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576833.html

착한 대통령이 훌륭한 대통령일까요? 

한겨레의 말대로 차베스가 평화와 조화로움을 추구했던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인정해봅시다.

그리고 그가 베네수엘라의 경제를 파탄낸 후에 벌어진 일들을 생각해봅시다. 

돈을 벌기 위해 여성들은 매춘으로 뛰어들고, 강제 다이어트하는 국민들이 넘쳐나고, 수도꼭지에선 흙탕물이 나와 일주일동안 머리도 못감는 여성들이 넘쳐나고, 먹을 것과 생필품을 찾아 쓰레기통을 뒤지는 국민들이 넘쳐나고....

평화와 조화로움을 추구했던 차베스가 국민들에게 물려준 것은 가난과 고통과 파괴와 무질서입니다.

국민들의 삶은 최악이 되었는데 차베스 개인이 평화와 조화로움을 추구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야구 감독에게 요구되는 본질은 팀을 1위로 만들고 훌륭한 선수들을 발굴 육성하는 것입니다. 

이 본질을 충족한 감독이라면 팬들은 훌륭한 감독으로 평가할 것이고, 

이 본질을 충족함에 더해서 선수들을 따뜻하게 대해주는 감독이라면 더욱더 훌륭한 감독으로 평가되겠죠. 

어쨋거나 두 감독 모두 팬들에겐 훌륭한 감독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그러나 본질을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선수들을 따뜻하게 대해주는 감독이 있다면 구단에선 그 감독과 다시는 재계약하지 않을 것이고 팬들도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히딩크가 훌륭한 감독으로 기억되는 것은 팀을 최초로 4강으로 이끌고 박지성이라는 스타를 발굴하고 키운 안목 때문이지 마음이 따뜻하다는 이유 때문에 훌륭하다고 평가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박항서 감독이 유명해진 것은 팀을 우승시켰기 때문이지 선수들을 아버지처럼 편하게 대해줬기 때문이 아니죠.

감독에게 요구되는 본질이 무엇인지, 그리고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본질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야지

본질과 비본질을 혼동하게 된다면

차베스의 따뜻한 마음을 기리며 "우리가 차베스"라는 구호를 외치는 베네수엘라 국민처럼 될 수가 있습니다.

얼마전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일산의 일가족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었죠.

그리고 오늘도 생활고를 이유로 극단적 선택을 한 남녀가 발견되었습니다. 

어쩌면 빈곤층의 경제 상황이 나빠지지 않았다면 이들의 안타까운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대통령이 본질에 공을 얼마만큼 세우냐에 따라서 국민의 귀중한 생명이 지고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본질에 충실하여 국민의 생명을 살리는 대통령, 각 가정마다 외식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다 주는 대통령,

아이 분유값 걱정을 덜게 해주는 대통령이 진정으로 훌륭한 대통령이라고 생각합니다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