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그 멀쩡하던 의상양반이 쓴글 공유해 봅니다. ^^
이주혁
9월 2일 오전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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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저도 모르는 사이에 의사들 사이에 "공공의 적"이 돼 있드라고요. 이렇게까지 유명해 질 줄 몰랐는데 ..... 뭐 만나는 의사 친구들마다 다 얘기하네요.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욕을 한꺼번에 먹어 본 적이 없네요. 그래서 좀 어안이 벙벙한데
친한 애들은 너 그 SNS 그까짓거 거 하지 말라고들 하드라고요.
그래서 이거 그냥 하지 말까 저도 고민을 좀 하고 있습니다.
좋은 의도로 얘기해도 앞뒤 다 짤라서
그냥 "저 ㅅㄲ는 적이다" 이렇게 딱 낙인이 박히면 그다음부터는 무슨 소리를 해도 "적이 하는 말"이니 내용이 안 중요하드라고요. 아예 안 봐요.
저도 좀 반성을 하고 있습니다.
나도 그러진 않았는지.
우리 편이 한 말이다. 라면 내용에 상관 없이 좋아요 좋아요 이러고,
적이 한 말이다. 그러면 볼 것도 없이 욕하고
그런 확증편향만으로 SNS를 하고 그랬던 게 아닌가 곰곰히 생각합니다.
뭐 의사들이 제 이름만 나오면 "에이 퉤" 이런다는데, 침 벌써 맞을 만큼 맞았습니다. 뭐만 말했다 하면 침뱉는다는데 오늘 하는 얘기도 또 열심히들 침 뱉겠죠.
딴건 됐고 공공의료 정책에 대해서만 정리 한번 하겠습니다. 그냥 고구마 계속 삼키는 기분이라서, 이런 기분을 참지를 못하겠어요.
관련인이 아닌 사람들은 뭐가 어떤 맥락인질 모르고 있고, 그냥 이미지만 갖고 전부 다 선입견만으로 말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런 답답한 말싸움들이 다 있습니까 그래.
첫째. 공공의대는 정책이 아니라 법안이에요. 그러니 소관 기관이 정부가 아니라 국회입니다. 즉 대전협, 의협에서 투쟁 주체들이 "정부의 4대 악 정책"이라고 묶어서 얘기하는 그거부터가 잘못된 거에요. 공공의대는 따라서 국회에 청원을 내고 따져도 거기에서 피케팅을 하든지 해야 됩니다. 행정부가, 박능후 장관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둘째. 공공의대 법안에 대해 공청회나 토의를 안 한 것도 아니에요 부지기수로 했어요.
박근혜 때부터 법안이 나왔고 서울대 무슨대에 용역 주고 전문가들 연구하고 그랬어요. 지금 의협,대전협 투쟁 주체들은 "왜 지금 이 시기에 갑자기 왜 이런 정책 들고 나와서 의사들을 자극하느냐"라고 따집디다.
그게 아니죠 근데.
의협에서 그동안 계속 논의에서 반대해 왔던 거거든요. 의협에선 이 법안이 싫었고, 계속 반대만 내 왔기 때문에 논의 테이블에서 협상이 전혀 진척이 안 된 거에요.
그래 놓고 이제와서 왜 정부 독자적으로 밀실 처리해서 밀어붙이느냐고 하면... ㅠ
에휴.......... 이래갖고 정부와 여타 단체들을 설득할 수 있겠나요.
셋째. 공공의대 학생 선발 문제는 왜 아직까지도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지 모르겠어요. 이게 무소속 이용호 의원 법안이 있고 더민주 김성주 의원 법안도 있어요.
어떤 법안이 보건위원회에서 통과될 지 지금 몰라요. 근데 어떤 법안도 "시도지사 추천으로 학생 선발" 이런 문구는 없어요.
보건복지부 QnA에서 안내가 잘못 나온 거 갖고 자꾸 정부가 시도지사 아들딸 의대 들여보낼라고 그런다, 이렇게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건 의사같은 지식인들이 할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내가 더 기막히는 거는요
이 공공의대는 원래 6년짜리 의대 만드는 거였어요.
그런데 홍남기의 기재부가 확 틀어버린 거에요. 그거 만드는 데 예산이 너무 많이 든다는 거에요. 그 돈 쓰기 싫다는 겁니다. 그래서 4년짜리 의전원으로 바꿔 놓으라고 한 거에요.
이런 @#$@$^%#@^#% 가 다 있대요?
의전원을 하면 8년을 다녀야 돼요. 그 교육비가 얼마나 많이 듭니까. 시간은 시간대로 그렇고. 그거 나온 학생들은 나와서 또 의무 복무 기간을 채워야 되는데
그거 다 떠나서 지금 의학 교육의 트렌드가 6년으로 굳어지고 있어요.
의전원은 실패한 정책으로 거의 판명나는 상황인데 어떻게 기재부 말 한 마디로 저렇게 법안 자체가 다 바뀐다는 겁니까.
지금 의사 파업은 대전협과 의대 학생들이 이끌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근데 이게 참 말이 안 되는 거에요. 의사들의 대표 조직이 의협이라는 게 있으면 의협이 책임지고 끌고 나가고 책임을 지고 대표성을 가져야지, 젊은 의사랑 학생들이 지금 온 국민들 상대로 이런 모든 협상과 정책 논의를 해 나간다는 게 말이 됩니까. 이건 진짜 후진국에서도 안 일어날 일입니다. 그때문에 더더더욱 고구마가 가슴에 꽉 차 버립니다. ㅠ
의사들 '공공의 적'은 갑니다. 밤길은 조심하면서 다니겠습니다.
(바로잡음) 게시물 중에서 "의협에서 공공의대 관련 논의를 안 나갔다"라는 언급은 증명이 안 된 것으로, "의협에서 반대 입장만 내 왔기 때문에 협상이 진척이 안 돼 온 것" 으로 사실 관계를 바로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