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일본 이치하라 임해체육관에서 열린 '신일본킥복싱 슈퍼킥' 대회에서 이변이 연출됐다.
한국의 무명 고교생이 신일본킥복싱 전 플라이급 챔피언(현 랭킹 1위) 코시가와 다이키(25, 일본)를 1라운드 30초만에
하이킥으로 KO시킨 것.
이변의 주인공은 현재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권범천(17, 대전투혼체)이다. 권범천은 왼쪽 훅에 이은 하이킥을 코시가와
에게 성공시키며 경기장을 술렁이게 만들었다.
권범천은 출전한 네 명의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승리를 거두며 한국 입식격투기의 신성 탄생을 예고했다.
또한 17세의 어린 나이로 신일본킥복싱 첫 번째 프로 원정경기에서 전 챔피언을 상대로 단 시간에 KO승을 거뒀다는 것도
돋보인다.
4전 전 몸이 약해서 아버지 손을 잡고 함께 체육관 문을 두드렸다는 권범천은 2007년 일본에서 열린 '제 1회 국제 주니어
대회'를 시작으로 일본의 48kg급, 50kg급, 53kg급 주니어챔피언을 각각 꺾으며 대회 관계자들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권범천은 어린 나이와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격투기 센스로 한국과 일본의 격투기 관계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한국과 일본의 크고 작은 여러 대회에서 7연승을 이어가며 순항 중이다.
음종국 관장은 자신의 제자에 대해 "범천이는 가르쳐 준 것에 대해 습득이 매우 빠르다. 또한 스텝이 빠르고 중심이동이
안정적이라 카운터펀치를 잘 구사한다.
과감한 경기 스타일과 뛰어난 콤비네이션도 그의 승리요인에 한 몫 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회가 끝난 후 다시 학교로 돌아와 학생의 본분인 공부에 매진 중이라는 권범천의 꿈은 범죄를 소탕하는 검사와 킥복싱
챔피언이 되는 것이라고. 권범천은 현재 공부와 운동 두 가지를 병행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음종국은 "오는 5월에 홍콩 선수들과 기술 교류차원으로 맞붙게 하고 싶다. 하지만 지난번의 패배로 발칵 뒤집혀진(?)
일본 쪽에서 도전이 오지 않겠는가"며 "범천이가 지금 상태에서 자만하지 않고 꾸준하게 열심히 운동을 한다면 2, 3년 안에
한국을 대표할 또 한 명의 스타파이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