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감독 첼시감독 겸임

--;; 작성일 09.02.17 18: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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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밝아진 팀 분위기

팬과 언론에 공개된 이번 훈련은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이 훈련에서 히딩크는 경고 누적으로 애스턴 빌라전에 나설 수 없는 애슐리 콜 대신 파울루 페헤이라를 레프트백을 시험 기용했고, 네덜란드 리그 출신의 살로몽 칼루가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루이스 펠리피 스콜라리 감독의 총애를 받았다며 조직 와해의 주범으로 꼽혔던 미드필더 데쿠도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으로 자신의 기술을 과시했다.

첼시의 정신적이 지주이자 에이스인 미드필더 프랭크 램파드 역시 "히딩크 감독이 첼시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첼시의 좋은 분위기는 히카르두 콰레스마, 프랑코 디 산토, 미로슬라프 스토크 등 1군 선수들이 뛴 포츠머스와의 리저브 경기 6-0 완승으로 이어졌다. 첼시는 다시 이전과 같은 압도적인 강함을 되찾고 있는 모습이다.

▲ 선수단 유연화…어린 선수에게 기회

리저브 경기도 챙긴 히딩크 감독은 "미래가 기대되는 어린 선수들을 보는 것은 아주 흥미로운 일이다. 1군 스쿼드가 확립된 빅클럽이라도 어린 선수들을 위한 자리를 언제나 남겨둬야 한다. 수석 코치 레이 윌킨스와 나는 때가 되면 언제든 그들을 투입하는 것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며 닫혀있던 첼시 1군 스쿼드에 패기를 불어넣어 유연화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로 21살인 맨시엔이 지난 왓퍼드전에 선발 출격했다.

히딩크 감독이 왓퍼드와의 FA컵 경기에 앞서 가진 미팅에서 "(내가 오지 않았어도) 첼시의 스쿼드는 이미 강하다"며 자신감을 불어넣어준 히딩크 감독은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어 선수단의 긴장감을 푸는 것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스콜라리 경질에 결정타였던 헐 시티와의 리그 홈 경기에서 무기력하게 비겼던 첼시는 히딩크 감독이 지켜본 가운데 치른 왓퍼드와의 FA컵 16강전에서 3-1 완승을 거뒀다.

라이트백 포지션에 깜짝 출격했던 신예 마이클 맨시엔은 경기가 끝난 뒤 히딩크 감독의 작은 조언이 벌써부터 팀을 바꿔놓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히딩크는 스콜라리 체제에서 두 풀백이 모두 공격적으로 나선 것이 수비 불안을 야기했다며 한 명의 풀백은 반드시 수비 진영에서 공간을 커버하라고 지시했다.

▲ 드로그바-아넬카 동시 활용…투톱 시스템으로 전환

그리고 디디에 드로그바와 니콜라 아넬카는 투톱을 이뤄 경기에 나섰다. 공존 논란에도 불구하고 아넬카는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드로그바는 클럽의 전형이 투톱 시스템으로 바뀐 것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시즌 초반 부상에 시달렸던 드로그바는 아넬카에게 주전 자리를 내준 뒤 출전 시간이 크게 줄어들었고, 이는 컨디션 저하로 이어졌다.

"나처럼 네 달 가까이 벤치에 있다보면 부상에서 돌아와도 다시 부상을 입기 쉽다. 컨디션을 끌어올리려면 경기를 뛰는 것이 좋다. 훈련도 좋은 수단이지만 90분 경기를 소화하는 것이 더 좋다."

아넬카 역시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함께 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우리는 같이 제대로 뛰어본 적도 없다. 왓퍼드 전의 마지막 20분(아넬카의 골은 75분과 77분, 90분에 기록됐다)은 최고였다. 이번엔 내가 골을 넣었지만 다음엔 디디에의 차례가 될 것"이라며 그동안 포지션 경쟁자였던 드로그바와 함께 뛰는 것에 만족감을 전했다.

▲ 애스턴 빌라와 첫 대결

히딩크는 부임 이후 며칠 만에 많은 것을 바꿔놨다. 루이스 펠리피 스콜라리의 경질은 분명 클럽의 시즌 운영에 있어서 섣부른 판단이었음에 분명하지만, 영리한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흔들리는 팀을 수습하고 끌어올리는데 가장 탁월한 역량을 지닌 히딩크 감독의 단기 영입이라는 묘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아브라모비치가 염려했던 것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나서지 못하는 것이다. 첼시는 애스턴 빌라에게 본선에 직행할 수 있는 3위 자리를 빼앗겼고, 5위 아스널과 6위 에버턴도 매섭게 추격하고 있다.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맞대결에서 승리를 내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과의 크게 격차가 상황에 첼시가 우선 잡아야 하는 것은 애스턴 빌라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히딩크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처음 상대하게 된 것이 바로 그 애스턴 빌라(51점)다. 두 팀간의 승점 차는 2점에 불과하고, 첼시(49점)는 이 맞대결에서 승리할 경우 다시 3위 자리를 탈환할 수 있다.

과연 빌라 파크 원정에 나서는 히딩크의 첼시호가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올 수 있을까? 5개의 메이저 트로피를 챙긴 주제 무리뉴, '트리플 러너업'의 아브람 그랜트, 월드컵 우승의 스콜라리에도 만족하지 못한 아브라모비치를 히딩크는 만족시킬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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