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미래 우인철 서울시장 후보 홍대입구 유세
바른미래당쪽 "우리 1호차 오니 자리 비켜달라"[한겨레]
10일 서울 홍대입구역 9번출구 앞에서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의 5t 규모 유세차가 우리미래 우인철 서울시장 후보의 1t 유세차가 자리를 비켜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미래 제공.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의 유세차가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앞에서 먼저 유세를 하고 있던 우인철 청년정당 우리미래 서울시장 후보 유세차에 “자리를 비켜달라”고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 비판을 사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 10일. 우인철 후보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홍대입구역 9번 출구에서 유세를 하던 중 안철수 후보님의 초대형 유세차가 왔다”며 안 후보 캠프 관계자가 “서울시장 후보(안철수)가 온다”며 차를 비켜달라고 했던 일화를 전했다. 이에 우 후보는 “저 서울시장 후보 우인철”이라며 본인도 서울시장 후보임을 알렸지만, 그럼에도 이 관계자는 “선거 유세 1호차가 온다. 원래 1호차가 오면 비켜주는 게 예의”라며 비켜줄 것을 계속 요청했다고 한다. 선거 운동 과정에서 1호 차량은 규모가 가장 큰 유세차로 보통 후보가 직접 올라가는 차를 뜻한다.
우 후보는 12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저희 차도 1호차라는 말씀을 드렸다. 게다가 장소와 시간 공지가 전날 이미 이뤄졌고 선거 운동 자원봉사자들도 다 모여 있어 비켜주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더니 계속 사정을 하더라”라며 “내부 회의 끝에 우리가 오후 6시까지만 하는 걸로 하고 비켜줬다”고 말했다. 결국 우리미래 유세 차량은 오후 6시 이후에 홍대입구역 9번 출구를 안 후보 쪽에 양보하고 인근 상상마당 앞으로 자리를 옮길 수밖에 없었다.
우 후보는 “6시까지는 우리미래가 하기로 했는데 중간에 준비해야 한다며 빨리 빼달라는 재촉을 해왔다. 일부 안 후보 지지자들은 ‘사라져’라고 외치기도 했다”며 “선거 운동 과정에서 일어나는 하나의 에피소드일 수 있지만 이러한 선거문화에서 어떻게 젊은 청년 정치인이 등장할 수 있고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안철수 캠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원래 선거 운동을 하다 보면 서로 양보하고 조율하는 일이 많다”며 “이번 일도 양쪽이 합의를 해서 조정을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소수정당에 대한 ‘선거운동 갑질’이라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씨는 우 후보의 페이스북 댓글에 “서울 시내 그 넓디넓은 곳에서 딱 1대뿐인 청년들 유세차 더러 비켜달라 요구하기도 힘들겠구만 참!”이라고 썼다. ‘김**’씨도 “소수정당이 선거 유세할 때 이런 고충이 있었구나. 시작하는 자본이 다른데 어떻게 공평한 선거가 될까요. 모든 후보가 똑같은 예산을 받고 선거 유세를 하는 게 진짜 공평한 선거”라고 적었다.
청년정당인 우리미래가 바른미래당과 갈등을 빚은 건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 2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과정에서 통합신당이 애초에 발표한 당명은 ‘미래당’이었다. 이에 당시 김소희 우리미래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미래’와 ‘미래당’이 유권자들에게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어 당직자들은 심각한 위기를 느낀다. 마치 슈퍼를 개업했는데 바로 앞에 대형마트가 들어선 기분”이라며 “이것이 거대정당의 갑질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말한 바 있다. 결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우리미래 쪽의 주장을 받아들여 통합신당에 ‘미래당’을 사용할 수 없다고 통보했고, 통합신당의 당명은 ‘바른미래당’으로 결정됐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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