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족' 낙인 떼고 지역주의 타파의 선봉으로
민주당 차기 당권에 미칠 영향에도 주목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예비후보(왼쪽부터),오거돈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 송철호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예비후보가 18일 오전 부산 중구 부산민주공원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2018.5.18/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서울=뉴스1) 정상훈 기자 = 지난 2006년 5·31지방선거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은 16개 광역단체장 중 단 한 곳(전북지사)에서만 당선자를 배출하는데 그쳤다. 이후 열린우리당은 해체의 길로 접어들었고, 이때부터 노무현 대통령의 '레임덕'도 시작됐다.
공교롭게도 12년이 지난 뒤 이른바 '노무현의 사람들'이 이번 6·13지방선거를 통해 화려하게 복귀했다. 지난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친노세력들은 한때 폐족을 자처하기도 했다.
이들의 화려한 부활은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 2년차 국정 운영에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새롭게 지방정부의 수장으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 대부분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갖고 있다.
4수만에 부산시장에 당선된 오거돈 당선인은 노무현 정부 시절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내며 '리틀 노무현'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오 당선인은 2004년 7월 총선 직후 안상영 부산시장 작고로 부산시장 권한대행을 맡을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독대를 한 인연으로 정치권에 처음으로 발을 디뎠다.
'8전 9기'의 신화를 만든 송철호 울산시장 당선인은 울산에서 노동 변호사로 활동하며 '울산 노무현'으로 불린다. 송 당선인은 1992년 14대 총선 당시 선배 노무현의 권유로 울산 중구 국회의원에 처음 도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도 불리는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인은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로도 유명하며 박남춘 인천시장 당선인은 참여정부 청와대의 인사수석을 지냈다.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 또한 참여정부에서 인사수석실 행정관을 지냈으며, 이용섭 광주시장 당선인은 참여정부 당시 행정자치부 장관과 대통령비서실 혁신관리수석비서관을 역임했다.
이들 중에서도 오거돈·송철호·김경수 당선인은 PK(부산·울산·경남)에서 사상 첫 민주당 광역단체장으로 당선되면서, 노 전 대통령의 평생 목표였던 '지역주의 타파'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의 '노무현 바람'은 광역단체장 선거뿐만 아니라 기초단체장 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그 힘을 발휘했다.
변호인과 의뢰인 관계로 노 전 대통령과 첫 인연을 맺은 허성무 창원시장 당선인은 청와대 민원제도혁신비서관 출신이고, 서양호 서울 중구청장 당선인도 참여정부 청와대 행정관 출신이다.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인에 이어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김정호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인 봉하마을 지킴이로 이름나 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께서 낡은 지역주의와 색깔론에 맞서 싸우시며 뿌렸던 민주주의와 평화라는 씨앗이 드디어 열매가 맺혔다"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의미를 평가했다.
이런'노풍'(盧風)이 오는 8월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인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참여정부 초대 총리를 지낸 이해찬 의원과 참여정부 민정수석 출신의 전해철 의원, 초대 행정자치부 장관 출신인 김두관 의원 등이 유력 당권주자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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