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사에 벌레가 꼬이는건 당연지사라
그냥 댓글만 몇 개 달면서 놀았는데
그냥 관망만 하기에는 사태가 좀 복잡한듯 하여 굳이 글을 쓰게 되네요....
정의연에 비판적인 사람이 벌레라는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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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실 수요집회를 하는 어디가 있구나 라는 것만 알았지
그게 정의연인지 뭔지도 몰랐습니다.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단체가 있나보구나. 했죠.
그런데 최근에 들려오는 소식은
'나는 돈 한푼 받은 적이 없다'는 할머니에 대한 뉴스와 영수증 처리 똑바로 안했다 라는 뉴스였죠.
이게 아마 첫 의혹이었을 겁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이 소식을 듣고 1차적으로 드는 생각은
재단 시벌놈들 다 마찬가지네. 영수증 띵가 먹었나보네
할머니 팔아서 돈 벌어서 지들 배불렸네
이런 감정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람에게 1차적으로 드는 감정은 대게 분노, 공포, 자존심과 관련된 것들이지
'실재'와는 다르기 마련입니다.
괜히 피카츄 배 만지라고 하겠습니까?
그럼 슬슬 파볼까요?
1. 정의연의 목적과 미션.
설립목적
재단은 일본군‘위안부’라 불렸던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의 범죄인정, 진실규명, 공식사죄, 법적 배상, 책임자처벌 등을 통한 정의로운 해결을 이룸으로써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 회복에 기여하며, 역사교육 및 추모사업 등을 통해 미래세대로 하여금 일본군성노예제 문제를 올바르게 기억하게 하고, 무력갈등 및 전시성폭력 재발방지와 전시성폭력 피해자의 인권회복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미션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활동
- 피해자 지원, 진상규명을 위한 연구.조사
-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교육과 장학사업
- 기림사업과 국제연대 사업
전시성폭력 재발방지를 위한 활동
- 전시성폭력 피해지원
일단 저는 정의연이 뭐하는데인가 부터 확인했습니다.
어라? 할머니들 돈 준 다는 말은 없네?
그렇다고 해도 할머니들한테 피해복구를 위해 돈은 써야하는거 아냐?
라는 의혹으로 다시 기사를 찾아봤죠.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기부수입 총 22억1900만원 중 41%에 해당하는 9억1100만원을 피해자지원 사업비로 집행했다"며 "피해자 지원사업은 건강치료지원, 인권·명예회복 활동 지원, 정기방문, 외출동행, 정서적 안정 지원, 쉼터 운영 등으로 수행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같은 비용은 인건비를 포함하지 않은 비용"
피해 지원이라는 것을 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을진데,
이 단체는 돈 거둬서 현금을 나눠주는 식의 사업을 하는 재단이 아니라,
간접적인 방식으로 지원을 하는군요.
이건 사업내용을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5항을 보세요.
제4조(사업)
재단은 제2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아래와 같은 각 호의 사업을 수행한다.
1. 일본정부에 대한 ①진상규명, ②범죄인정 ③공식사죄 ④법적배상 ⑤책임자처벌 ⑥역사교과서 기록 ⑦추모비와 사료관 건립 등 7가지 요구를 이행시키기 위한 사업
2.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에 대한 제반 진상조사와 연구, 기록보존 사업
3.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와 관련하여 가해국, 피해국, 구연합군 정부의 책임을 규명, 이행하게 하는 사업
4. 일본군성노예제 관련 인권교육사업
5. 일본군성노예제 생존자 복지사업과 쉼터운영
6.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와 전시성폭력 피해 재발방지를 위한 국제연대.교류사업
7.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운영, 평화비 건립과 추모.기림 사업
8. 미래세대를 위한 장학사업
9. 나비기금 지원사업
10. 위 각 호 사업과 관련한 홍보 ? 출판사업
11. 기타 재단의 목적달성에 필요한 사업12. 위 각 호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모금.수익사업
물론, 이 방식에 호불호는 있을 수 있습니다.
