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확진 후 연락 끊고 '격리치료' 거부
"코 골고 종일 기도"..시 고발 엄포에 연락 닿아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광주 안디옥교회 담임 목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도 5일 넘게 격리 치료를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 안디옥교회 박영우 담임목사는 이날 오후 3시쯤 강진의료원에 입원했다. 지난달 29일 확진판정을 받은 지 5일 만이다.
통상 확진 판정을 받으면 곧바로 감염병 전담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박 목사는 그동안 수차례 이송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박 목사를 병원에 이송하기 위해 안디옥교회 측에 연락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박 목사의 휴대전화 번호를 확보해 연락을 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집주소와 위치도 알려주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박 목사가 교회의 장로인 A씨와만 연락을 주고받는 것을 파악하고 장로를 통해 박 목사가 병원 치료를 받도록 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황당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목사와 통화한 장로가 '병실이 없다', '병원 1인 병실로 보내달라', '코를 심하게 골고 기도를 하루 종일 해야 하는데 누군가 같이 있으면 힘들다'고 말했다"며 "그냥 자가 치료하겠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방역당국의 인내가 폭발했다. 이날 오전 11시쯤 박향 광주시 복지건강국장이 박 목사 측에 최후통첩했다.
"환자와 직접 통화해야 하는데 통화도 안되고, 병원으로 옮기도록 했음에도 옮기지 않았다. 방역수칙 위반이다. 10분 안에 연락을 주지 않으면 당장 고발조치하겠다."
그러자 박 목사는 곧바로 "강진의료원으로 가겠다"며 이날 오후 병원으로 옮겼다.
박 목사는 지난해 방역당국의 집합 금지 명령에도 '대면예배'를 강행한 장본인이다.
지난해 9월 주일예배 설교에서는 "지금 예배를 못 드리게 하는 건 교회 말살 정책"이라며 "목숨 걸고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주사파가 청와대에 들어앉아 정권을 장악하고 제 맘대로 나라를 끌고 가고 있다"며 문재인정부를 공격했다.
지난해 7월 설교에서는 "코로나 때문에 광주 땅의 교회 자리가 텅 비었다. 목사들이 두려워 예배당 문을 닫아걸었다"며 "코로나에 걸리면 천국 가는 것이지 뭐가 무섭냐"고도 했다.
박향 국장은 "안디옥교회 역학조사 과정에서 방역수칙 위반 사항이나 후송 과정에서 위법 소지 여부를 철저히 파악해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교회 측이 충분한 협조를 않거나 방역에 문제되는 행위가 있으면 법에 따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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