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덴만 여명' 작전의 숨겨진 더러운 진실

어둠공작 작성일 19.03.18 11: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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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중단하라

| 주제: 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 청해부대가 군사작전을 통해 피랍된 한국인 선원을 구출한 다음부터 대부분의 언론은 온통 정부와 군을 찬양하는 내용으로 뒤덮여 있다.

이명박은 “완벽한 작전 수행”을 치하하며, 자신이 직접 이 작전을 명령했다고 자자화자찬하는 데 열심이다. 레임덕 수렁에서 벗어날 좋은 기회가 왔다고 좋아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역겹기 짝이 없다.

작전 책임자인 합참 군사지원본부장 이성호는 “해적들이 추가 도발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번에 한국이 봉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각인시켰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소말리아 해적들은 이제부터는 “절대 한국 선박들로부터 몸값을 받지 않고 배를 불태우고 선원들을 죽일 것”이라며 강력한 보복을 천명하고 나섰다. 이번 군사작전이 앞으로 한국 선박과 선원들을 더 위험하게 만들 수도 있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명박이 대국민 담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라고 한 말은 사실이 아니다.

left21_0049_34-540xauto.jpg청해부대 창설 당시 훈련 모습.

이미 석 달도 더 전에 납치된 영세 어선(금미305호) 선원 두 명에게는 정부가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 상황을 봐도 알 수 있다.

해적들조차 이 배 선원들의 몸값을 10분의 1로 낮춰 줄 정도인데, 정부는 몸값 지불을 위한 대출 지원마저 거부했다.

사실, 이번 ‘아덴만의 여명’ 작전도 인질로 잡혀있는 선원들의 생명과 안전을 도외시한 무모한 작전이었다. EU 해군조차 “인질의 안전을 무시한 작전”이라며 “이같은 유형의 작전을 따라 하지는(follow suit)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일보〉조차 “구출작전이 시작되자 해적들은 선원들이 뒤집어쓰고 있던 이불을 하나하나 들춰내 선장을 찾아낸 뒤 조준 사격을 했다”는 선원들의 증언을 인용해 “만일 해적이 전체 선원들을 향해 난사(亂射)를 했다면 훨씬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다”고 지적할 정도다.

결국 1차 작전 실패에 엠바고(보도 자제 요청)를 걸면서까지 실행한 무모한 작전 탓에 석해균 선장이 심각한 총상을 입은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레임덕 탈출을 위해 인질들을 볼모로 삼았다고 비판받아야 할 이유다.

소말리아에서 이명박 정부에게 중요한 것은 사람의 생명과 안전이 아니라 한국 기업주 계급 전체의 이익과 한국 국가의 국제적 위상이다.

한국 지배자들은 2000년대 들어 해외 파병을 대폭 늘리면서 “중견 국가”로서 “국격”을 높이는 행위라고 광고해 왔다. 미국 중심의 제국주의 질서에 더 적극 참여해 그 안에서 국제 서열을 더 높이겠다는 것이다.

소말리아의 아덴만 지역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접한 홍해의 출구에 해당한다. 세계 석유의 4분의 1이 통과하는 곳이다. 한국의 수출입 물량 29퍼센트도 이 지역을 지난다.

그래서 한국을 포함해 23개나 되는 나라에서 소말리아 앞바다에 해군을 보냈다.

이 지역에서 역시 핵심 구실을 하는 강대국은 미국이다. 미국은 이 지역을 석유 패권과 연관된 전략적 요충지로 삼고자 한다.

미국은 영국, 독일, 한국 등 전통적인 친미 우방국들과 연합해군함대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한국 청해부대는 이 연합함대의 지휘 아래 움직여 왔다. 청해부대는 1진이 파병된 2009년 3월부터 현재까지 한국 선박은 242회를 호송하고, 외국 선박은 508회 호송했다.

청해부대의 활동을 보면, 한국군이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제국주의적 개입을 지원하며 떡고물을 챙기고, 이를 통해 “국격”을 높이려고 파병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국주의 침략을 통해 큰 고통을 겪어온 소말리아 민중들에게 이런 한국군이 어떻게 보일 지는 분명하다. 그런데 이제 이명박 정부는 ‘해적 소탕’을 명분으로 군사적 개입과 대응을 더 강화하려 한다. 이것은 한국 선박과 선원들을 더 위험스럽게 만들고 더 큰 비극을 낳을 수 있다. 

 

노동자 연대에서 8년전 쓴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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