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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ews.v.daum.net/v/20220309004500683
홍대 거리서 시민들과 즉문즉답
"대통령한테 당당해서 좋다"는 시민에게
"동장이나 대통령이나..그냥 사람이다"
청와대 CCTV 설치하냐는 질문엔
"보안상 어렵지만 성남시청처럼 개방하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8일 저녁 서울시 마포구 홍대 걷고싶은거리 광장무대에서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여러분 마지막으로 이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뭐 대통령이 별겁니까? 저는 대통령이나 동장이나 똑같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대통령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 자정을 두시간 앞두고 서울 홍대를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작은 연단을 둘러싸고 보인 유권자들에게 "선거운동 기간 제 이야기만 일방적으로 할 수 밖에 없었으니 이제 여러분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좀 듣고 싶다"고 말했다. 산발적인 외침과 손짓들이 터져나온 속에서 이 후보는 사회자로 변신해 즉문즉답을 주고 받았다.
이 후보의 지목을 받은 한 남성은 이 후보를 향해 "청와대에도 CCTV 설치합니까"라고 물었다. 이 후보가 추진했던 수술실 CCTV처럼 청와대도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냐는 질문이었다. 자칫 진지하게 흐를 수 있는 질문에 이 후보는 보안과 경호의 문제 때문에 어려울 것이라고 하면서도 "제가 이거 하난 하려한다. 성남시장때 성남시청을 개방했는데 청와대도 보안상 필요한 부분을 제외하곤 나머지는 꼭 개방해서 드나들 수 있게 해드리겠다"고 답했다.
지난해 청와대에서 근무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여성은 이 후보가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과 시·도지사 회의에서 '재택격리' 도입을 건의한 게 인상깊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대통령님 앞에서 당당하게 말씀하셨던 분"이라며 이 후보를 치켜세웠다.
이 후보는 "저랑 생각이 좀 다른 면이 있다"며 운을 뗐다. 그는 "뭐 대통령이 별겁니까"라며 "저는 국민들에게 고용된 4년, 5년 계약직이다. 그것도 연장 안되는 계약직"이라고 했다. 이어 "권한이란 자기 것이 아니고 국민들로부터 온 것이기 때문에 결코 내거다 생각하고 국민을 통치한다, 지배한다고 생각해선 안된다"며 "지위가 높다고 뭐 그리 특별하겠습니까? 그냥 사람인데, 저는 동장이나 시장이나, 도지사나 대통령 똑같다. 이렇게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8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걷고싶은거리에서 시민들과 일문일답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 민주당 선대위]
전주에서 온 한 남성은 대선서 민주당에 영입된 N번방 사건을 밝혀낸 활동가 박지현 씨의 안전을 보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후보는 젠더갈등을 해결해달라는 이야기로 들린다며 "제가 참으로 가슴 아픈 것은 저도 정치를 하는 사람인데 표 생각하면 거칠고 힘 센 쪽 편드는 게 표가 된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남녀 갈라서 싸우게 된 원인은 아주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사회의 구조적 성 불평등이 고착화된 면도 있고 보다 근본적으로는 청년들의 기회 부족이 문제"라고 답했다.
통일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엔 "돈이 평화를 보장한다"라며 북한의 경제 개방을 이끌고 협력을 강화해나가면 경제적 관계가 얽혔다는 이유에서라도 북한이 안보 위협을 지양할 것이라는 생각을 내비쳤다. 그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언젠가는 통일이 필요하다"며 진보 정부의 전통이나 당위론에서 벗어나 특유의 실용적 접근법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마이크 사용이 허용되는 밤 11시까지 즉석 일문일답을 마친 뒤엔 홍대 인근을 돌며 유권자들과 셀카를 찍는 등 마지막까지 지지 호소에 나섰다. 외국인이라 투표권이 없지만 이 후보를 찍고 싶다고한 한 유학생에겐 "투표권이 없어도 투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아는 사람한테 최대한 전화해서 투표를 시키면 된다"고 하기도 했다.
[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