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줍짢은 반항으로 얼룩졌던 중딩시절.
본인은 정형화된 스포츠머리가 싫어서 구렛나루를 조금 길러더랬죠.
학생주임이 다음주에 장학산가 뭔가가 온다고
학년 전체를 순찰 돌았습니다.
평소에도 지 기분에 따라 애들을 개패듯이 패는걸로 유명한 선생이었는데
(애하나 싸다구 때리다가 고막 나가게 한 사건은 너무나도 유명했죠.)
담배 꼬불치다 걸린 아이, 책 없는 아이, 저처럼 대가리 긴 아이, 그냥 평소에 껄렁껄렁했던 아이, 공부 못하는 아이.
암튼 자기 맘에 안드는 모든 학우들이 불려나왔습니다.
엎드려 뻗쳐 시키고 마대자루로 수십대씩 두들겨 패더니
뒤로 번호를 시키더군요.
"하나.. 둘.. 셋.........열셋... 열넷"
번호가 시작되었습니다.
정확히 15번째에 서있었던 저는 제 차례에 아무 생각없이
"열다"
이렇게 말했고....
그 순간 눈에서 별이 번쩍~
순식간에 양볼 싸대기 크리티컬 콤보와 함께 막말 작렬.
"이 개새X가! 열다? 열다!? 지금 장난하냐?"
싸닥션을 한 십수대는 맞았던것 같네요.
열다섯이라고 말해야 하는데 건방지게 열다라고 말했다는 이유로 전 정말 개 패듯이 맞았죠;;
저 덕분에 지적당한 다른 학우들은 그냥 다들 교실로 무사히 들어갔고...
원래 학교에서 처맞을 때 한 놈이 제대로 걸리면 다른 사람들은 덕보잖아요 ㅋ
암튼 그렇게 수업이 끝나고 집에 돌아갔는데
집안에서 난리가 난겁니다.
양볼이 온통 푸르게 부풀어오른 왠 스머프가 한마리 들어오니까
놀랄만도 하셨겠죠;;
저희 어머니 결코 참으실 분이 아니었습니다.
자초지종을 듣더니.
그대로 학교에 찾아가서 대판 하셨죠 ㅋㅋㅋ
이딴게 체벌이냐?
폭력이지?
어디 당신네집 아들도 잘못하면 이렇게 애를 병신 만들어 놓느냐?
워낙 불같은 분이라....
말리고 말리다가 결국 감당이 안되었던지.
교장의 지시로 결국 학생주임이 제 앞에서 거의 빌다시피 해서 겨우 소란이 끝났습니다.
그후로 학교내에서 저는 이제 언터처블적이 존재가 되었습니다.
아무도 저를 건드리는 선생이 없었다는..ㅋㅋㅋ
저랑 마주치기 껄끄러웠는지 학생주임은 아예 우리반 자체에 들어오지를 못했고...
암튼 졸업할때까지 중딩시절 저의 학창시절은 너무나도 푸르고 청명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장 명랑하고 발랄했던 학창시절을 보냈던것 같네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