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휴대폰을 바꾸게 되어 폰 사진을 정리하다 유기고양이와 작은 인연이 있었던 일이 생각나 올립니다.
작년 5월 1일에 있었던 일이네요.
근로자의 날이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쉬는 날이였지만 저는 당직이라 출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날 회사 지하 주차장에서 만난 아직은 새끼인 듯한 고양이...
저를 처음 보고 무서워도 하지 않고 오히려 비비던 아이였습니다. 배가 고팠나 싶어 먹을만한걸 줬지만 잘 먹진 않고
저를 졸졸 따라다니더군요.
고양이를 키우지 않기 때문에 고양이에 대한 지식은 없었지만, 어디서 들은 사람손을 탄 새끼 길냥이는
어미가 버린다는 얘기가 생각이 나서 그대로 둘순 없었습니다.
그런데 주위에 키워주실 만한 사람을 수소문 해봐도 딱히 적임자가 없었고
저 역시 키울만한 여건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유기동물 보호센터에 맡길까 알아봤는데 보통은 일정 기간동안 분양이 되지 않으면
안락사 시킨다더군요.
그건 또 마음에 들지 않아 좀 더 알아보니 비용은 좀 들지만 분양이 되지 않아도 키워주는
시설이 있는걸 찾았습니다.
다음날 그곳에 맡기기로 마음의 결정을 하고, 고양이 키우고 있는 직원에게 부탁해서
고양이 사료 조금과 목욕 시킬 만한 것들을 다음날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혹시 몰라 퇴근 할 때까지 주위에 어미나 키우던 사람이 있나 찾아봤지만 보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퇴근할 때 고양이는 창고에 잠시 감금(?)을 해 두고 다음날 일찍와서 잘있나 확인 해보니 잘 있더군요.
저 보자마자 앵기는 걸 봐서 분명 사람손을 탔을 꺼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목욕 시키고 시설까지 자차로 1시간 정도 거리가 있어서 이동중엔 박스에 다시 감금...
숨쉬라고 구멍 몇개 뚫어놨는데 꺼내달라고 난리를...
시설에 도착해서 이리저리 육안으로 간단히 검사하고, 제가 분양 받았던건 아니지만 맡길땐 파양으로 친다고 해서
파양신청서도 작성했습니다. 검사비와 위탁비가 따로 발생했지만요 (생각보다 금액이 커서 잠시 고민한건 비밀)
그리고 주기적으로 근황을 확인 할 수 있냐고 물어보니 그건 또 알리미 서비스라고 비용이 따로 든다길래....
그럼 제가 직접 전화나 방문해서 확인 하는건 되냐고 하니 그건 괜찮다고 하더군요.
나올때 마지막으로 인사하는데 주위에 다른 유기견들이 짖어대니 많이 긴장했는지 구석에 웅크리고 있더라구요...
그나마 다행인건 격리된 공간이라 물리적으로 해침당할 일은 없다는 점이였어요.
아참 파양할때 고양이 이름이 있냐고 묻길래 5월1일에 만났기 때문에 오월이로 해달라고 했습니다ㅎㅎ;
그리고 마지막 소식
행복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