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저는 현재 자영업자이고, 14년까지 15년간 리서치 회사에 재직했습니다
제 가게에 예전 직장 동료들이 자주 오는데... 그들로부터 업계 상황은 잘 듣고 있습니다
어제 천지일보와 리서치뷰 관련 글들이 몇개 올라와서 생각난 김에 풀어 봅니다
천지일보 처음 들어 보는데, 신천지 관계지라 하니 일단 거릅니다
리서치뷰는 제가 회사 다닐 때에도 있었던 회사입니다... 아주 작은 규모로 알고 있고요, 그렇다고 듣보잡이라고 할 회사는 아닙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리서치 업계는 최악의 시장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마케팅 리서치 물량이 엄청 줄었거든요... 마켓 리서치만 해도 시장의 2/3 정도 물량을 제공하던 삼성과 엘지가 대폭 리서치를 줄입니다... 애플이 리서치 잘해서 성공한게 아니기 때문이죠
해도 최소한만 합니다... 그것도 해외 시장 리서치가 대부분이고요
각 나라의 문화인류학적 특성에 대한 이해를 통해 제품 개발 방향을 정하기 위한 조사의 규모가 꽤 됐는데, 이런 조사결과들이 누적되다 보면 더이상 큰돈 들여 하지 않아도 되죠...
KT나 SKT같은 통신 공룡들도 물량을 엄청 줄입니다... 저도 IT가 전문 분야였기 때문에 타격을 많이 받았고, 퇴직하는데에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게 왜 문제냐... TNS 닐슨 갤럽 한국리서치 등등의 메이저 업체들이 사회조사 정치조사 등등 공공분야로 눈을 돌립니다
물론 이전에도 하고 있었습니다만, 수익성이 낮거나 규모가 작아 참여 안하던 입찰에도 마구잡이로 참여 합니다
그 밑에 있던 중견 로컬 회사들과 마이너 회사들에게 그 불똥이 튑니다.... 가격 경쟁이 심해지죠
또 클라이언트 요구에 웬만하면 맞춰줍니다
천지일보로 돌아와서... 이 신문이 기존에 리서치를 많이 했던 신문도 아니었던거 같고요...
리서치뷰 같은 회사의 입장에선 자사 부담의 기획조사를 먼저 제안해서 향후 물량을 노려보려고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네... 리서치뷰 같은 회사의 입장에선 이런 방식의 영업이라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더군요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웬만하면 맞춘다는 의미는... 다들 아실만한 내용이 맞습니다
조사 문항을 어찌 작성하느냐, 어떤 보기를 제공하느냐, 단수응답이냐 복수응답이냐 등등의 많은 요인들로 조사결과는 달라지게 됩니다
조사방법론과 관련한 신뢰성 부분은.... 사실 이 부분은 저도 굉장히 불신이 큽니다... 제가 경험하고 목격한 것만 하더라도... 후~~
리서치 시장 초기엔 리서처는 심리학과 사회학과, 그리고 통계학과 출신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최근 10년 동안 특히 정치조사분야의 경우 정치외교, 행정 등을 전공하고 커리어 자체도 리서처가 아닌 언론사, 정당, 관련 국공립 연구소 출신들이 자리를 많이 차지하게 됩니다
이런 출신들을 가지고 나름 정치컨설팅 한다고 하는거죠... 문제는 이들이 방법론에 강한것도 아니고 조사윤리에 민감하지도 않다는 건데, 영입 목적 자체가 관련 분야 영업에 있기 때문이죠
잡설 늘어 놓다 보니 길어졌네요.. 업계 떠난게 잘한 일 같기도 하고 말이죠 ㅋㅋ
돈 많이 벌고 적게 벌고를 떠나 맘은 편하니까요.. 긴글 읽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