단체가 명시적으로 간접기부한다고 써놨고, 할머니들 돈 준다고 직접적으로 말한 적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당연히 돈 나눠줄 줄 알고 기부했는데, 간접지원만 하는거면 속인게 맞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사람은 그럴 수 있습니다.
사람이니까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응 해줄 수 있는건 뭐..... 자신이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님 돈이 쓰인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라는 말 밖에 할게 없네요.
근데 할머니 돈 안줬다고 욕하는 사람들 중에 정의연에 기부한 사람은 얼마나 될지 궁금하긴 합니다.
왜 지들이 나대지? 라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죠.
2. 재단의 일반적인 문제
자 그렇다고 해도 이 기부금이 정상적으로 잘 쓰여 졌느냐 하는 문제는 남아있습니다.
사실 대개의 사람들은 일반적인 '재단' 이라고 하는 단체가 가지는 본질적인 문제에 직면하게되죠.
청계재단같은 말만 재단이고 실은 XXX 인 재단
적십자처럼 개인정보 파다가 돈 안주면 안될것 같이 지로로 던져주는 재단
구세군처럼 실은 종교의 이름으로 사업하는 재단인데 돈은 일반인한테도 받는 재단
위에처럼 완전 종교 색체는 아니더라도 특정 종교과 꽤 연계된 굿네이버스
뭐 '일반적인 인식'과 괴리가 있는 단체들이 굉장히 많이 있죠.
저도 처음 기부처를 정할 때 드는 생각은 아 XX 정말 할데가 없네 였습니다.
특히 가장 우려했던 지점은
'내 돈이 실제 사람들한테 지원되는 것이 아니라, 운영진들 배를 불리게 되는 상황'이죠.
이 근원적인 불안감이 재단의 비리에 대해서 확대해석하게 되는 본질입니다.
3. 사업의 문제
(이건 알바 문제입니다)
어찌됐든 사업은 해야하고, 사업을 하려면 돈이 듭니다.
여기서 발생할 수 있는 중요한 부조리는
필요 없는 걸 필요한 것 처럼 꾸미는 것과
필요하더라도 그 크기를 부풀리는 것과
그 간에 자의적으로 결정해서는 안되는 것을 자의적으로 결정하는 것이지요.
필요없는걸 필요한것 처럼 꾸미는것, 크기를 부풀리는건 용서받을 수 없습니다.
그런건 그 자체로 위법이거나 해사(여기서는 해단인가요) 행위지요.
그에 비해 사업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하위계약을 누구와 하느냐는 애매한 지점들이 있습니다.
공무원들도 2000만원 내의 사업은 수의 계약이 가능하고,
회사에서 찌끄래기인 저도 몇백 정도는 필요한 물품은 자의적으로 선택 수 있습니다.
필요한 이유가 있다면 아는 사람한테 사도 상관없죠.
근데 그게 1억짜리라면? 자의적으로 진행해도 된다는 사람은 별로 없을겁니다.
좀 질문을 일반화 해서 해볼까요?
알바를 고용함에 있어서 반드시 공개적으로 고용해야 하느냐? 그냥 아는 사람한테 맡길 수 있느냐?
공무원은? 회사원은? 재단복지사는?
최저가 계약이 최선인가? 더 싼 계약이 존재한다면 비리인가? 아는 사람을 통해서 한 계약은 불법인가?
뭐 여러가지 복잡한 판단의 근거들이 생깁니다.
그리고 여기 월 100만원짜리 알바가 있습니다.
뭐 무조건 공개로, 무조건 최저가로를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테고
어느정도까지는 자의로, 어느정도까지는 아는 사람도 괜찮아 라는 사람도 있겠죠.
이건 그야말로 개인의 판단 문제이고,
모든 상황에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무조건공개, 무조건 최저가 혹은 반대로 무조건 자의적 이라는 경우를 제외하고는요)
4. 효율성의 문제
이건 쉼터 사건으로 대표될 수 있겠네요.
