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일본경제 상황

허허참 작성일 19.08.13 09: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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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글입니다




사람들이 정확한 지식이나 근거 없이 개인적 희망으로 관측하는 경우가 너무 많은 거 같아서, 몇 가지 적어보려고 해.

일단 웃대만 해도 이 정도 내용은 많이 들어봤을 거야.

"일본 국가부채는 gdp 대비 250퍼센트가 넘는 악성국가다" vs "대다수 일본은행 및 내국인이 가지고 있는 건전한 부채라 문제가 안 된다 + 기축통화라서 괜찮다"

이 정도까지는 다들 들어봤지?

그럼 위 전제들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해볼게.

너무 길다 싶으면 밑에 중요하다는 부분부터 읽어보고, 시간 되거나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은 자세히 읽어봤으면 함.
미중 무역분쟁 이해에도 도움 될만한 토막상식들이 좀 있어!


1. 일본 국가대비 gdp 250%?

위에 사진을 보면, 일본 국가부채가 250퍼센트라는 건 사실이야. 뭐 이건 변명의 여지도 없는 팩트의 영역이니까.

그런데 왜 이걸 굳이 짚었는가하면, '왜' 일본의 부채가 이렇게 많이 늘어났는가 하는 점이야.


2. 일본의 국가부채가 늘어난 이유?

그 이전에, 국가부채의 정의를 알아봐야 해.

상식적으로 국가가 어느 은행에 가서 돈을 꿔 와서 빚을 지는 것도 아니고, 국가가 왜 빚을 지고 있을까?

국가의 부채는 바로 '국채'라고 해.

국채라는 말 많이 들어봤지? 쉽게 설명하자면, 국가가 진 부채야.

국가가 국가의 정책 진행등에 필요한 자금을 국채를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목적으로 발행하는 채권이야. 국가는 이 채권을 팔아서 얻은 수익으로 자금을 조달해.(세금 이외의 수익)

그렇다면 채권은 뭐냐.

내가 이 사람에게 돈을 얼마만큼 꿔 줬다라는 걸 증명하는 종이지.
(주식과 비슷한데, 주식은 내가 이만큼 이 회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라는 종이고 채권은 내가 이만큼 얘한테 빚을 지워 놨다!라는 종이야. 즉, 자본과 부채의 차이라는 거지)

한마디로 국가부채=국채야.

자, 그럼 이제 왜 일본의 국채가 그렇게 늘어났는지 설명할게.


보통 국가의 경제는 두 축을 핵심으로 돌아가.

하나는 그 정부의 경제부서.(우리나라로 치면 기재부-국채를 발행하는 주체)

하나는 그 국가의 중앙은행.(우리나라로 치면 한국은행-화폐발행 및 외환조절)

아까전에 국가가 국채를 발행하는 이유는 자금조달이라고 했지만, 그 이외에도 몇 가지가 있어.

대표적으로 중앙은행이 국채를 매입하는 경우에는, 공개시장운영(공개시장조작)이라 해서 시중의 화폐량을 조절하는 경우가 있지.

그거랑 일본 국채가 늘어난 이유랑 무슨 상관이냐고?

아베노믹스의 핵심이 바로 저 둘을 자가발전시키는 거니까.


2-2) 아베노믹스(=양적완화)란 무엇인가?

복잡한 경제로 들어가면 어려우니까 이걸 열심히 읽어주는 모두가 이해할 수 있게 쉽게 설명하자면,

자기들은 세 개의 화살이니 뭐니 하지만, 결국 하나로 귀결돼.

"일본 정부는 국채를 마구마구 찍어내고, 일본 은행은 돈을 마구마구 찍어낸다. 그리고 그 찍어낸 돈으로 국채 및 일반 기업들의 채권을 마구마구 사들이고, 국가는 각종 사업을 진행하는 등 강제적으로 시장에 돈을 폭격한다. 기업 감세는 덤!"

라는 전략이야.

사실 일본 정도의 안전통화국이 아니라면 감히 실행조차 하지 못할 수준의 대폭격이지.

이렇게 되면 어떻게 되느냐.

두 가지의 장점이 있어.

