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할 타자 전멸, 우려가 현실로…日 센트럴리그 초유의 2할대 타격 1위 '충격'

빈손이아니야 작성일 24.08.06 18:2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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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일본 센트럴리그에서 3할 타자가 사라졌다. 유일하게 3할을 넘기던 타자가 규정 타석에 미달하면서, 순위표에서 자취를 감춘 탓이다.

5일 현재 타격 1위의 타율은 0.297에 그친다. 이대로 가면 사상 처음으로 2할대 타격왕이 나올지도 모른다. 역대 수위 타자 중 최저 타율은 0.307이었다. 1962년과 2023년 두 차례 나왔다.

이제까지 센트럴리그 타격 1위는 0.315를 치던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외국인 타자 도밍고 산타나였다. 그런데 그가 지난달 6일 왼쪽 발바닥 염증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공백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하게 됐다. (산타나는 지난 2일부터 2군 경기에 출장하면서 복귀 시점을 재고 있다.)

그러면서 2위였던 마루 요시히로(요미우리)가 선두로 올라섰다. 3할에 3리 부족한 상태다. 그나마 2할 9푼대도 3명 밖에 없다. 2위가 0.294의 호소카와 세이야(주니치), 3위는 0.290의 고조노 가이토(히로시마)다.

퍼시픽리그는 그래도 좀 낫다. 두 명이 3할을 지킨다. 소프트뱅크의 곤도 겐스케가 0.323으로 부동의 1위다. 다음은 좀 불안하다. 지바 롯데의 사토 도시야가 0.300으로 턱걸이하고 있다. 실제 타율은 0.2996…이다. 반올림 덕에 3할로 보일 뿐이다.
타율만이 아니다. 애잔하기는 홈런 숫자도 마찬가지다. 20개를 넘긴 타자가 이제야 나왔다.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가 지난 주말 경기에서 기록했다.

물론 애런 저지(40개)나 오타니 쇼헤이(33개)가 활약하는 메이저리그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 20개 이상 타자가 11명이나 되는 KBO리그보다도 한참 뒤진다. 1위는 32개를 친 맷 데이비슨(NC)이다.

반면 일본 투수들은 기세가 등등하다. 특히 센트럴리그의 경우는 더 심하다. 1점대 평균자책점(ERA)으로는 명함도 내밀기 어렵다. 1위가 되려면 0점대를 유지해야 한다. 히로시마의 선발 오세라 다이치(0.85)다. 그 뒤로 무려 6명이 1점대를 기록 중이다.

퍼시픽리그는 조금 다르다. 1점대가 1명뿐이다. 쿠바 출신의 리반 모이넬로(소프트뱅크)가 1.55로 선두를 지킨다.

그러다 보니 투수 쪽 기록은 풍년이다. 그 어렵다는 ‘매덕스 게임’이 속출한다. 올 시즌 벌써 7번이나 나왔다. 니혼햄의 이토 히로미는 혼자서 두 번이나 해냈다. 투구수 100개 미만으로 9이닝을 완봉하는 경기다. 명예의 전당 투수 그렉 매덕스의 트레이드 마크(13회 달성)였다.

 

NPB는 올 해 극심한 투고타저 현상을 겪는 중이다. 이유에 대한 분석이 분분하다. 가장 우세한 것이 공인구에 대한 문제다. 반발력이 예전과 다르다는 얘기다. 흔히 ‘날지 않는 볼’이라고 표현한다.

특히 현장의 선수나 감독, 코치가 체감하는 정도가 크다. 홈런 20개를 친 무라카미는 “타구 속도와 비거리가 비례하지 않는 것 같다”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처음 맞아 나갈 때의 느낌만큼 멀리 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는 공인구 제작사인 M사의 모델이기도 하다.

비슷한 말을 하는 타자들이 많다. “예전 같으면 넘어가야 할 타구가 펜스 앞에서 잡히는 경우가 많다”, “타구음도 뭔가 둔탁해진 느낌이다” 같은 소리도 자주 나온다.

리그 사무국에서는 한사코 부인한다. “선수 노조가 입회한 상태에서 공인구의 반발력을 검사했다.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투수력의 향상을 이유로 꼽는 전문가도 있다. 현역 시절 타격 3관왕을 두 차례나 차지했던 오치아이 히로미쓰는 “최근 몇 년 사이 좋은 투수들이 많이 나왔다. 공도 빠르고, 변화구도 진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 때는 140㎞면 빠른 편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150㎞도 흔하다. 여기에 횡으로, 종으로 변하는 다양한 구질이 등장했다. 타자들이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면서 “또 투수 운용도 달라졌다. 강한 공을 던지는 불펜 투입이 빨라졌다. 후반으로 갈수록 더 치기 힘들어진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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