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올 시즌 강력한 메이저리그 '재기상'과 '사이영상' 후보로 손꼽히고 있는 왼손투수 크리스 세일(35. 애틀랜타)이 "올스타전에 참가는 하지만 던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일은 지난 주말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경기에 앞서 가진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는 1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에서 열리는 2024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참가는 하지만 던지지는 않을 계획을 털어놨다. 15일 경기에 선발 등판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메이저리그는 세일의 대체자로 필라델피아 투수 크리스토퍼 산체스(28)를 올스타 명단에 포함시켰다. 선발투수인 산체스는 올 시즌 총 18경기에 나와 7승 4패 평균자책점 2.96의 호투를 펼치고 있다. 산체스의 합류로 필라델피아는 총 5명의 투수가 올스타전에 참가하게 됐다. 이는 역대 최다 규모다.
미국 플로리다주 출신인 세일은 지난 2010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빅리그 첫 두해는 적응기를 거치느라 이렇다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2012년 시즌 17승 8패 평균자책점 3.05를 기록하며 단숨에 팀의 에이스로 급성장했다.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승리를 7시즌 연속 기록할 만큼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왼손투수로 군림했다.
이 기간 동안 올스타에 7번이나 선정되는 등 팬들의 사랑과 인기도 듬뿍 받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사이영상은 단 한 차례도 수상하지 못했다. 2017년 시즌 17승 8패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하고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른 것이 가장 좋은 기록이었다.
세일은 2017년 보스턴으로 이적한 후에도 첫 두 해는 17승과 12승을 올리며 리그가 바뀌어도 여전한 실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2019년부터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2021년 단 9경기에 등판해 5승 1패에 그친 세일은 2022년에는 단 2경기에 나온 뒤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해에도 20경기에 등판했지만 6승 5패 평균자책점 4.30으로 좋지 못했다. 때문에 리그에서 "세일의 전성기는 끝났다"는 말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올 시즌 애틀랜타로 이적한 뒤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그는 16일 현재 올 시즌 총 18번 선발 등판해 13승 3패 평균자책점 2.70의 빼어난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 5승만 더 추가하면 자신의 커리어 하이 기록이 된다. 세일의 13승은 메이저리그 다승부문 1위 기록이다.
나이 35세에 자신의 커리어 하이 페이스를 써 내려가고 있는 세일은 메이저리그 '올해의 재기상'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지금의 페이스가 시즌 끝까지 이어진다면 지금껏 단 한 번도 수상하지 못했던 '사이영상'까지 수상 확률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