일자리가 줄어들어 국민들이 살기 어려워졌다는 일부 인식에 대해 경제부처들의 적극적인 역할론을 강조하며 선제적으로 대응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날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1세션 마무리 발언을 통해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를 충분히 자신있게 설명해야 한다. 긍정적인 효과가 90%"라며 "최저임금을 완벽하게 설계하는 건 아직 불가능하나 미흡한 부분은 보완해 가며 당정은 긍정 효과에 대해 자신있게 설명해야 한다"고 전했다. 문재인 정부는 올해 최저임금을 16.4% 인상한 바 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1/4분기 가구 소득 1분위의 소득 감소는 아픈 대목이다, 당연히 대책이 필요하다"며 "이를 소득주도 성장이 실패하거나 최저임금의 급격한 증가 때문이라는 진단이 성급하게 내려지고 있다. 정부가 잘 대응을 못하고 있다"고까지 지적했다.
문 대통령이 '정부가 잘 대응을 못하고 있다'고까지 말하며 각 경제부처들이 제대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역할해 달라고 주문한 것이다. 이는 사실상 질책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이날 문 대통령은 또 '소득주도 성장'과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조목조목 직접 설명하며 경제부처들을 독려했다.
문 대통령은 "통계를 보면 고용시장 내 고용 근로자 임금은 다 늘었다. 특히 저임금 근로자 쪽 임금이 크게 늘었다. 상용직도 많이 늘어나고 근로자 가구 소득도 많이 증가했다"며 "이런 부분은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 증가의 긍정적 성과다. 상당부문 고령자인 비근로자 소득 감소, 영세 자영업자 등에 따른 문제는 검토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이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서도 문 대통령은 "혁신성장에서 뚜렷한 성과와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있다"며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경제팀에서 더욱 분발해 규제혁파에도 속도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은 함께 가야하는 것이지 결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같은 문 대통령의 이례적인 '분발해 달라'는 지적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질책은 아니지만, 당부의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고용근로자들의 근로소득 증가와 격차완화, 그리고 중산층 가구의 소득증가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로, 이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을 결정할 때 우리가 기대했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한편으로 그로 인해 저임금 근로자의 고용이 줄거나 근로시간이 줄어들어 소득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다면 그것은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일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함께 소득하위 계층, 특히 고령층의 소득감소에 대한 대책을 더 강화해주시길 특별히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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