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울산시장 당선인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열린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지방정부 실현을 위한 국민과의 약속 선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송 당선인은 15일 오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9번만에 당선된 후 제일 먼저 생각나는 사람으로 노 전 대통령을, 두 번째 생각나는 사람으로 문 대통령을 꼽았다.
송 당선인을 지역주의 타파의 전장에 내몬 게 노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1992년 송 당선인은 14대 총선 출마를 시작으로 계속 울산 지역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다. 여러 차례 그만두려 했지만 그때마다 노 전 대통령이 만류했다.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에 한번은 송 당선인을 불러 “퇴임하고 나서 우리 또 나가자”고 했다고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2005년 4월 신임 송철호 고충처리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한 뒤 환담하고 있다. [중앙포토]송 당선인은 “대통령님이나 저나 그렇게 깨졌는데, 이제 대통령까지 하셨으면 그만하셔도 안되겠습니까”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노 전 대통령은 “무슨 소리냐. 우리가 지역주의를 극복했나? 지역주의 하나도 극복된 게 없는데 대통령 배지 하나 했고, 당신 국민고충처리위원장 했다고 만족한다 이말이가? 또 부딪혀서 지역주의 극복할 때까지 싸워야지”라고 답했다.송 당선인은 그렇게 14대 총선, 15대 총선, 2회 지방선거, 16대 총선, 3회 지방선거, 17대 총선에 출마해 국회의원 선거 6번, 울산시장 선거 2번 모두 고배를 마셨다.
그는 노 전 대통령 사후인 2011년에는 선거에 다시는 뛰어들지 않겠다며 다른 지역으로 몰래 이사를 갔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4년 6월 송철호 전 국민고충처리위원장과 노사모, 시민광장 회원, 지지자 등 200여 명과 함께 주말 등산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이번에는 문 대통령이 나타나 송 당선인을 전장으로 내몰았다.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던 문 대통령은 이호철 전 참여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을 통해 송 당선인을 찾아냈다.문 대통령은 송 당선인에게 “형 다시 이사 가소”라고 말했다. 당시 이사 온 지 넉달 밖에 안 된 송 당선인은 “내는 내 맘대로 못 사나”라고 했더니 문 대통령은 “그게 운명인데 어쩝니까”라고 불러세웠다.
결국 송 당선인은 그 말에 다시 울산으로 이사를 왔다. 그리고 그동안 지역주의에 내온 꾸준한 균열은 이번에 빛을 보게 됐다.
송 당선인은 당선 다음날인 14일 오전 첫 일정으로 김해 봉하마을을 찾았다.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었던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인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했다.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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