1. 일단 나라 곳곳에 돈이 돌기 시작하면서 경제가 활성화되기 시작해. 기업들이 돈을 일단 땡겨쓰는 게 가능해지면서 고용률이 올라가고 그에 따라 소비가 활성화되고, 거기에 인플레도 진행되면서 국가 경제가 전반적으로 성장하는 거지.

2. 거기다가 시중에 일본 돈이 미친듯이 풀리면서 외화, 특히 달러대비 엔값이 매우 싸져. 물가가 올라가는 것과 같은 예인데, 예시를 들어보자면 어제는 100엔이면 1달러를 살 수 있었는데, 돈이 미친듯이 풀리면서 엔의 가치가 떨어지고(=엔화절하) 120엔에 1달러로 바뀐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내가 일본에서 자동차를 만들 때 1200엔이 들었다고 하면, 어제는 12달러에 팔았는데 오늘은 10달러에 팔 수 있겠지?
그렇게 가격 경쟁력이 생기면서 수출이 늘어나고, 일본의 기업들의 이익은 늘어나겠지.

대신 국가의 빚은 미친듯이 쌓여가고, 물가도 올라가(인플레 + 환율 상승으로 인한 물가 상승).

다만, 일본은 잃어버린 20년 이후 디플레가 문제였지 인플레가 문제된 적이 없기 때문에 (물가상승이 잘 일어나지 않음) 국가경제에서 물가 상승은 별로 걱정할 만한 요소가 아니었고, 아베는 12년 집권부터 지금까지 아베노믹스를 계속 돌려대고 있지. 돈과 국채를 무작위로 찍어내기 시작하는 거야. 거기에 이어 중앙은행이 일반 기업의 채권을 무작위로 사들이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든든한 자금줄을 뒤에 업고 싼 가격에 수출을 할 수 있는 거지.

쉽게 말해, 일본은행이 채권을 매입해준 기업들은, 사실상 국가에서 직접 보조금을 받은 셈이나 마찬가지인 거야.

그 덕에 일본 경기는 몇 년간 호황인 것처럼 보였고, 우리나라 언론에서는 매일같이 아베노믹스를 따라가야 한다는 둥 떠들어댔지.

자, 여태까지 긍정적인 이야기를 했으니, 이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살펴봐야겠지?


여기서부터가 중요한 부분이야.


이 아베노믹스(양적완화)의 문제점은 바로 '독이 든 성배'라고 불릴 만큼 지대한 위험성이고, 최후의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이라는 거야.
이 양적완화조차 실패하면 국가로서는 더 이상 경제에 개입할 방법을 잃는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최후의 수단이라는 거지.

그럼 성공이란 뭘까?

국가 경제가 활성화되고, 국가의 수입(=즉 세금)이 좀 늘어나서 국가가 낸 빚을 천천히 갚아나갈 수준이 돼야 성공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러면 여태까지 돈을 찍어내서 채권을 매입해준 기업들이 세금을 좀 많이 내고, 국민들도 좀 먹고 살만해져서 세금도 올리고 해서 세수를 늘려 빚을 갚아나가야겠다. 그치?

그런데 지금 일본 현재 상태는 어떻지?

물가 인상으로 내수는 개판, 감세로 기업 소득도 개판, 마이너스 금리로 가계의 상태도 개판.
대표적 수출품인 반도체/조선/자동차는 공교롭게도 겹치는 품목이 많은 한국 기업들과 자강두천에, 심지어 돈을 그만큼 쏟아 한국을 제쳐보겠다고 회사까지 합병시켜 만든 디스플레이 기업 JDI는 기술력의 격차로 LG는 커녕 중국과 저가형 시장에서 자강두천하다 폭망해버렸지.
GDP 성장률은 매년 둔화되고, 더 이상 쓸 방법도 없는데 경제가 자꾸 둔화돼 ㅋㅋ

이 미친 양적완화를 그만해야 국가의 리스크가 줄어들 텐데, 일본 금리는 이미 예전부터 마이너스 금리라 금리조절도 불가능하고 남은 경기 부양책이라고는 양적완화(아베노믹스) 유지밖에 없는데 계속 유지하면 빚은 계속 늘어나.
거기다가 어쨌든 국가가 국민이나 은행에다 진 빚이라고 해도 채권을 쥐고 있는 이상 언젠가는 상환해야 하는데, 정부 소득도 감세때문에 세금이 없어서 제대로 상환하질 못해(국가 총 소득보다 2.5배나 빚이 더 많은데 빚을 갚을 수가 당연히 없겠죠?).
그래서 어떻게 하게?

