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보이스 피싱이랑 놀았어요..

엉덩이를씰룩 작성일 10.04.16 21: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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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가 왔습니다. 돈이 3천만원 인출됬다나요 (전 체크카드밖에 안쓰고, 돈도 그정도로 없어서 나갈리가 없는데 말이죠..)

 

어쨋든 받자마자 나오는 어눌한 조선족 말투.. 100% 보이스 피싱일거라 생각했습니다.

 

번호를 누르고 상담원과 연결하니,

 

남자목소리가 들리더군요..

 

 

"안녕하세요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평소에 보이스 피싱이 오면 장난으로 대응하거나 욕설을 신나게 했던 제가, 간만에 다르게 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잘 지내세요?"

 

 

"예? 아, 저는 뭐.. 그럭저럭 지내고 있습니다. 고객님은 어떻게 지내시나요?"

 

 

"저야 뭐.. 그냥저냥 지내고 있지요. 원래 이런전화 받으면 대게 여자분이어서 농담따먹기 하고는 했는데.."

 

"아 네..(여기서 약간 화난듯;) 장난을 하다하다 이제 좀 다르게 하시겠다는 건가요"

 

"아뇨 뭐.. 이런거 하고싶으셔서 하시겠습니까.. 다들 먹고 살자고 하는것이겠지요.."

 

"(약간 텀을두고 한숨을 쉬더니..) 네.. 그렇죠"

 

"예, 뭐 저도 그닥 좋은 건 아닙니다만, 사는게 그렇지 않겠습니까? 힘내세요."

 

"아, 네 감사합니다."

 

"그럼 들어가 보겠습니다."

 

"예! 고객님도 힘내세요!"

 

 

 

 

 

 

 

 

뭐 이렇게..

 

거참, 제가 무슨생각으로 그랬는지.. 사기 치는 사람을 대상으로..

 

여하튼,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보이스 피싱을 상대로 힘내라는 이야기를 주고받다니

 

세상참 웃기지 않나요

 

저 사람도 하다하다 어쩌다 저런 일까지 하게됫을까요

 

어쨋든, 세상사람 힘든거 다 똑같지 않나.. 싶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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놉 뻬꿉빰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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