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1990년도 후반 이었다.
나는 한 고등학교에 입학했는데, 그 학교는 유독 선배들의 구타가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학교였다.
나도 고등학교 신입생이 되자마자 가혹행위, 그리고 구타를 당했고, 추후 선배들은 그것을 마치 선후배의 끈끈한 정으로 포장하곤했었다.
맞고나서 먹는 과자와 떡볶이 등은, ‘이 선배들이 나를 정말 사랑하는구나’ 라는 착각 내지 고마움으로 변해있었다.
뭐 전형적인 세뇌수법이었지.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의 고등학교는 약간 조폭문화와 닮아있었다.
멀리서 선배가 보이면 90도로 인사해야하고. 수업이 끝나면 후미진 곳으로 집합하여 이유없이 얼차례를 받아야했으니까.
그런데 우리 학년 친구들은 그런 구타문화를 좋아하지않았다.
아니. 혐오했다.
그리고 어떻게하면 이런 구타가 다음 학년에 이어지지 않을 수 있을까 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윗학년을 어떻게 할 수는 없으니, 앞으로 들어오는 후배에 대해서만이라도 폭력을 휘두르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게되었다.
그렇게 후배가 들어오고, 우리는 그들을 집합시키지 않았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생겼다.
새로 들어온 후배들은 집합을 소집하고 때려달라는 것이었다
내가 겪어본 폭력은 좋지않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서, 친구들과 이런 나쁜 것을 물려주지 않기로 약속했는데,
정작 후배들이 자신들을 때려달라는 것이었다(실제 겪은 일입니다)
자신들이 맞음으로서 이 학교의 전통을 지켜나가겠다는 뭐 그런 취지로 기억합니다만;
그래?
그럼 한번 맞아보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