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초등학교 5학년때 였습니다.
전 아파트 7층에서 살았습니다.
하루는 제 친구 그리고 동생과 저 이렇게 셋이서 놀고 있었죠.
그날 저녁에 밖에서 고양이 울음 소리가 들리더군요.
밖에 나가보니 고양이는 안보이고.....
소리는 계속 나고 엘레베이터쪽에서 소리가 나길래 보았더니 천정에 갇혀서 밑을 내려
다 보고 있더군요.
그래서 경비아저씨에게 부탁 윗층 엘레베이터 문을 열어 겨우 구했습니다.
그런데 아저씨가 그냥 8층에서 놔주셨다고 하더군요.
전 제가 키워야겠다란 생각에 친구랑 저 그리고 동생이랑 셋이서 같이 찾아 다녔습니
다.
한참 찾다가 집앞 계단에 경계를 하고있는 고양이가 보이더군요.
"내가 너 구해줬잖아 괜찮아 이리와....." 하니 저한테 슬금 슬금 오더니 이내 제손
에 얼굴을 비비더군요.
제 동생과 친구에겐 도망다니던 놈이 저한테는 다가오늘걸 보니 인연이라 생각이 들어
서 바로 집으로 안고 들어와 버렸습니다.
그게 첫만남이자 이놈과의 시작된 인연 이었죠.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학교간 사이 어머니가 집에서 쫓아 내시곤 저에겐 "문열어 놨더니 집나갔다."
하시면서 아무일 없다는듯이 이야기 했을때 "나 오늘 나비 찾을때까지 집에 안들어
와"하며 나가서 새벽3시쯤에 찾아서 다시 데리고 왔던일...그이후론 어머니가 그런 시
도 를 아예 안하시더군요. (제 행동에 질린거죠. ^^;;)
많이 아파서 수술도 해서 짝궁둥이가 되기도 했죠. ^^;;
그때 정말 너무 마음이 아프고 미안하기도 했었는데....
참 이놈과는 많은 일이 있었고 좋은 추억 나쁜추억들이 너무나 많네요.
제 나이 이제 30살 이놈과의 인연은 18년이나 계속 이어져 왔네
요...............................................................
하지만 이제 그 인연도 끝이 났네요.
저번주 일요일날 세상과 이별을 했습니다.
죽는 모습을 봐주지도 못하고.....너무 미안합니다.
집 뒷산에 처음 나비를 찾으러 다녔던 친구와 묻어 주었습니다.
몇일 비가 많이 내렸는데 혹시 춥지나 않을지 묻어준곳이 물에 무너지지 않을지 걱정
도 되고.....참 긴 시간을 같이 지냈네요. ^^
이렇게 장문의 글을 쓰면 좀 않좋게 보실분들도 계시는데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라도 우리 나비의 흔적을 조금이나마 남기고 싶어서요.
오늘 집에 들어 오는데도 거실에 누워서 잠을 자고 있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다시 보니 이불이었지만......
지금도 거실 테이블 의자를 손톱으로 긁는 소리가 들리는듯 하고......
우리 나비도 마음편히 갈수 있게 이제 웃어야 겠죠.
하지만 18년전에 처음 만났던 일도 어제 일처럼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저에겐
참 힘드네요. ^^
마지막으로 우리나비 사진입니다.
제가 찍은 사진인데 너무 편안하게 자고 있는 모습이 잘나와서 액자로 만들어서 간직
하려구요.
나비야 정말 좋은데 가서 잘 살아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