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취소 땐 '깜짝' 정상회담으로 불씨 살려
남북미 '종전선언' 위해 '중재외교' 박차 가할 듯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세종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전에 이낙연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들과 함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모습을 방송을 통해 지켜보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8.6.12/뉴스1(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마주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두 손을 맞잡았다. 북미 정상간 '세기의 악수'는 약 12초간 이어졌다.
이날 국무회의에 앞서 국무위원들과 회담 생중계를 지켜보던 문재인 대통령은 바로 이 장면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간 여러 고비를 넘기며 이들을 회담장으로 이끌어내는 등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온 만큼 문 대통령의 감회가 남다를 것이라는 해석이다.
실제 지난해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서로를 '늙다리 미치광이' '리틀 로켓맨'이라고 부르면서 연일 말폭탄을 주고받았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을 계속 위협하면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북한은 미국령인 괌에 포위사격을 단행하기 위한 작전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맞서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같은해 7월 독일에서 한반도의 냉전구조를 해체하고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이끌기 위한 한반도 평화구상인 '신(新) 베를린 구상'을 발표했다.
그해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는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발신,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해 진력했다.
특히 두 달 뒤인 11월, 북한이 국가 핵무력을 완성했다고 선포했어도 문 대통령의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140여 분에 걸친 단독·확대정상회담과 업무오찬을 마친 뒤 북미정상회담 공동합의문에 서명 후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그리고 올해 1월1일 마침내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평창 올림픽에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고 전격적으로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 계기 북미 양측에 모두 대화 의지가 있음을 확인하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북특사단을 파견, 북한과 미국이 정상회담에 뜻을 모으는 데 역할을 했다.
특히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 실현'에 합의한 4·27 남북정상회담 직후엔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으셔야 하고,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면 된다"고 언급, 트럼프 대통령을 대화 테이블로 재차 끌어당기기도 했다.
다만 당초 5월 중 열리기로 했던 북미회담은 북미간 치열한 샅바싸움 끝에 한달 뒤인 6월로 미뤄졌고, 6·12 북미정상회담 개최마저 취소됐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당사자들의 진심은 변하지 않았다"며 북미 정상간 직접 대화를 촉구하고, 지난달 26일에는 김 위원장과 극비리에 '깜짝' 정상회담을 하는 등 북미회담의 불씨를 살리려고 애썼다.
우여곡절 끝에 이날 마주한 북미 정상은 단독-확대회담, 업무오찬에 이어 호텔 내 일부 구간을 짧게 걷는 산책을 가진 뒤 합의문에 서명했다.
북미정상회담이 이처럼 속전속결로 마무리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다시금 남북·북미관계를 긍정적으로 극대화시키기 위해 주력하면서 이른 시일 내 '종전선언'까지 이끌어내기 위해 '중재외교'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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