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츠 밑단 사이, 살짝 보이는 가는 발목
좋은 햇살에 빳빳하게 말린 스트라이프 셔츠와 팔꿈치에 스웨이드를 덧댄 영국풍 재킷에 501리바이스 진 팬츠를 입은 그가 의자에 앉아 무심히 다리를 꼬았을 때, 난 보았어요. 화이트 캔버스, 건강하게 그을린 까무잡잡한 복숭아뼈,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살짝 올라온 양말, 그리고…!! 진 팬츠 밑단 사이로 보이는 선명한 실루엣의 가는 발목. 이것으로 승부는 끝이죠. 화이트 셔츠 아래로 보이는 팔뚝의 힘줄은 직접적인 남성성의 표현이라면, 팬츠 밑단 사이로 보이는 가는 발목은 간접적이지만, 강력한 섹스어필이죠. <보그> 패션 에디터/ 이정금
타이트하게 피트되는 수트
일요일이라 하루 종일 나를 기다리던 남자. 몸에 타이트하게 피트되며 흘러내리는 이브 생 로랑의 블랙 수트를 입고 날렵한 몸매에 딱 맞는 재킷과 군더더기라고는 찾아보려야 찾아볼 수 없는 섹시한 실루엣의 팬츠(바지 속 남성의 힘을 상징하는 그것마저 궁금케 하는), 그리고 심플하게 포장한 꽃다발과 함께 그에게서 살포시 묻어나는 샤넬 옴므의 알뤼르 스킨 냄새. 영화 <알피>의 섹시한 드라이버 주드 로보다, 모성 본능을 자극하는 눈빛의 에두아르도 노리에가보다, 사랑스러운 입술의 애시튼 커처보다 나를 자극하는 그의 공감각적인 섹스어필은 저를 자극하기에 충분했죠! <보그 걸> 패션 에디터/ 전효진
일에 빠진 남자의 화이트 셔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남자의 옷차림을 이야기하자면 뭐니 뭐니 해도 화이트셔츠를 입는 모습. 화이트 셔츠의 소매를 걷어 올리고, 일에 빠져 있는 남자…. 걷어 올린 소매 밑으로 드러난 팔뚝의 도드라진 힘줄과 뒤에서 봤을 때 슬쩍 보이는 굳건한 견갑골…. 그런 게 매력적이죠. <화양연화>의 양가위나 <에로스>의 장첸이 입은 화이트 셔츠…. 유치한 드라마 같은 데 보면 그런 거 나오잖아, 밤 늦게 서재에 틀어박혀 일하고 있는 남편을 유혹하는 밝히는 마누라…남자가 자기만 쳐다보는 해바라기 같은 여자에게 싫증을 느끼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자도 일에 빠져서 자기에겐 관심도 없는 남자를 볼 때 묘한 도전 정신 같은 것, 승부욕 같은 걸 느껴요.
패션 에디터/ 심정희
군살 없는 팔목에 절묘하게 매치된 시계
자동차 핸들을 능숙하게 한 번에 돌리며 터프하게 후진하던 그 남자. 그의 운전 솜씨도 당연히 멋져 보였지만 나의 시선을 머물게 한 곳은 바로 핸들을 잡고 있는 그의 손이었다. 게다가 시크한 프라다 셔츠와 크로노 스위스의 시계가 너무 절묘하게 어울려 섹시해 보인 그의 팔목까지. 투박한 느낌의 거친 남자 손도 아닌… 그렇다고 여자 손처럼 마디마디 군살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가늘고 긴 손가락도 아닌…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에서 가죽 밴드를 찬 김주혁의 손이나 <내 이름은 김삼순>의 핑크 셔츠를 입고 있는 현빈의 손과 팔목 정도라고 할까? 내가 그리는 이상적인 남자의 손과 팔목이 내 몸에 닿는다면 생각만 해도 묘한 전율이 흘러요. <얼루어> 패션 에디터/ 김은아
느슨하게 풀어 헤친 넥타이
군더더기는 생략한 듯 마르고 단단한 몸매의 남자가 프라다 스타일의 슬림한 수트를 무심하게 걸친 모습. 여기서 빳빳하게 잘 다린 깨끗한 칼라(남자의 G-Spot 중의 하나라고 생각함)의 순도 100% 화이트 셔츠는 이 룩의 필수 불가결한 요소예요. 하지만 포멀하고 경직된 룩이 관능적으로 변모하는 찰나 바로 그의 긴 두 번째 손가락이 매끄러운 실루엣의 타이를 풀어헤칠 때가 아닐까요? 생각만 해도 아찔해요. 타이트하게 묶여 있는 타이의 매듭을 느슨하게 푸는 그 순간의 턱과 목, 그리고 손의 움직임이 너무 유혹적이거든요. 이왕이면 아침 면도를 통해 소년처럼 매끈하게 단장한 그의 턱이 숨 가쁜 하루를 지내는 동안 푸르스름하게 물들어 있다면 더 말할 나위 없겠죠. <오뜨> 패션 에디터/ 변윤정
오히려 클래식한 단정 룩
마크 제이콥스! 고양이처럼 영민한 눈매를 두꺼운 뿔테 안경 뒤에 숨기고, 캐시미어 스웨터와 그레이 컬러 팬츠, 순박한 화이트 컬러 스니커즈를 신은 마크 제이콥스! 트렌드 최전선의 마크 제이콥스와 너무 클래식하다 못해 고루해 보이는 옷차림의 결합처럼, 반전의 묘미가 있는 옷차림이 남성 패션의 G-Spot이 아닐까? 패션의 홍수 속에 사는지라, ‘트렌드’라는 명목으로 무장한 지나치게 차려입은 모습은 그다지 흥미롭지 않다. 패션 에디터/ 안정아
박시한 티셔츠에서 들어나는 탄력 있는 보디
박시한 코튼 티셔츠를 입었을지언정 살짝 또는 적당히 단련되어 어떤 옷을 걸쳐도 드러나는 탄력 있는 승모근과 대흉근은 묘한 매력을 주죠. 그리고 남성 본연의 아이덴티티를 느끼게 하는 것들, 운동으로 그을렸을 것 같은 까무잡잡한 피부 톤, 옆에서 바라본 날카로운 콧날, 담배를 쥐어 든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 그의 체취와 믹스된 은은하고 시원한 불가리의 향수 내음은 이내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다.
<엘르> 패션 에디터/ 손은영
엉덩이의 골이 살짝 드러난 힙합 팬츠
은근슬쩍 살이 드러난 모습에서 묘한 섹시함과 흥분을 느낀다. 2~3년 전 유럽 출장을 갔을 때 본 그 남자(18~20세일 것임), 깡마른 몸매(굳이 스타일을 말하자면 ‘비 보이’ 스타일)의 그가 후드 티셔츠에 헐렁한 빈티지 리바이스501 데님 팬츠를 입고 걸어가는 모습이란…! 엉덩이(말랐지만 엉덩이가 오리 궁둥이 모양처럼 볼록 튀어나와야만 함)의 골이 살짝 보일 듯 말 듯 엉거주춤하게 걸을 때, 그의 뒷모습을 와락 안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바자> 패션 에디터/ 강은수
홀... 그런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