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를 짓밟지 말아주세요

dsdas 작성일 11.03.24 17:4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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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대학교에 입학한 후배를 붙잡고 묻는다. 한달동안 앞으로 대학생활에 대해 생각해 보았느냐고. 인턴, 학점, 자격증, 고시... 씁슬한 대답들만 돌아온다. 대외활동이나 봉사활동은 이력서 장식을 위한 장신구로 전락한지 오래다. 어학연수를 가야겠는데 돈이 많이 들어 고민이라는 답변을 신입생 후배에게 듣고 있자니 마음이 영 좋지 않다.

아침 8시, 학교 라운지에는 영어로 대화를 나누는 학생들이 여러 무리 보인다. 외국 한번 나가본 일 없는 토종들끼리 모여 영어공부에 열을 올린다. 그래도 저들은 웃고 있다. 저마다의 삶에서 희망을 보고 있는 저들은 그나마 축복받은 집단임이 분명하다.

우리 20대는 이렇게 열심히 산다. 시간을 쪼개 학비를 벌고, 영어공부를 하고, 자격증을 따기 위해 코피를 쏟고... 그래도 희망은 저 멀리 있는 것처럼만 느껴진다. 열심히 달려도 걸음은 계속 제자리다.

우리 세대가 겪는 고통은 어디에서 출발하는 것일까. 생각해보면 누구도 잘못한 것은 없다. 사회가 포화되고 경제 성장이 정체되기 시작하면서 우리가 서야 할 자리들이 하나씩 줄어들 뿐이다. 기성 세대는 단지 물러날 수 없었을 뿐이다. 그들의 삶도 그들의 희망을 좇는 쪽으로 길을 내고 있으므로, 우리가 끼어들어 그것을 돌려 놓을 수는 없는 일이다. 목적 없었던 비수가 다만 우리에게 날아들었을 뿐이다.

새로운 자리가 없다. 사회구조적 문제로 인한 인구적체, 자본에 의한 노동력 대체... 거기에 기성세대의 세대간 착취가 더해져 젊은 세대는 오늘도 자신이 설 자리를 좇아 방황만 하고있다.

방법은 있다. 나를 위한 하나의 자리를 공고히 다져놓은 부모를 만나는 것. 아무도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이 방법을 제외하고는 우리가 설 자리를 늘려나갈 방법은 거의 전무해 보인다. 모든 직업군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나는 자본가와 노동자의 양분화와 세대간 착취의 현실은 삶을 더 지치게 한다.

고시를 폐지하겠다고 한다. 고시로 사회적 성공을 이룬 기성세대의 공무원, 전문가 본인들이 앞다퉈 고시제도의 문제점을 들먹였다. 그 속에 숨은 사회구조적 문제들은 무시되고 애꿎은 시험제도만 난도질됐다. 우리가 믿었던 공정성의 잣대는 수 억원의 로스쿨 등록금, 현대판 음서제도로 조롱받는 외교부 특채 등의 제도 아래 비석처럼 쳐박히고 말았다.

변호사나 회계사, 변리사와 같은 전문직은 기존 중산층을 형성하는 대표적인 집단이었다. 그러나 최근에 힘겹게 이 전문가 집단에 합류한 이들은 앞선 세대의 착취에 시달리는 (지식)노동자 신세로 전락했다. 십년간 이어진 임금 정체 속에서도 '너 아니고도 이 일 할 사람 많아'라는 식의 협상력은 젊은 세대를 좌절하게 만든다.

2008년 금융위기 속에서 대부분의 공기업과 대기업들은 기가막힌 위기 타계책울 내놓았다. 대졸 신입사원의 초봉을 삭감하여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것이었다. 잡셰어링의 본질조차 이해 못한 처사임은 둘째치더라도, 임원이나 기존 사원들은 제외한 당년도 신입사원부터만 임금을 삭감하겠다는 것이 참으로 허탈하기 그지없다. 정부의 언론플레이와 노조와의 마찰을 피하기 위한 기업들의 꼼수로 사회 초년병들만 경제위기의 짐을 떠안아야 했다. 뒤틀린 연봉테이블은 아직도 돌아오지 않고있다.

고시를 합격하거나, 전문가 집단에 편입되거나, 대기업에 들어가는 젊은이들은 그나마도 성골에 가깝다. 지방대나 중소기업에라도 들어가면 그 간판이 주홍글씨처럼 남아 상위 계층으로의 도약은 꿈꾸기조차 힘들어진다. 좋은 대학을 위해 좋은 수능점수를 받아야했던 고등학생들이, 이제 다시 좋은 직업을 위한 좋은 스펙을 바라보고 출발선에 섰다. 신입생 후배들은 그렇게 잔뜩 움츠리고 앉아 출발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새학기가 시작되면 교수님들은 늘 스펙쌓기에 혈안이 된 대학생들을 보며 혀를 찬다. 독서를 많이 해라. 동아리 활동을 많이 해라. 도전정신을 가져라. 빌 게이츠나 스티즈 잡스처럼 큰 꿈을 가져라. 허울 좋은 이야기들은 현실성이 반영되지 않은 동화처럼 들린다. 희롱이 목적이 아니라면 우리의 현실을 조금 더 돌아보고 고민이 담긴 조언을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http://cafe.daum.net/CPAs/5s79/149384

 

어디서 퍼왔습니다. 

전 이제 20대를 졸업한지 한참 되었지만..

요즘 대학생들을, 아니 20대를 보면 늘 안타깝다는 생각 뿐이네요.

지난번에 더이상 학교가 없다는 대학에서 얻는건 취업 스펙 뿐이라든 글에

달린 댓글을 보고 많이 깜깜했습니다만..

가끔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네요.

정말 요즘 20대가 필요한건 경쟁이 아니라 '연대'가 아닌가 하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드는

시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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