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7일에 안국진 감독의 영화 <댓글부대>가 개봉한다.
기막힌 우연인지 절묘한 날짜선정인지 4월 총선을 정확히 2주 남긴 시점에서 개봉하는 이 영화는 진영논리의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주관적인 내용은 제외하고 정확한 팩트만을 열거해 보자.
이 영화는 2015년 11월에 발매된 장강명 작가의 동명의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에는 ‘팀알렙’이라는 의문의 조직이 등장하는데 온라인에서 여론을 조작하는 공작 활동을 한다. 스토리 전개는 댓글조작팀 멤버가 유명한 스타 기자에게 양심선언의 형식으로 팀알렙의 존재를 제보하는 내용의 녹취록과, 댓글팀 멤버의 시각으로 사건을 재구성한 내용이 교차편집돼 있는 형식이다. 작가는 출간 인터뷰에서 “다 상상해 낸 픽션”이라고 밝혔다.
(혹시 현재 20대 이하라면 모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 내용의 모티브는 대한민국에서 불과 10년 전에 실제로 있었던 <국방부 및 국정원 여론조작 사건>이다. 소설이나 영화라는 창장물은 당연히 허위나 과장이 섞여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여기에서는 대한민국 법원에 의해 확정 판결된 사실들을 위주로 짚어보자.
1) 이명박 정권 말기에 당시 국정원의 주도로 여론 조작을 해왔고, 박근혜 후보를 다음 대통령으로 당선시키려는 목적으로 댓글 조작을 광범위하게 하였다.
2)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자, 댓글조작 관련 이슈는 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쳤고 자칫하면 공정한 투표로 당선되었다는 정당성이 훼손될 수 있는 위기였다. 이에 정권 차원에서 이를 진압하고자 한다. 갑자기 여러 국가기관이 서둘러서 중간 결과를 발표해버리고 일을 최대한 빨리 덮어버린다. 이때 관여한 사람들이 김기춘 전 비서실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이 있다.
3) 갑자기 윤석열이라는 ‘정의로운 검사’가 나타나서 국가정보원을 압수수색하는 등 적극적인 수사를 했다.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을 국가정보원법 위반으로 기소하기도 하였다.
4)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교안은 윤석열 검사를 정직 1개월의 징계를 처분했다. 윤석열은 이것이 국정원 댓글 수사로 인해 미움받아 좌천된 것이라 주장하고, 당시 법무부는 ‘본인 및 처가 관련 부적절한 개인 사유’가 있어 감찰했다고 했다.
5) 박근혜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으로 2016년 대통령에서 탄핵되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윤석열은 서울중앙지검장이 되었다. 그는 다시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한 재수사를 하였다. 전직 국정원장들이 검찰에 소환되어 조사를 받았으며 남재준과 이병기는 구속되었다. 국정원 뿐만 아니라 군(기무사령부)과 경찰청까지 여론조작에 광범위하게 관여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6) 2012년 대선 때 발생했던 여론조작에 대한 재판은 5년이 넘어 2017년이 되어서야 파기환송심을 거쳐 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에서도 국가정보기관인 국정원이 대통령선거에 개입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였다. 그리고 2019년에는 군형법상 정치관여 혐의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에게 국군사이버사령부의 특정 정치인 또는 정치세력을 비판하는 등의 인터넷 게시행위에 관한 정치관여죄(군형법 제94조) 등 위반으로 징역형을 선고했다. 군이 조직적으로 여론 조작에 관여했다는 것이 법원에 의해 입증되었다.
7) 그러니까 이 영화의 모티브는 팩트이고 대한민국에서 실제로 있었던 사건이다. 심지어 현재까지도 그때 그 사람들이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8) 정의로운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한동훈 중앙지방검찰청 3차장은 원세훈, 김관진, 김기춘 등을 잡아 쳐 넣고 법원 유죄 판결까지 나왔는데, 도대체 어떤 씹새끼가 이들을 ‘사면’해줘 버렸단다. 심지어 국방혁신위원회 등으로 불러와 앉혀놨다. 국민 대통합을 위해서라고 한다. 도대체 대통합이 되는 대상은 누구인가?
이번 총선은 과연 어떤 놈들을 상대하고 있는건가?
국민의 힘 지지자들은 도대체 제정신인가? 이명박 박근혜를 지지한다면 어떻게 윤석열을 대통령을 만드나? 한동훈을 차기 대통령으로 추앙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