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태극기는 다 어디로?..돈줄 끊기자 종적 감춘 보수단체들

심의 허준 작성일 18.08.01 07:2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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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옥순 엄마부대봉사단 대표 난민집회서 모금 벌여 비난

자유기업원 재계 지원 끊기고 후원금 급감에 '고난의 행군'
장기전에 지친 친박 태극기집회 폭염에 이탈자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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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99주년인 지난 3일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보수 성향 단체 소속 한 회원이 태극기가 그려진 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범준 조해영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정에서 과격시위와 세몰이로 존재감을 과시했던 보수단체들이 보이지 않는다. 진보정권 출범 이후 돈줄이 끊긴데다 보수진영내 내부 갈등이 격화하면서 상당수가 문을 닫거나 개점휴업 상태다.

◇돈줄 끊긴 보수성향 단체들 ‘동면중’

지난달 30일 서울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열린 난민 반대 집회. 이 집회에서 주옥순 엄마부대봉사단 대표가 집회 현장을 인터넷 중계하면서 후원계좌를 자막으로 고지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주최측과 무관한 개인자격으로 참석하고도 마치 주최단체인 것처럼 위장해 불법체류에 반대하는 시민들을 호도했다는 것이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불법 난민 외국인 대책 국민연대’(난대연)측은 행사비를 사전에 마련해 모금없이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주대표가 난민집회를 앞세워 모금활동을 벌인 것은 정부와 경제단체로부터 자금지원이 끊겨 재정난에 시달리자 고육책을 꺼내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박근혜 정부는 진보성향 시민단체들에 맞대응하기 위해 보수성향 단체 육성에 공을 들었다. 정권에 우호적인 시민단체들을 추려 ‘화이트리스트’를 작성한 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에 압력을 가해 자금 지원을 강요했다는 사실이 국정농단사태 수사 과정에서 밝혀져 물의를 빚기도 했다.

정권 교체 이후 돈줄이 끊기자 많은 단체들이 사실상 활동을 중단하고 동면에 들어가거나 간판을 바꿔달고 활동영역을 변경하는 등 생존방안을 모색중이다.

‘자유주의 시장경제’ 지킴이를 자처하는 자유기업원(옛 자유경제원)은 지난해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간판을 바꿔달았다. 1997년 창립 이후 20년간 전구경제인연합회와 개별 기업들로부터 받던 연간 20억원 가량 지원금이 완전히 끊기면서다. 개별 기부·후원금 역시 2016년 연간 5968만원에서 지난해 1983만원으로 급감하는 등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직원 수는20여명에서 5명으로 줄었고, 사무실 역시 임대료 부담으로 서울 여의도에서 마포구를 거쳐 다시 강서구로 옮겼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은 “자금난으로 사업을 축소하고 기업과 경제분야 위주로 활동을 집중하다보니 국민들의 관심도 줄어 기부금도 같이 줄었다”며 “변화에 맞춰 역할 집중과 슬림화를 통해 ‘시장경제·자유기업주의 소규모 싱크탱크’로 새출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중 정부 때인 1998년 11월 창간된 뉴라이트 계열 격월간지 ‘시대정신’ 역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운영난을 겪으며 지난해 5·6월호(통권 78호)를 끝으로 무기한 휴간에 들어간 상태다.

◇장기전에 지친 태극기집회 폭염에 이탈자 줄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는 태극기집회도 과거에 비해 참석인원이 크게 줄었다. 유례없는 폭염과 장기간 이어진 집회에 이탈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6.13 지방선거 전후만 해도 매주 5000명을 넘었던 서울시내 곳곳의 태극기집회 참석자는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대한애국당(대표 조원진 의원)이 주최하는 서울역앞 ‘박근혜 대통령 무죄석방 천만인서명본부’ 태극기 집회는 올해 초만해도 매주 4000명 가까운 인원이 모였지만 현재는 2000명 정도로 줄었다.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의 대한문 집회에는 매주 1200여명이 집결했으나 현재는 500명 수준이다. 300명선이던 ‘일파만파 애국자 총연합’의 동화면세점 집회는 100명 정도만 참석하고 있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정치학) 교수는 “시민단체의 활동도 정치적으로 연결된다.지난 탄핵정국 이래 보수정당이 제 역할과 결집을 못하면서 보수 단체들의 발언권도 약해졌다”면서 “(보수 성향 단체들이) 국민들의 자발적 지지와 동의를 받기 어렵다보니 여론 형성 및 후원금 마련도 쉽지 않아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범준 (yolo@edaily.co.kr) 

 

https://news.v.daum.net/v/20180801063011676?rcmd=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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