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렙) 송철호 울산시장 당선자 김어준

가리까리 작성일 18.06.15 14:3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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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철호 : 안녕하십니까?

김어준 : 지금 다 따져 보니까 국회의원 여섯 번, 울산시장 두 번, 총 여덟 번 낙선하셨더라고요.

송철호 : 저는 부끄러운 건데 그걸 말씀하시는 분은 되게 신나하면서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김어준 : 신기합니다. 왜냐하면 지역 구도를 무너뜨려 보겠다고.... 지금 기차 안이십니까?

송철호 : 기차 안입니다.

김어준 : 그러시군요. 바쁘시겠죠. 그래도 저희도 인터뷰는 해야 되니까 짧게 좀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게 한 서너 번 정도면 모르겠는데 여덟 번이면 세월이 얼마입니까? 20여년 되지 않습니까?

송철호 : 26년이요.

김어준 : 26년이요? 첫 번째 출마가 몇 년도셨습니까?

송철호 : 1992년 4월이죠. 노무현 선배가 닦달하고 쪼아서 이거 해야 된다고 막 그래서 시작했는데 26년이 그냥 하루같이 지나가 버립니다.

김어준 : 그러니까 부산 지역에서 노무현, 문재인, 송철호 세 분이서 인권 변호사로 유명했다고 제가 듣긴 했습니다. 오래전부터.

송철호 : 네, 같이 지냈죠.

김어준 : 그래서 지금 방금 노무현 선배라고 하셨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러니까 동생, 거기 꼭 나와야 돼 하고 시작된 겁니까?

송철호 : 그렇죠.

김어준 : 왜 나가라고 한 겁니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송철호 : 거기 여당의 거물이 있는 데고 울산 중구라는 데가 아주 보수색이 제일 강하고 상대방이 꼭 좀 떨어뜨려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거물이고, 그러니까 저같은 철도 없고 아직 세상도 모르고 또 인권 변호사라고 약간 깝쭉거리고 그러니까 그냥 나가서 손을 좀 시원하게 봐주라고 그런 의미인데, 철없고 어리니까 참....

김어준 : 30대에 시작하신 거죠?

송철호 : 만으로 40대 초입니다.

김어준 : 40대 초반에 시작하셔서 60대 후반까지 해서 첫 당선이 되신 거 아닙니까?

송철호 : 떨어진 거 자꾸 강조하시면 저 앞으로 이 방송 안 나옵니다.

김어준 : 문재인 대통령보다 연배가 좀 있으시죠?

송철호 : 네.

김어준 : 딱 중간에 계셨군요, 그때. 문재인 대통령이 형이라고 부른다고 제가 들었는데. 여덟 번.... 그렇지만 그게 소위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항상 얘기하셨던 지역주의를 넘어서야 한다는 그런 정신 때문에 시작하셨다고 하더라도 한 서너 번 정도면 내가 할 만큼 했다 하고 멈춰도 무도 뭐라고 하지 않지 않습니까? 왜 그렇게까지 끝까지 하셨어요, 지금까지?

송철호 : 마음 약한 죄죠. 중간에 그만하고 싶을 때가 많았어요. 그래서 그만하려고 하면 또 무슨 사정이 생겨서 안 하면 안되는,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 경선할 때 국민 약속을 했어요. 만약 내가 이번에 대통령 후보가 됐는데 영남 지역에서 단 한 석이라도 한국당을 못 떨어뜨리면 내가 후보 사퇴하겠다, 이렇게 하셨거든요. 그게 결국 저를 붙들어서 어떻게든 싸우게 만들었어요. 대책없이 그렇게 해놓으셨어요. 해놓고 저한테 말씀하신 거죠. 당신이 울산에서 이겨 줘야 내가 이거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공약 해놨는데 책임을 져 줘야 될 거 아니냐. 참 그 당시에 이거 어려웠거든요. 그게 2002년 지방자치선거인데요. 그런 식으로 해서 또 어쩔 수 없이 총대 매고 나가고 깨지고 그랬죠.

김어준 : 제가 말씀드렸지만 네 번, 다섯 번 정도 했으면 충분한데....

송철호 : 죄송합니다.

김어준 : 그러면 이번에 낙선하셨으면 다음에 또 나오실 생각이셨어요, 혹시?

송철호 : 아마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 계셨으면 해야 된다고 하셨을 거예요. 어떤 말씀을 하시냐면 대통령 재임 중에도 저 불러 놓고 "내 대통령 퇴임 끝나고 나서 우리 또 나가자." "대통령님,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십니까? 그동안 대통령님이나 저나 그렇게 깨지고 이제 대통령님까지 하셨으면 명예도 있고 그만하셔도 안 되겠습니까?" "무슨 소리 하나? 우리가 지역주의를 극복했나? 지역주의 하나도 극복된 게 없는데 우리가 대통령 배지 하나 했고 당신 국민고충처리위원장인데 그거 한 번 했다고 만족한다 이 말인가? 또 부딪혀서 지역주의 극복할 때까지 싸워야지."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정말 죽겠더라고요.

