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섞이거나 충돌하면 '대여투쟁' 메시지 희석될 가능성
원본보기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파면 선고를 받은 지 2년이 되는 날인 지난 3월 10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무죄 석방 1천만 국민운동본부'가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원내 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이 20일 대규모 장외집회를 앞두고 태극기 부대와의 '선긋기'를 고심하고 있다.
같은 날 인근에서 대규모 시위를 예고한 태극기 부대와 섞이거나 충돌할 경우 '대여투쟁'의 선명성이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국당은 19일 오전 사무총장 명의로 국회의원과 전국 시도당위원장 등에게 공문을 보내 '당원 총동원령'을 내렸다.
20일 오후 1시 30분 세종문화회관 앞으로 당원협의회당 100∼300명씩 참석하게 하라는 내용이다. 당직자와 당원, 지지자 등 1만여명이 모일 전망이다.
태극기 부대는 2㎞ 떨어진 서울역에서 이보다 30분 앞선 오후 1시 3만명 규모의 더 큰 집회를 개최한다.
이들은 오후 3시께 서울역을 출발해 오후 4시부터는 광화문 광장에서 규합할 예정이다.
시간 차이는 다소 있지만 한국당 내에서는 자칫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과 섞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등에 대한 입장이 유사하고, 붉은 계열 옷 등 드레스 코드도 비슷해 시민들에게 잘못된 인상을 줄 가능성도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중도로의 외연 확대를 꾀하는 상황에 자칫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당에서 모은 인원들이 태극기 세력처럼 (극우로) 비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한국당을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동참한 '배신자'로 여기는 강성 태극기 세력과 한국당 집회 참가자 사이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에 대한 걱정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코드인사' 등을 비판하는 메시지는 사라지고 자칫 이날 행사의 의미가 퇴색될 수도 있다는 우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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