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수 (포항코치)가 바라보는 박주영평가

단군조선 작성일 07.01.08 19: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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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삭포 바비킴분입니다...^^



김병수....흔히들 비운의 축구천재 라고 들 많이하죠....^^







[펌] 김병수(포항코치)가 바라보는--박주영 평가

바비킴 | 2005·09·15 15:03 | HIT : 3,735 | VOTE : 101 |


축구천재와 축구천재에 대해 이야기하다

천부적인 축구센스, 환상적인 드리블, 높은 득점력, 놀라운 순발력, 수준급의 킥능력(프리킥 포함)을 모두 갖춘 국내선수. 그래 맞다. 바로 '축구천재'라 불리는 박주영이 곧바로 떠오른다. 모든 언론사들이 박주영에게 '천재' 칭호를 붙여주며, 소위 말하는 '띄우기'에 한창이다. 그러나 유럽 빅리그의 괴물들과 비교하며 '아직 멀었다'라는 주장을 펴는 축구팬들도 없지는 않다. 그렇다면 박주영은 과연 현재 어느 정도의 레벨에 서있고, 어느 정도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을까?

필자는 박주영의 활약상을 지켜보면서, 어느 순간부터 과거의 어떤 선수가 한 명 떠올랐다. 바로 '비운의 천재' 김병수 현 포항 코치. 비록 그가 부상으로 팬들에게 제 기량을 펼쳐보이지 못했지만, 아직도 축구팬들이 소주잔을 기울일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왕년의 축구천재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일본 웹까지 뒤져가며 김병수의 선수시절 화려한 모습을 찾아 해맸던 축구팬들은 필자 이외에도 분명 많을 것이다.

쓸데없이 긴 서론은 이제 접고, 이론적인 전문가가 아닌 왕년의 천재의 눈에 비친 현재의 축구천재 박주영의 모습은 어땠을까? 김병수 코치와 박주영에 대한 솔직하고 과감한 이야기를 주고받아봤다.


(필자와 김병수 코치는 나름의(?) 친분관계가 있다. 질문과 답변의 형식으로 나는 '심', 김병수 코치는 '김'으로 표시해 이야기를 전개하겠다)

* 심 - 솔직히 (박)주영이가 잘하긴 잘하는데. '천재' 소리를 들을 만큼 대단한 기량을 보유하고 있습니까?


* 김 - 결과만 놓고 본다면 '천재'라고 불리는 게 전혀 무리가 아니지. 깔끔한 피니시 능력은 국내 선수 가운데 역대 최강이라고 할 수 있어. '축구는 골로 말한다'라는 말이 있잖아. 가장 중요한 게 골인데, 주영이는 골을 잡을 줄 알아.

* 심 - 그렇다면 주영이가 골을 잘 잡아내는 데에, 어떤 특출한 능력이 가장 크게 발휘가 되는 건가요?

* 김 - (박주영은) 스피드도 있고, 키핑력도 있어. 공격수로서의 거의 모든 부분이 수준급 이상이야. 그리고 내 생각에 주영이가 골을 많이 넣을 수 있고, 천재라고 인정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드리블 때문이야.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주영이는 '슈팅을 위한 드리블'을 해. 대부분의 선수들이 '드리블을 위한 드리블'을 많이하는데 비해, 주영이는 불필요한 움직임은 최소화 하고 슈팅 공간을 만들 수 있는 드리블을 할 줄 알아. 그게 바로 주영이만이 가진 감각이라고 할 수 있지.

* 심 - '드리블을 위한 드리블'이 아니라 '슈팅을 위한 드리블'이라. 알 듯 모를 듯 한데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주세요.

* 김 - 일단 주영이의 드리블은 간결해. 국내에도 드리블을 잘 하는 선수들이 많아. 하지만 아쉽게도 그들은 화려하기는 하지만 실리추구를 잘 못해. 예를 들어 사이드에서 아무리 선수를 많이 제쳐도 득점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지. 하지만 주영이는 화려함 보다는 간결한 드리블로 슈팅찬스를 엿봐. 드리블의 강약을 조절할 줄 알고, 슈팅타임은 거의 반템포 빠르게 가져 가. 말이 반템포지, 축구에서 반템포가 골이냐 아니냐를 결정짓는 긴 시간인 건 알고 있지? 아무튼 주영이에게는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는 '간결한 기술'이 자신의 몸에 배어 있어.

* 심 - 아무튼 형(김병수)도 주영이를 천재로 인정하는군요. 하지만 주영이가 보완해야될 점도 물론 있을텐데요. 솔직하게 콕 집어서 말씀 좀 해주세요.

* 김 - 일단 파워가 좀 떨어져. 모 감독의 말처럼 '훅 불면 날아갈 것 같은' 정도는 분명히 아니지만,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파워를 더 키워야 해. 그리고 개인적으로 볼 때 스피드 가감조절을 할 줄 알았으면 해. 주영이가 돌파력을 갖추고 있고, 득점력도 매우 높은 건 사실이야. 하지만 스피드의 변화로 상대를 제압하는 모습은 거의 보여주질 못하고 있어. 내 생각에는 센스가 있기 때문에 스피드 변화능력도 키울 수 있다고 보는데, 아직 국내에서는 자신의 현재 스타일로도 통하니까 시도를 안하는 것 같아. 파워를 좀 더 높이고, 스피드의 가감조절로 수비수를 혼란시킬 수 있다면 주영이는 더 큰 괴물이 될거야.

