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물가상승' 주장하던 경제학자들, 지금 뭐하나
김태형 이코노미스트 입력 2019.05.07. 06:20
https://news.v.daum.net/v/20190507062005547?f=m
[같은생각 다른느낌]2018년 물가상승률 1.5% 그치고 올해 들어 0%대 유지
[편집자주] 색다른 시각을 통해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들고자 합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상승을 유발할 것이란 목소리가 지난해 내내 높았다. 소비자물가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이 지난해 1월 0.8%에서 9월 2.1%까지 올랐고 기록적인 더위 때문에 여름 이후 시금치, 배추 등 채소값과 석유류 가격까지 오르자 이런 주장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실제 나타난 모습은 주장했던 바와 전혀 달랐다. 최저임금 인상률이 큰 폭으로 올랐지만 오히려 물가는 내리고 고용률은 높게 유지됐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5%로 전년 대비 0.4%p 낮았으며 올해 들어와서는 0%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4월까지 전년 누계 대비 0.5% 상승에 그쳤다. 결국 편의점 등의 알바생 최저임금이 월 20만원 가량 높아져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은 추측으로 끝났다.
일각의 주장대로라면 지난 4년의 짧은 기간 동안 디플레이션→인플레이션→디플레이션이 반복됐다는 우스꽝스런 결론이 나온다.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여부는 물가가 ‘지속적’으로 ‘크게’ 변하는가를 살펴봐야 하는데도 일시적인 작은 변동에 설레발을 쳤던 것이다.
그런데도 각종 경제학회, 연구소 등에서는 고용률, 실업률로 설명하지 않고 인구감소로 줄어든 취업자증가수를 가지고 고용참사로 몰았다. 또한 지난해 청년실업률이 감소세로 전환됐고 올해도 낮아졌는데도 취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 일부를 추가 설명하는 고용보조지표3로 청년 체감실업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경제 현상은 정확한 분석이 어려워 아무리 정교하고 복잡한 수식을 써도 예측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처음부터 전제조건이 잘못되거나 혹은 경제를 통제 가능한 실험실 정도로 여기면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분석 실패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결과치가 다른데도 내용을 수정하기는커녕 통계 자체를 왜곡하거나 슬그머니 주장을 갈아타는 행위다.
물가는 올라도 걱정, 내려도 걱정이지만 근시안적 시각으로 경제 문제를 지적하다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는 걱정유발자가 더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