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을 학살하고 여성들을 성폭행했다는 증거가 잇따라 공개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한 여성 의원은 피해자들의 사진을 공개하며 러시아군의 만행을 규탄하고 나섰다.
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포스트와 영국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홀로스당 소속 하원의원 레시아 바실렌코는 4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강간당한 뒤 고문, 살해된 여성의 시신”이라며 사진 한 장을 공유했다. 한 여성의 배에 나치를 상징하는 문양인 스바스티카(Swastika‧만자 무늬)가 붉게 새겨진 모습이 담겨 있다.
바실렌코 의원은 “나는 할 말을 잃었다. 내 마음은 분노와 두려움, 증오로 마비됐다”고 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 군인들은 우크라이나인들을 약탈하고, 강간하고 살해한다. 10살 소녀도 예외는 아니었다. 만(卍)자 모양의 화상을 입은 여성도 있었다. 이는 모두 러시아와 러시아 남성들이 저지른 일”이라며 “러시아의 어머니들이 이들을 키웠다. 부도덕한 범죄자들의 나라다”라고 날을 세웠다.
최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도시 부차에서 러시아군이 민간인 300명 이상을 대량 학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 회의 화상연설을 통해 이를 알리며 “민간인들은 수류탄 폭발로 자신의 아파트와 집에서 살해당했다. 러시아군은 오직 재미로 자동차 안에 있던 민간인들을 탱크로 깔아뭉갰고, 우크라이나인들의 팔다리를 자르기도 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여성들은 자녀들의 눈앞에서 성폭행당한 뒤 살해됐다. 이런 짓은 다에시(IS의 아랍어 약자)와 같은 다른 테러리스트들과 전혀 다르지 않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저질러진 가장 끔찍한 전쟁범죄”라며 “실질적인 책임 추궁을 보장할 수 있는 독립 조사를 즉각 요구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