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어깨를 다쳐 부상자 명단(IL) 등재 기로에 서 있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다가올 FA 시장에서 1억달러 이상의 계약을 끌어낼 후보로 평가받았다.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이 21일(이하 한국시각) 게재한 '이른 2024년 FA 랭킹, 후안 소토 그리고 그밖의 선수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하성은 총액 1억~2억달러 수준에서 FA 계약을 할 선수로 꼽혔다.
기사를 쓴 카일리 맥다니엘 기자는 '티어 1(Tier 1)'에 뉴욕 양키스 후안 소토, '티어 2'에 볼티모어 오리올스 코빈 번스를 각각 선정한 뒤 '티어 3'에 김하성을 비롯해 야수 5명과 투수 3명을 선정했다.
야수에는 휴스턴 애스트로스 3루수 알렉스 브레그먼, 뉴욕 메츠 1루수 피트 알론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3루수 맷 채프먼, 밀워키 브루어스 유격수 윌리 아다메스, 그리고 김하성이 뽑혔고, 투수로는 샌프란시스코 블레이크 스넬,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맥스 프리드, LA 다저스 잭 플레허티가 이름을 올렸다.
기사에는 거론한 순서의 기준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예상 몸값에 따라 배열할 것으로 보인다. 즉 야수 5명 가운데 브레그먼이 최고액, 김하성이 최저액 계약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물론 1억~2억달러 사이에서다.
맥다니엘 기자의 이같은 예측치는 올초 디 애슬레틱 통계전문기자 데니스 린이 김하성과 샌디에이고의 연장계약 조건인 '7년 1억3000만~1억5000만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올시즌 공격 수치가 커리어하이를 찍은 작년 만큼 나오지 않고 있음에도 김하성의 시장 가치가 별로 하락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읽힌다.
김하성과 함께 FA 유격수 '톱2'로 꼽히는 아다메스에 대해 맥다니엘 기자는 '4시즌 연속 WAR 3~5를 기록 중인데 이는 평균 이상의 공격력을 가진 유격수임을 나타낸다. 29세를 앞두고 있는 그는 최소 5년 및 1억달러 이상을 확보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하성은 아다메스보다 나이가 1개월이 어리고 비슷한 공격 및 수비 능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김하성과 아다메스가 FA 시장에서 비슷한 '몸값'을 받아낼 공산이 크다는 소리다.
그러나 김하성은 아다메스에 대비되는 강점을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바로 내구성(durability)로 상징되는 건강이다.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MLBTR)는 이날 김하성의 MRI 검진 소식을 전하며 '김하성은 메이저리그에서 4년 연속 부상자 명단(IL) 등재를 피해 왔다. 그런 내구성은 다가오는 오프시즌 FA 시장에 나가는 28세의 김하성의 셀링 포인트(selling point)가 될 것'이라며 '계약서상 김하성은 내년 800만달러 상호옵션을 갖고 있는데, 200만달러의 바이아웃이 걸린 이 옵션을 포기하고 장기계약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202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김하성은 지금까지 한 번도 IL에 오른 적이 없다. 숱한 허슬플레이와 부상 위험이 도사리는 상황에서도 하루 이틀 쉰 적은 있어도 일주일 이상 결장하는 IL 신세를 지지는 않았다. 다만 이번에 다친 오른쪽 어깨 상태가 MRI 검진서 대체로 괜찮다는 1차 소견이 나왔지만, 추가적인 분석에서 IL 등재를 권고할 수도 있다.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김하성의 MRI 결과에 대해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상태가 양호하다. 조심스럽지만, 대체적으로 괜찮은 상태"라면서도 "그러나 앞으로 어떻게 할지 나온 스케줄은 없다. 무엇보다 이런 부상은 항상 훨씬 더 악화될 수 있다. 처음 진단에서 이렇게 나온 것은 꽤 만족스러우나 계속해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쨌든 현지 유력 매체로 꼽히는 ESPN이 김하성을 1억달러 이상의 FA로 평가한 것은 시즌 막판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