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무대 진출 이후 처음으로 퇴장을 당한 이영표(31,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현지 언론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이영표는 15일(이하 현지시각) 홈 경기장인 시그널 이두나에서 벌어진 에네르기 코트부스와의 분데스리가 20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장했다. 왼쪽 풀백으로 나온 이영표는 전반 31분 코트부스의 카다스 아탄에게 골을 내준 것을 제외하고는 안정된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이영표는 후반 추가 시간에 상대팀 공격수 사보 파비세비치의 배를 차는 거친 태클을 하며 주심에게 퇴장 판정을 받았다.
2000년 안양에서 프로축구선수 생활을 시작한 이영표에게 퇴장은 처음 있는 일이다. 영리하고 매너 좋기로 소문난 이영표는 수비수로 활약하면서도 단 한번도 다른 선수에게 해를 가하거나 고의적인 파울을 한적이 없었다. 이영표는 퇴장에 대해 억울함을 표출했다. 그는 경기가 끝난 후 <빌트>지와의 인터뷰에서 “상대방을 전혀 보지 못했다. 절대 퇴장감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이영표는 고의가 아니라고 했지만, 현지 언론의 반응은 좋지 않다. <빌트>는 “클롭(도르트문트 감독)의 쿵푸 리 퇴장”이라는 제호를 단 기사에 이영표가 파비세비치의 배를 가격하는 사진을 실었다. <빌트>는 “이영표는 마치 브루스 리처럼 쿵푸 스텝을 밟고 공을 항해 날아갔지만, 파비세비치를 가격하고 말았다”고 평했다. 이영표와 이소룡의 성이 같은 것에 착안해 야유를 가한 것이다.
<데 카겔스피겔>도 이영표의 행동을 비난했다. <데 카겔스피겔>은 도르트문트와 코트부스와의 경기 기사의 제목을 “신념 없는 쿵푸킥”이라고 붙이며 이영표의 행위에 직접적으로 비판을 가했다. 이영표의 퇴장 상황에 대해서는 그저 상황을 묘사하는데 그쳤지만 심판의 판정이 지극히 정상이라는 생각을 기저에 깔고 있었다. 이영표의 항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할테르네르 자이퉁>은 코트부스전에서 퇴장을 당한 이영표에게 3.5점이라는 평균적인 평점을 부여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것은 포백중에 가장 좋은 평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