어떻게 하긴, 갚을 돈이 없으면 국채로 갚으면 되지!

마치 카드빚 돌려막기처럼, 그 빚을 갚기 위해 다시금 국채를 발행한다!
이를 차환발행(refunding)이라 해.
카드빚 돌려막기, 많이 들어본 말이지?
지금 현재 일본에서 비슷한 일이 국가경제단위로 일어나고 있는 중이야.

그리고 재난 극복, 사회보장 등 뭐 기타 정부 예산을 짰는데 예산이 100조 원을 넘었어.
그런데 일본 총 세입이 그의 70퍼센트 수준밖에 안 돼.
그럼 어떻게 하게?

어떻게 하긴, 쓸 돈이 없으면 빚을 내서 쓰면 되지!
일본은 올해 기준 최초로 국가예산 30퍼센트 넘게 빚을 내 19년도 예산안을 편성했어.
즉, 그만큼 추가로 국채 발행!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4080010?)?

이거 어디서 많이 본 행태 아니냐?
일반인이 이렇게 살면 어떻게 돼?

바로 신용불량자지 뭐긴 뭐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본은 지금 신용불량자 되기 직전의 국가야.

이게 현재 일본의 상태야.
우리가 아는 그 일본이 아닌 거 같다고?
이게 현재 상태라니까?

3) 무슨 딴소리냐! 결국 일본 국민과 은행이 지운 빚이니 건전부채 아니냐!

그래, 뭐 그렇다고 치자.
확실히 우리나라보다 일본이 외국인 비율이 적은 건 맞아.
17년도 말 기준, 일본 국채에서 해외투자자의 비율이 10퍼센트 조금 넘는 수준이었어.
일본은행 41.1퍼센트, 은행 및 보험사 38퍼센트, 해외투자자 11.2퍼센트, 국민 1.1퍼센트.
이건 사실의 영역이야.

근데, 내국민이 산 거라고 돈 안 갚을 거야?

자 예를 들어 보자. 니가 저 위에 금융권이라고 치자.
니가 지금 국가빚을 38퍼센트를 지고 있어. 이걸 내가 들고 있는 이유는 국민들에게 이걸 팔아치위서 이득을 보기 위해서겠지?
그런데 지금 일본은 말했다시피 마이너스 금리 상태야.
국채도 당연히 마이너스 금리야.
현재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가 -0.2퍼센트야.
+ 0.2가 아니라 -0.2퍼센트.
니가 10년동안 그 돈에 존버를 박아도 -0.2퍼센트만큼 보관료를 내야 돼.
이런 상황에서 너 같으면 당장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데 10년이나 존버해야 되고 그나마도 손해보는 국채를 살 거야?
결국 국채는 안 팔리고, 은행 입장에선 얘를 그냥 들고 있겠지.
그래도 뭐, 버틸 수 있는 수준의 견실한 은행들이니까 국채를 쥐고 있겠지?

그런데 만약 국가경제에 imf에 준하는 위기 상황이 와.
그래서 국가가 빚을 긴급하게 탕감해야 되는 시점이 올 때,
너는 국가한테 가서 "아이고 어려우신데 무슨 빚까지 갚으십니까. 제가 탕감해드리겠습니다" 할거임?
미쳤냐. 돈에 애국심이 어딨어 그것도 은행 등 금융권에서 ㅋㅋ
당장 일본 재무성으로 달려가서 돈 내놔라! 이러겠지.
일본은행이야 중앙은행이라 안 그런다 치더라도, 나머지 59퍼센트가 돈 내놓으라고 하는 건 어쩔건데?
그 결과가 뭔지 알아? 브라질, 베네수엘라처럼 폭동 나는거야.
유튭보면 뭐 우리나라가 베네수엘라가 되느니 마니 하는데, 베네수엘라에 훨씬 가까운 국가는 바로 일본이라고.
빚에 건실한 빚이 어딨냐.
너는 사채업자가 대한민국 사람이라고 사채업자한테 빚 질래?
내 재산 다 팔아도 빚 못 갚는 사람은 다시 말하지만 신용불량자다.