김어준 : 정말 대단한 분들이고....

송철호 : 그래서 제가 그때 "대통령님 다음에 임기 마치고 나가시면 분명히 떨어집니다. " 제가 그랬거든요. 그러니까 "떨어지기도 해야지. 떨어지면 떨어지는 대로 해야 전 세계인들한테 대한민국 민주주의 이것밖에 안 된다고...." "그럼 해외 토픽에 나옵니다." 그랬더니 "해외 토픽에 나오면 더 좋지." 이러시더라고요.

김어준 : 그래서 이번에 떨어지시면 또 나오셨겠군요?

송철호 : 그럴 가능성이 많아요.

김어준 : 그런데 가족들은 고생 많으셨을 것 같은데요, 진짜. 낙선 가족들 고생 본 적 많거든요.

송철호 : 할 말이 없죠. 할 말이 없는데 매번 명분을 얘기하고 명분을 호소를 하는 거죠. 이왕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 와서 힘들고 그렇다고 힘들어서 못 하겠다고 하면 지금까지 한 것이 다 말짱 꽝 아니냐. 그러니까 한번 더 질러 보자, 이런 식으로 무릎 꿇다싶이 애들한테 사정하고 그러죠. 그렇게 해서 넘겨 왔습니다.

김어준 : 이번에 당선되고 나서 가족들이 정말 기뻐했겠습니다.

송철호 : 울고불고 난리가 났죠.

김어준 : 왜냐하면 26년 간 떨어졌으니까. 여기는 안 될 거라고 생각하기 십상인데.... 본인은 누가 가장 생각나셨습니까? 첫 번째로.

송철호 : 제일 생각나는 건 역시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 생각나고, 두 번째는 문재인 대통령님이 생각나더라고요. 사실 지난 2011년경에 저는 그만뒀거든요. 집도 이사를 해 버렸습니다. 더 이상 안 한다고.

김어준 : 몰래? 더 이상 찾아오지 말라고?

송철호 : 네. 몰래 이사 가고 그게 2012년인가 그런데. 아, 나 더 이상 못 한다고....

김어준 : 이사를 몰래 가셨는데.

송철호 : 그런데 문재인 변호사가 찾더라고요, 이호철을 통해서. 이호철이 찾아왔어요.

문재인 쪽에서 꼭 좀 뵙자고 한다고.

그래서 만났더니 "형, 이사했다며? 다시 이사 가소." 이사한 지 넉 달밖에 안 됐는데 또 이사를 가라는 거예요. 그래서 "내는 내 맘대로 못 사나?" 하니까 "그게 운명인데 어쩝니까?" 그래서 다시 이사를 갔죠.

김어준 : 징한 분들한테 걸려 가지고.

송철호 : 무서운 분들한테 딱 트랩에 걸려 있었어요.

김어준 : 그러니까요. 형과 동생 모두 대통령이 된 사람들 아닙니까?

송철호 : 그러니까요. 운명적으로 좀.... 이게 참 희한하게 걸렸어요.

김어준 : 한 가지만 더 질문 드리고 서울에 오셨을 때 꼭 스튜디오에 한번 출연해 주십시오.
오늘 다른 후보들이 있어서 하나만 더 여쭤볼게요. 그러면 이번에는 왜 당선되셨을까요?

송철호 : 결국은 우선 지역주의가 많이 약화됐어요. 정말 제가 평소에 생각한 게 동서를 연결하는 나제통문이 되고 싶다, 이런 생각을 했는데 이번에는 조금 나제통문이 뚫린 것 같아요. 저쪽에서 지역 이걸 가지고 공격을 제법 했거든요. 아주 교묘하게 하더라고요. 하는데, 그게 별로 안 먹혀요. 그래서 저는 큰 희망을 봤죠. 그리고 또 이번에는 문 대통령께서 워낙 잘하셨어요. 워낙 그냥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을 뛰어넘는 민족의 지도자의 품격을 보이신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어준 : 알겠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 그렇게 그리던 지역주의 타파가 드디어 되어 간다, 이렇게 느끼셨겠네요.

송철호 : 네.

김어준 :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요. 이제 울산시장님이 되신 이후에 꼭 스튜디오에 한번 직접 출연해 주십시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송철호 : 감사합니다

출처-https://tbs.seoul.kr/cont/FM/NewsFactory/interview/interview.do?programId=PG2061299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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