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잡지

쿠라라네 작성일 09.12.17 16:2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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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콰이어


아마 첫 구입이 2006년으로 기억한다. 어떤 잡지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단지 호기심에 구입했었다. 남성잡지라는건 알고 있었지만 남성잡지를 한번도 구입 안해봤던 터라 나로서는 미지의 세계에 첫 발을 담그는 셈이었다...

 첫 인상은 실망이었다. 온갖 정신나간 상품광고에 영양가없는 기사들로 채워진 풀 컬러 잡지. 그리고 여자 혹은 약간의 남자 사진들. 이게 에스콰이어에 대한 첫 인상이었다. 그 뒤로 다시는 구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고품질 월간 팜플렛을 매달 눈여겨 보는 기회가 찾아왔으니. 바로 군입대였다. 사회와 격리되어 있다니 보니 상대적으로 군인들은 이런 류의 잡지 혹은 기타 잡지에 탐닉하게 되는데. 그 바닥 상위계층의 잡지중 하나가 에스콰이어 였다.

 몸매를 한껏 들어낸 여자사진이나 융단폭격처럼 실린 상품 광고가 에스콰이어를 보는 이유중의 90% 였지만 가끔 실리는 '있는 척' 하는 주제글이 재밌는것도 한가지 이유였다. '있는 척'이라고 굳이 말한 이유는 기사 자체야 분명 가치있지만 상품광고나 여자사진 혹은 모델들의 틈바구니에 있다보니 아무래도 존재감이 없어보이기 때문이다.

 사실 에스콰이어류의 잡지들에 실리는 이런 기사들의 정말 좋은 점 중의 하나는, 이들 잡지의 기능이 여론 형성이나 조작이 아니기 때문에 정말 '막말'들도 가끔 실린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런 기사들은 정말로 훌륭한 기사들로 놓쳐서는 안될 것 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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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첫 구입은 기억이 안나지만 확실한건 이 잡지 또한 군대에서 질리게 읽어댔다는거다. 에스콰이어와 이 잡지의 차이가 무어냐고 누가 묻는다면 난 'GQ가 알게 모르게 좀더 게이 삘이 난다...'고 답하겠다. 어디까지나 농담으로 두 잡지의 차이는 정말 거의 없다고 본다.

 무엇보다 두 잡지를 섞어서 읽다가 특정기사를 찾을려면 헷갈려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두 잡지가 사실상 이름만 다르다는 증거다. 이 점때문에 엿먹은 적도 많았다.

 일단 에스콰이어와 GQ는 라이벌이라고 생각되지만 군에서의 평가는 에스콰이어가 한수 위였다. 단 한명 리얼 부르주아(농담아님) 청년만이 GQ의 손을 들어줬고 나를 포함한 나머지는 에스콰이어를 선호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어디까지나 '선호'의 이야기고 둘의 차이는 정말 맥도날드와 롯데리아의 차이 정도라고 본다.


GQ가 그래도 에스콰이어와 다른 점이라고 생각하면 인터뷰라고 생각한다. 내 기억이 맞다면 재미있는 인터뷰는 대부분 GQ에 실려 있었다.

그리고 GQ와 에스콰이어가 가지고 있는 공통점은 읽고나면, 머릿속을 비워주는 듯한 칼럼들이 칼럼의 8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마도 머리속을 표백시켜서 상품구입에 더욱 집중할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고품격 전략인 듯 싶다. 그리고 난 그런 전략을 받아들여 전역하자 마자 구독리스트에서 이들 잡지들을 제일 먼저 제거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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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심


대한민국에서 자동차 잡지를 제외하고 레이싱 걸과 가장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고 알려진 잡지. 개인적으로 창간호부터 꾸준히 구입해오다가 군에 들어가면서 오히려 구입을 안하게 된 잡지이다.

 일단 잡지 자체가 화장실에 읽기 좋은 내용들로 가득차 있어서 시간 여유가 있을 때 재미삼아서 읽는 잡지다. 에스콰이어나 GQ보다 덜 '있는 척'하기 때문에 싼 티도 많이나지만 동시에 허세는 적은터라 정감은 이쪽이 더 많이간다.


 다만 기사 내용의 정확도가 의심스러운 경우가 간혹 있는데다가-어디까지나 정말 간혹-여자들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남자인 내가 봐도 민망할 정도로 코웃음 치게되는 글도 보이는 터라 확실히 믿음이 안갈때가 많다.


 하지만 내용이 정말 재미있는 데다가, 오히려 남자들의 솔직한 망상-동일한 구도가 여성잡지에서도 자주보여 진다-을 엿볼 수 있어서 인지 여성독자들도 알게 모르게 제법 있는 듯. 실제로 대형 서점이나 동네 서점에서 내 앞의 여성손님이 맥심을 계산하고 들고 나가는 경우를 몇 번 봤다. 참고로 나는 코스모폴리탄을 계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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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나


 또 다시 군 이야기를 꺼내자면, 전역할때 즈음에서는 에스콰이어나 GQ보다 아레나의 인기가 더 높아져 갔다는 점이다. 나 역시 그 당시에는 에스쾨어어나 GQ보다 아레나를 더 챙겨보았는데, 패션을 무기로 에스콰이어나 GQ와 경쟁하는 잡지 치고는 다른 내적인 부분?의 수준이 생각보다 높고 재미있어서 아레나를 더 즐겨 보았다.

 게다가 이미 서로 정체성이 융화되어버린 GQ와 에스콰이어와는 달리 아레나는 맥심처럼 확실히 자신만의 색을 가지고 있었다.

 편집 디자인 같은 경우도 아레나가 훨씬 읽기 편하고 직관적이었다고 느껴졌었다. 그리고 편견일지도 모르겠지만 기사의 경우도 훨씬 신선한 내용이 많이 실렸었다. 적어도 내가 읽던 당시에는.


 하지만 이 잡지 역시 위의 세 잡지와 근원적인 차이는 적은터라 구독리스트에서 제거 된 상태. 맥심, 아레나, 에스콰이어, GQ는 현재 구독하지 않는 상태다. 앞으로는 자주 접하게 될 기회도 있지 않을 것 같다.

 

 

 

 

 

 

 

 

 

 

(펌)

 

 

진리는 맥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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