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골잡이 황희찬(28·울버햄프턴·사진)이 갑자기 찾아온 추위에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불과 몇 개월 전에 커리어 하이를 찍었던 그가 길어지는 침묵 속 시즌 첫 결장했다.
울버햄프턴은 21일 영국 버밍엄 빌라 파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애스턴 빌라에 1-3으로 역전패했다.
개막 팡파르가 울린 이래 1경기도 승리하지 못한 울버햄프턴(1무4패)은 에버턴과 함께 공동 꼴찌가 됐다.
이날 황희찬은 벤치 명단에는 이름을 올렸으나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직전 경기까지 선발과 벤치를 오가며 꾸준히 출전했던 황희찬의 시즌 첫 결장이다.
황희찬이 부상과 같은 변수 없이 경기에 뛰지 못한 것은 지난해 4월 노팅엄 포리스트전 이후 1년 5개월 만의 일이다.
황희찬의 결장은 역시 최근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 시즌 EPL 진출 이후 최고의 활약(12골·4도움)을 펼쳤던 황희찬은 이번 시즌 1골도 넣지 못하는 것은 물론 슈팅조차 좀처럼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황희찬이 이번 시즌 기록한 슈팅 갯수는 단 1개다.
황희찬이 예년 같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출전 시간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아스널과 개막전에선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첼시전(60분)과 노팅엄전(30분), 뉴캐슬 유나이티드전(19분) 등 경기를 치를 수록 그라운드를 누비는 시간이 감소했다. 황희찬이 오랜만에 선발 출전했던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과 카라바오컵 3라운드에서도 기대에 못 미치자 아예 출전 기회를 잃고 말았다.
황희찬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울버햄프턴 소식을 주로 전하는 지역매체 ‘몰리뉴 뉴스’는 “황희찬은 이런 경기력으로 선발에 나설 수 없다. 이번 시즌 울버햄프턴 최악의 선수”라고 혹평했다. 영국판 ‘디애슬레틱’은 아예 “황희찬이 겨울이적시장이 열리기 전까지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시간은 3개월”이라며 “1군에서 자리를 찾지 못하면 새로운 협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이적설까지 내놓았다.
일각에선 그가 쉴 틈 없이 달려왔던 2023~2024시즌의 여파로 짚고 있다.
황희찬은 큰 부상 없이 시즌을 마쳤으나 아시안컵까지 병행하느라 충분한 휴식을 가지지 못했고 이번 시즌 어려움을 겪는다는 해석이다.
황희찬의 부진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도 있다. 황희찬은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오만 원정에서 골을 넣으며 골 감각이 살아있음을 보였다.
황희찬이 오만전처럼 충분한 공간이 주어지는 중앙에서 득점에 집중할 수 있다면 반등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