이건 관심있게 지켜보고는 있는데 쉽게 결론이 나기는 힘들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부동산이 오르는게 추세긴 한데, 지방은 반드시 그런건 아니고,
같은 동네에 다른 땅은 올라도 어떤 땅은 그러지 못할 수 도 있거든요.
이걸 팅가 먹었다고 판단하는 것도 가능성의 측면에서 이해못할 건 없습니다만
반드시 팅가먹었다고 판단하기도 애매한 지점들이 있습니다.
그 간에 비리의 증거가 발견되면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적대적으로 돌아서겠죠.
5. 그 외의 이상한 문제
워크샵 회식으로 문제를 삼더니 일본 과자 먹었다고 뭐라하는거
이 부분은 사람이 공격을 하려고 마음을 먹으면 이런 것도 공격 할 수 있구나 라는 걸 알게 해주는 대목입디다.
어처구니가 없었음.
하지만 역시나 사람이니까 욕할 수 있다고 칩시다.
페미니즘 문제
역시나 의혹을 편향적으로 확증하는 행태라 더 할말이 없어요.
그 외에 의혹만 제기 됐다가 풀린문제는 말 안해도 다들 아시겠죠?
호프집, bts어쩌구 저쩌구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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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정의연이 뭐하는 단체인지도 몰랐고
수요집회가 필요하긴 하지만,
비리가 있다면 그걸 등에업고도 존속되어야 할만큼 정의연이 중요한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민주당을 지지하긴 하지만, 민주당에서 나온 비리를 막으려고 혈안이 된 사람도 아닙니다.
정의연에서 '내 기준'에 잘못을 했다면 비난할 준비 역시 되어 있습니다.
또한 앞서 누누히 말햇다 시피
어떤 사안에 대해서 잘못됐다 라고 판단하는 사람들에 대해 나쁘다고 하지도 않습니다.
재단은 어쨌든 '남의 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감놔라 배놔라하는 지점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죠.
정의연이 틀렸다고 주장하는게 공동체에 해악을 끼치냐면 것도 아닙니다.
아마 '별 시덥지 않은 걸로도 지랄 할 사람은 있다'라는 의식때문에 조심하게 되는
'욕한 사람은 의도하지 않은 긍정적인 효과'도 있을 수 있겟죠.
근데 글을 굳이 쓰게 만드는 이유가 뭐냐면
'저건 잘못한게 맞는데 왜 니들은 잘못이 아니라고 하냐'
라는 투로 글을 쓰는 사람들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저 행위가 나쁜 행위' 라는 것은 본인의 알고리즘에 의해 나온 결과이지
모든 사람이 같은 판단을 해야할 이유따윈 없습니다.
사회적으로 약속된 '위법한 행위'가 아니고서야 말이죠.(여기에도 이견은 많을 수 있겠습니다만...)
만약 상대방의 주장이 잘못된것 같다면, 공격해야 하는 것은 근거의 빈약함이어야 겠죠.
근데 어쩜 하나같이 공격하는 지점이
아 모르겟고, 잘못했잖아, 이 사태가 별거 아니란거야?
(근데 알고보니 모두 의혹뿐, 그리고 그 대부분은 알고보면 문제도 아니었음)
이런식이니
오히려 공격의 목적이 '정의연의 올바른 운영' 혹은 '일반적인 재단에 대한 바람을 관철하려는 노력'이 아니라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인거겠죠.
(본인이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말이죠.)
사람들을 '교화' 시키려면 우선 본인 혹은 동류에게만 만족스러운 증거가 아니라
일반적으로 믿음직한 증거를 가져오세요.
그 증거가 과연 일반적으로도 증거가 될 수 있는지, 반대의 의견에 대해서
논파 할수 있는지 계속 고민해 보시구요.
추신. 뭐 이 글에도 잘못 맞잖아? 아니란 거야? 하는 댓글이 달리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