4)무슨 개소리냐! 소설 쓴다! 그럼 지금 당장 일본이 망해야지 어떻게 버티냐!

그래. 지금까지는 일본이 잘 굴러가지.
지금 당장은 버텨.
왜냐? 지금 세계경제는 호황 사이클의 끝물이니까.

그런데 넌 미래는 어떻게 할 거야?

금융경제쪽 공부하는 사람들, 아니 조금만 아는 사람들이라면 이 말을 다 알 거야.

'세계경제의 사이클은 10년 주기로 돌아간다'라고.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딱 11년째고, 지금 미중 무역전쟁과 한일 무역전쟁이 발발하며 일본의 입장에서는 더블 펀치를 먹고 있는 셈이야.
그리고 세계 경기는 서서히 먹구름이 지고 있지.
조만간 다시 불경기가 찾아들 텐데, 그 때는 뭐 어쩌려고 그러냐?

참고로 2008년도 당시 리먼브라더스 사태때 우리나라는 미국한테 쌍욕 먹어가면서도 '금리 및 환율' 조절만으로 그 위기를 헤쳐나왔어.(물론 그 대가로 환율감시국 대상에 들어가긴 했는데, 그건 일본도 들어가 있으니까 패스.)
일본처럼 미친 양적완화를 할 조건도 안 되긴 하지만, 만약 그 정도의 전 세계적 대공황이 펼쳐지면 이제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쓴 일본은 더 뭘 해야 될까?
이미 금리는 마이너스라 더 낮출수도 없고, 부채는 재정의 250퍼센트라 국가 예산 투입도 불가능.
더 빚을 지려고 해도 이제 일본 국채를 누가 사려 하겠어?
그리고 그런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국채를 더 발행해서 엔화가치가 더 떨어지게 되면 이젠 거꾸로 일본에서 달러가 빠지게 될 거야.
그렇게 되면 일본판 최소 imf, 최대 디폴트 선언까지도 가능하지.

그리고 이런 사태는 내 뇌피셜이 아니라, 세계 3대 신용평가사들, 그리고 일본 정부 스스로가 다 생각하고 있는 내용이야.
피치 발표 한국 국가신용등급 AA- / 안정적, 일본 A / 부정적 (2단계 차이)
S&P 발표 한국 국가신용등급 AA / 안정적, 일본 A+ / 안정적 (2단계 차이)
무디스 발표 한국 국가신용등급 Aa2 / 안정적, 일본 A1 / 안정적 (2단계 차이)
전부 한국보다 일본을 두 단계 밑의 신용도로 분류해 놨어.
http://www.kcif.or.kr/front/data/interCredict.do)
뭐 한국이 돈을 먹여놔서 이렇게 높게 잡았을까? 아니겠지?

일본 정부가 이번 10월에 소비세 인상하는 건 알고 있지?
엔저로 인한 인플레+환율로 인한 물가 상승으로 내수가 둔화된 걸 알면서도 소비세 인상하는 이유는 뭘까?
그들이 세금을 더 걷어서 국민을 괴롭히는 사이코패스 정권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들도 이제 더 이상은 빚잔치는 못 할거 같아서 그럴까.




기다리고 기다리던 요약을 좀 하자면,

1. 건전한 빚은 없다.
2. 지금까지는 전세계적 호경기여서 버틴 거다.
3. 앞으로 불경기 오면 최후의 수단, 양적완화까지 써버린 일본이 뭘 더 어쩔지 궁금하다. ㅈ된거 같다.
4. 근데 이제 깨달아도 늦었다. 이미 굴레바퀴는 굴러가고 있다. 발악하려고 소비세 인상하는데 내수는 더 위축될 거 같다.
5. 이건 세계 3대 신용평가사에서 다 인정하는 내용이다.
6. 이거 쓰는데 3시간 걸렸다. 제발 추천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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