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는 실존한다? 몸과 마음을 갉아먹는 기생충들(1)

푸슝맨 작성일 15.02.21 21:26:42
댓글 0조회 2,856추천 4

한 때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에 관한 영화나 게임이 유행했었죠. 자연 속에는 픽션이 아닌 진짜 좀비가 된 생명체들이 있습니다. 리얼 좀비들에 대해 시리즈로 포스팅하고자 합니다.

 

142452134685976.jpg

1) Parasitic barnacle -> Sheep crab

기생충 Parasitic barnacle은 수컷Sheep crab에 침투하여 말그대로 암컷화시킨다. 즉, 집게발이 자라나는 것을 멈추게 하고 복부를 팽창시켜 자궁처럼 만든다. 그리고 거기에 알을 낳는다. 게의 몸 안에서 알이 부화하고 그것들은 다시 새로운 Sheep crab을 감염시킨다.
 

 

 

 

142452142610111.jpg

2) 모상 선충(Horsehair worm) -> 집귀뚜라미(House cricket)

우리나라에서 연가시로 잘 알려져 있죠. 모상 선충에게 지배당한 집귀뚜라미는 스스로의 의지를 모두 잃게 된다. 집귀뚜라미가 죽은 벌레들을 먹으려 접근하면 일단 모상 선충의 유충이 몸에 침투하고 그 몸속에서 계속 성장한다. 귀뚜라미는 육상에서 서식하는 곤충이지만 모상 선충의 성충은 물 속에서 살아야 한다. 그래서 어느 정도 성장한 모상 선충이 집귀뚜라미의 뇌를 차지하고 귀뚜라미를 조종해서 물줄기로 뛰어들게 만든다. 성충이 된 모상 선충은 사람 발크기까지도 자랄 수 있다.

 

142452144793730.jpg
3) 암컷 말벌(Dinocampus coccinellae) -> 점박이 무당벌레

Dinocampus coccinellae라는 학명을 가진 말벌 암컷이 무당벌레를 찌를 때 하나의 알이 무당벌레 몸에 심어지게 된다. 알이 부화하면 애벌레가 무당벌레의 몸을 갉아 먹는다. 때가 되면, 그 기생충은 무당벌레 다리 사이에서 번데기를 만든다. 결국 무당벌레의 몸 자체는 자유롭게 되지만 여전히 잠재적인 포식자로부터 번데기를 지키는 노예로 남게 된다. 운이 좋은 무당벌레는 이 괴상한 시련으로부터 살아남기도 한다고 한다.

 

 

무당벌레를 좀비로 만드는, 

너무나도 놀랍고 슬픈 이야기


  무당벌레는 겉모습은 귀여우면서도 사실은 어마어마한 대식가이기도 합니다. 무당벌레 하나가 평생 수천의 진딧물을 포식한다고 하니까요. 무당벌레는 진딧물을 먹기 위해 더듬이를 이용해 식물이 초식곤충의 공격을 받을 때 내뿜는 특유의 화학반을을 찾아냅니다. 그 신호를 향하면서 특정 감각기관을 이용해 진딧물들이 방출하는 분자를 찾아내죠. 그후 식물을 타고 올라가서 진딧물을 공격하고 가시돋힌 아랫턱으로 발기발기 찢어 삼킵니다. 


  무당벌레들은 적으로부터 보호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붉은 돔형의 등에 검은 점박이들은 사람들 눈에는 귀여워보이지만 사실 포식자들을 향한 경고 메시지가 됩니다. "나를 먹으면 후회할거야." 새나 다른 벌레들이 공격하려고 하면 무당벌레는 다리 관절에서 나오는 독을 흘립니다. 무당벌레를 삼킨 포식자는 쓴 독을 맛보고 다시 벌레를 뱉게 되죠. 포식자들은 이런 학습을 통해 무당벌레의 등딱지의 강렬한 색을 보면 경고의 메시지로 인식하게 됩니다.


  다른 포식자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포식자 무당벌레는 어찌보면 완벽한 벌레 라이프(?)를 살고 있는 것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말벌이 무당벌레의 살아있는 몸에 알을 넣으면 모든 것이 달라지게 됩니다....


말벌 종 중 하나인 Dinocampus coccinellae는 거의 아이스크림 위에 뿌리는 사탕가루처럼 크기가 작습니다. 이 말벌 암컷이 알을 낳을 준비가 되면, 무당벌레에게 다가가 재빨리 침을 무당벌레 깊숙히 꽂고 주사를 놓듯이 화학혼합물들과 함께 알을 주입합니다. 알이 부화하면 애벌레는 무당벌레 몸의 공간에 체워진 체액을 먹고 자라나게 됩니다.

 

142452147156915.jpg
 

 

무당벌레의 몸 안이 점점 갉아먹히는 동안에도 외관상으로는 원래 모습 그대로입니다. 여전히 닥치는대로 진딧물을 공격하기도 하죠. 하지만 먹이를 먹으면 영양분으로 흡수되는게 아니라 말벌 유충이 그것을 먹고 몸안에서 자라나고 있는 것입니다. 약 3주가 지나면 말벌 유충은 성충 수준이 되어 무당벌레 몸 껍데기의 틈 사이를 꿈틀거리고 나와 떠날 준비를 합니다.

 

마침내 무당벌레는 이 기생충으로부터 해방되지만, 여전히 컨트롤을 당하고 있습니다. 애벌레는 무당벌레 몸 아래서 번데기를 만들어서 무당벌레가 꼼짝할 수 없게 만듭니다.


말벌의 입장에서 이런 산란 방식은 매우 유용하다고 볼 수 있죠. 번데기 안에서 성장중인 말벌 유충은 극도로 연약한 상태인데, 아무런 보호가 없다면 풀잠자리 애벌레나 다른 벌레들에게 쉽게 잡아먹힐 것입니다. 하지만 무당벌레 다리 아래 있으면 포식자들이 접근했을 때 무당벌레는 몸이 고정된 채로 정신없이 몸부림치게 되고 벌레들은 겁을 먹고 달아나게 됩니다. 보호색 등껍질과 더불어 무당벌레의 이런 역할이 이 기생충의 보디가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런 역할을 일주일 정도 충실히 수행하면, 성충이 된 말벌은 아랫턱으로 번데기를 뚫고 나와 멀리 날아갑니다. 

 

 

142452151089103.jpg

142452150937027.jpg

 

 

 

자신을 지배하는 기생충을 서포트하는 역할을 다 하고 나면 대부분의 '좀비' 무당벌레들은 죽게 됩니다.

 

 

 

출처 : 내셔널 지오그래픽 

  

동물·식물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