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소년이 온다 중에서

cus 작성일 24.12.08 10: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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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이 무엇이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네가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다.
  네가 방수 모포에 싸여 청소차에 실려간 뒤에.
  용서할 수 없는 물줄기가 번쩍이며 분수대에서 뿜어져나온 뒤에.
  어디서나 사원의 불빛이 타고 있었다.
  봄에 피는 꽃들 속에, 눈송이들 속에. 날마다 찾아오는 저녁들 속에. 다 쓴 음료수 병에 네가 꽂은 양초 불꽃들이." 
"그러니까 광주는 고립된 것, 힘으로 짓밟힌 것, 훼손된 것, 훼손되지 말아야 했던 것의 다른 이름이었다. 피폭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광주가 수없이 되태어나 살해되었다. 덧나고 폭발하며 피투성이로 재건되었다."
 "이제 당신이 나를 이끌고 가기를 바랍니다. 당신이 나를 밝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핀 쪽으로 끌고 가기를 바랍니다."
(한강, 소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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