* 심 - 말씀하시는 것 보니까 주영이가 여기서 만족하면 절대로 안된다는 뜻이 통하는 것 같은데, 주영이의 해외진출 시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요?

* 김 - 해외진출이야 빠르면 빠를수록 좋지. 하지만 무턱대고 빅리그로 가는 것은 반대야. 앞서 말했듯이 주영이의 실력을 천재라고 평가해도 좋아. 그러나 우리가 유럽리그의 수준을 가끔 너무 낮게 보는 경향이 있다는 게 문제야. 냉정하게 말하면 주영이는 현재 빅리그에 갈 실력은 못 돼. 주전으로 뛸 수 있는 팀, 자신의 기량을 곧바로 더 끌어올릴 수 있는 리그로 가서 경쟁력을 키워야 돼.

* 심 - 유럽의 리그에 대해서 말씀하셨잖아요. 그렇다면 빅리그라 평가받는 잉글랜드 프레미어리그로 옮긴 이영표와 박지성의 레벨이 박주영보다 더 높다는 뜻인가요?

* 김 - 당연하지. 현재로서는 이영표와 박지성의 기량 레벨이 박주영 보다는 한 수 높은 게 사실이야. 이 친구(영표-지성)들이 크게 빛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그렇지, 제 포지션에서 최강자가 되지 못했으면 잉글랜드로 갈 수 없었을 거야. 물론 개인적으로 주영이가 영표나 지성이보다 더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은 해. 그러나 영표와 지성 정도의 레벨이 될려면 좀 더 기량을 업그레이드 시켜야돼.

* 심 - 주영이가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스트라이커, 공격형 미드필더, 윙포워드까지 소화를 하고 있는데요. 형 개인적으로 보실 때, 어떤 포지션이 가장 적합한가요?

* 김 - 딱 잘라 말해서 스트라이커. 물론 투 스트라이커를 받치는 역삼각형 아래 꼭지점의 미드필더나 윙포워드로서도 주영이가 잘하기는 해. 그렇지만 주영이의 가장 큰 장점은 뭐니뭐니 해도 골을 잡아내는 능력이야. 이 능력을 극대화시켜서 어떤 상대를 만나도 골을 터뜨릴 수 있는 선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야. 솔직히 주영이가 찬스메이킹을 하는 미드필더로 나서기에는 전문적인 플레이메이커보다 패싱력이 떨어지고 시야가 조금은 좁아. 그리고 윙포워드도 그렇게 적합해 보이지는 않아.

* 심 - 형이 생각하실 때, 현재 국내에서 주영이 만큼 공을 잘차는 선수는 없는 건가요?

* 김 - (한 번 크게 웃으면서) 공 잘차는 선수들은 정말 많아. 내가 2군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지만, 2군 무대에서도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꽤 있어. 하지만 공 잘차는 것과 축구를 잘하는 것은 엄연히 말하면 달라. 주영이의 경우, 공도 잘차지만 축구를 정말 잘하지. 경기분위기를 감지해내는 능력과 골이 필요할 때 해결해주는 능력,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는 능력 등 어린 나이에 걸맞지 않게 축구에 대한 전반적인 분위기를 몸이 알고 있어. 때문에 '천재'라는 소리를 듣는 거야.

* 심 - 그렇다면, 현재 주영이가 축구선수로서 어느 정도 완벽해졌다고 생각해요?

* 김 - 솔직히 주영이에게도 안좋은 습관들이 분명히 있을 거야. 그게 표면화 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모든 선수들이 그렇듯이 분명히 약점은 있어. 완벽한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강점을 잘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약점을 잘 커버하고 감추는 것도 중요해. 그런 의미에서 주영이가 아직은 완성된 선수라고 평가되기는 힘들어. 기사를 통해서 봤었는데, 주영이가 아이큐가 매우 좋다면서. 똑똑한 녀석이니까 주영이 스스로가 이런 점들을 잘 알고 있을 거야.

* 심 - 마지막으로 주영이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 좀 해주세요.

* 김 - 주영이에게 개인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딱 2가지야. 먼저 '착각하지 마라!'. 분명히 현재 K리그에서는 주영이가 가장 눈에 띄는 선수야. 그렇지만 '배울 게 없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해. 산전수전 다 겪은 선수가 경기를 잘 치르잖아. 주영이도 항상 배우는 자세로 이런 경기 저런 경기 다 뛰면서 좋은 일 나쁜 일 다 겪어봐야 돼. 그리고 2번째는 '부상을 당하지 말라!'. 부상 당하지 않는 것도 실력이야. 솔직히 나는 그런 면에서는 천재라고 불리는 게 부끄럽고 미안해. 부상을 당하게 되면, 머리속의 그림이랑 실제 그림이랑 같아지지가 않아. 머리속에는 내가 멋진 슛을 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볼이 몇 걸음이나 앞에 있어. 부상에 대해서 절대로 방심하지 말고, 계속해서 '천재' 소리를 꾸준히 들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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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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