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죽인다는 식인조개의 억울한 진실

비보북제로 작성일 24.12.21 10:40:18
댓글 1조회 8,386추천 2

혹시 식인조개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는가?

 

잠수부들이 대왕조개의 패각 안의 살에 손이나 발을 넣으면 조개가 놀라 그대로 입을 닫아버리고 그대로 신체가 끼어버린 잠수부는 익사한다는 무시무시한 괴담 말이다.

 

37017bc26da6347329ee67ab746f4be6_356412.jpg

 

그렇다면 그것도 아는가?

 

 

그 괴담은 다 거짓말이라는 것 말이다.

 

오늘은 식인조개라는 억울한 별명이 붙어버린 억울한 조개에 대해 알아보자!

 

 

레츠고!

 

<거거편>

 

7e79e216710046c3582d356993e9b6cd_291800.png

 

거거는 대왕조개속에 속한 조개의 일종이다. 주로 인도양과 남태평양의 얕은 해안에서 서식하는 녀석은 이매패류 연체동물 중 가장 큰 종이며 다른 대왕조개들과 비교해봐도 정말 압도적인 사이즈를 자랑한다.

 

720bcab320934979f200de007c9fe124_697426.jpg

 

평균 크기는 100~120cm, 무게는 200kg이 넘어가는 거구이며 공식적으로 기록된 가장 큰 개체는 1871년 채집된 개체로 그 크기가 무려 150cm에 무게가 250kg에 달했다. (현재 그 개체는 북아일랜드의 박물관에서 전시중이다.)

 

bd54213ce6555adad1fba8c35d83a0f5_816790.jpg

 

ec63c90fa45004155d8980f0947012e9_599638.jpeg

 

크기뿐만 아니라 수명도 굉장히 길며 평균 수명이 100년을 훌쩍 넘어간다.

 

513932a88dbafc896aa28848d18df6b1_485554.png

 

거거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이 패각인데 패각에 탄산칼슘으로 구성된 굵은 늑골 4~5겹이 발달해 물결 모양을 이루며 패각이 매우 단단하고 무거워 목용통이나 장식품으로 인기가 많다.

 

2e4697fae84f0269b6eeb4dbf37406fd_398446.png

 

또한 녀석의 사진을 검색하면 이렇게 화려한 발색을 띄고있는 부분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것은 다름아닌 녀석의 외투막으로 다른 이매패류보다 더 두껍게 발달한 것이 특징이다.

 

585727b458c388162872c5279dd22db4_998777.jpg

 

거거의 외투막엔 '주산텔래' 라는 조류가 서식하고 있는데 이 조류는 광합성을 통해 탄수화물을 합성해 거거에게 양분을 제공하는 공생 관계이다. 때문에 거거는 평소에 패각을 최대한 열어놓고 광합성을 하며

 

이 화려한 발색 또한 조류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다.

 

663449c8ff0ae0348e25f89d3c6e93f0_799155.jpg

 

이렇듯 광합성을 위해 외투막을 발달시키다 보니 거거는 외투막이 너무 두꺼워서 패각이 끝까지 닫히질 않는다.

 

믿기지 않겠지만 저게 패각을 다 닫은 모습이다.

 

1449085e5fe33f19aba5bc2d4233a8bc_976292.jpg

 

이것이 바로 거거가 식인조개가 될 수 없는 중요한 이유이다. 애초에 패각도 다 못 닫는 놈이 뭔 사람 팔을 물고 늘어질 수 있겠는가?

 

게다가 거거는 그 크기만큼이나 속도도 매우 느려 패각을 닫는데도 한세월이 걸린다. 만약 녀석이 실제로 손이나 발을 물었다해도 그냥 빼면 된다는 말.

 

8700355fb79bf9874cbf422c331c71c5_946464.jpg

 

실제로 1980년대까지 미국 해군 교범엔 녀석에게 물렸을 땐 당황하지 말고 패각 안에 손을 넣어 관자를 잘라 빠져나오라는 내용이 서술되어 있기도 했고

 

 

지금까지 거거에 의해 인명피해가 난 공식적인 사례는 역사상 단 한 건도 없다.

 

이렇듯 고의는 물론이고 우연히라도 사람을 단 한 번도 해친 적도 없는데 뜬금없이 식인조개라는 별명이 붙었으니 안그래도 억울한데

 

오히려 거거의 진주가 거대한 크기로 수집가들에게 비싼 값으로 판매되고 살도 고급 식재료로 이용되며 역으로 멸종위기에 쳐한 상황이니 거거 입장에선 그야말로 미칠 노릇. 피의자가 피해자를 호소하는 꼴이다.

 

b1dbd71bfd0cbb3398df8419e5112d76_722611.jpg

 

4c57f0b00a585230d1a82951b137bc14_757024.png

 

2024년 기준으로 거거의 멸종위기 등급은 VU(취약) 단계로 현재도 개체수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으며 거거뿐만 아니라 다른 6종의 대왕조개 또한 멸종위기에 쳐해있다. 이때문에 현재 중국과 태국등 몇몇 국가에선 거거를 포함한 대왕조개의 채집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양식장을 개발하는 등 개체 수 회복을 위한 보존 작업이 진행중이다.

 

여담으로 2019년 정글의 법칙에서 멤버들이 대왕조개를 채집해 먹었다가 이것이 알고보니 취약 등급의 멸종위기종이었다는 것이 밝혀져 논란이 된적이 있는데

 

이것이 거거인줄 아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최대 20~30cm까지 자라는 다른 대왕조개의 종류였다. 뭐 꼭 거거가 아니더라도 보호종을 잡아먹었으니 당연히 태국 당국에선 난리가 났었다.

 

f006c9cc2d72c6437c4ef354afc3deca_216531.jpg

 

또한 위에서 서술했듯이 거거를 포항한 대왕조개들의 진주는 장식용으로 인기가 많은데 다른 조개들의 진주에 비해 모양도 불규칙하고 광택도 없어 보석으로의 가치는 꽝이지만 그 압도적인 크기로 인해 오히려 일반 진주보다 비싼 값에 거래된다.

 

1934년 발견되어 한때 세계에서 가장 큰 진주로 유명했던 알라의 진주 또한 대왕조개의 진주이다.

 

7a089d3efcb6b31b78598025104a26ba_892199.jpg

 

마지막으로 산호초에 붙어 살아기기에 이동이 불가능해 번식이 타 조개들보다 어려운데 이를 커버하기 위해 처음 태어났을 땐 수컷, 7~8년 정도 성숙한 후엔 자웅동체, 그 후엔 암컷이 되는 성전환을 하는 특이한 특징을 지녔다.

 

자웅동체지만 달팽이처럼 스스로 수정은 불가능해 이렇게 정자를 배출해 다른 개체들과 짝짓기를 하며 특이하게도 같은 종류뿐만 아니라 다른 종류의 조개와도 번식이 가능하다.

 

55b07d9c042e0b0421a646ca82c07df8_758163.jpg

 

오늘은 식인조개라는 억울한 별명이 붙은 대왕조개, 거거에 대해 알아보았다. 재밌게 봤다면 가기전에 개추 한 번씩만 부탁한다.

 

 

ㅂㅂ

 

비보북제로의 최근 게시물

동물·식물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