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4 0 번 버스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강남에서 집에가려고 140번 버스에 몸을 실었죠
얼마 못가서 였어요
신논현 정거장에서 사람이 우르르 타는데 자리는 몇자리 남아있지 않았죠
솔직히 자리가 남아있는것도 드문경우ㅋ
사람들이 앞다퉈 자리를 차지하고 앉더군요
그 때
제 눈에 한 커플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여자분이 몸이 좀 안좋아보였어요 표정도 안좋고 기운도 없어보였어요
전 과음을해서 그런가보다했죠
남자분이 괜찮냐고 이마에 손도 올려보고 그러더군요
전 이런 생각도 했답니다
'혹시 플루? 플루 증상이 고열이라던데....헙....'
그때였어요 여자분이 기침을 심하게 했습니다.
주변분들이 슬쩍보더니 기침을 심하게 하니까 슬쩍슬쩍 피하시더군요
제가 생각한 것처럼 주변분들도 느꼈을지도 모르고요...
그 때 갑자기 커플분 앞에 앉아계시던 아저씨 한분이 일어서시더니 말씀하시길
"어이 학생 여기 앉아요 몸도 안좋은 것 같은데"
남자분이 고개숙여 감사합니다~인사하고는 여자친구를 앉혔습니다
괜시리 안쓰럽더군요
남자분이 많이 걱정하는게 보였습니다
남자분이 열을 좀 식혀주려는건지 버스 창문을 좀 열었습니다
그리곤 운동가방에서 뒤적뒤적 뭘찾더니 생수병을 하나 꺼냈습니다.
작은 손수건도 꺼내서 물을 살짝 적셔 여자친구 이마에 손을 얹더군요
자리를 양보해준 아저씨는 그 모습을 보고선 흐뭇해하시며
"학생 많이 좋아하는모양이구만^^"이러시더군요
남자분이 잘 못듣고
"네?" 이러자
"여자친구를 많이 좋아하는것 같다구^^"
남자분이 살짝 당황하며 말했습니다
"아^^;; 제 여동생이에요, 몸이 안좋다고해서 좀 나와보라길래
와봤더니 이렇게 많이 안좋은줄 몰랐네요, 아 택시탈걸 실수한것 같아요"
저도 당연히 커플이겠거니 했는데 오빠 동생이었던 겁니다
아저씨왈
"집이 이 근처인가?"
"아뇨. 집은 미아동인데 택시타기엔 좀 거리가 멀어서요. 그래도 그냥 탈걸....그랬어요"
여자분은 차창에 기대 오빠 손을 꼭 잡고 있더군요
저도 속으로
'나같았어도 동생이 저렇게 아픈데 당연히 택시탔겠다' 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괜시리 남자분이 미워보이더군요
그때 아저씨가 갑자기 지갑을 꺼내시더니 이만원을 건내시는겁니다
"학생 이걸로 택시타고 약도 좀 사서먹이게~"
와....전 그냥 놀랬습니다....
남자분이
"아 아뇨 아저씨 괜찮습니다, 돈은 저도 있어요..."
아저씨는
"다 내 아들 딸 같아서 그래... 걱정되네 나까지...어여 받고 조심히 들어가게"
그렇게 아저씨는 억지로 돈을 쥐어주곤 벨을 누르셨습니다
남자분은 멋쩍게 인사를 하고선 동생을 부축해 버스에서 내렸습니다
'아 멋있는 아저씨네..'이렇게 생각하고있었습니다
자리가 생겨도 안앉으시던 아저씨는
지갑을 다시꺼내 속에 든 무엇을 뚫어지게 보시더군요
때마침 저도 내릴때가되서 일어나면서 슬쩍 눈을 돌려 봤더니
사진으로 보이더군요 잘은 안보였지만 따님만 둘인것으로 보였어요
한참을 그렇게 사진을 보시다가
갑자기 흐느끼시는 겁니다.
깜짝 놀랬습니다. 주변에선 취객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야 쭉 같이 타고온터라 상황을 아니 취해서 그러시는건 아닌걸 알고있었죠.
그렇게 한 1-2분을 흐니끼시며 눈물을 훔쳐내시더니 저와 같은 곳에서 내리셨습니다
터벅터벅 걸어가시는 아저씨 뒷모습을 잠시보다가
집으로 걸어가며 멍하니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 눈물의 의미는 뭘까...딸들 생각에 눈물이 난건 맞는 것 같은데...
기러기 아빠? 자식들이 보고싶어서 그러신건가...
심지어 안좋은 상상까지도 해보곤 저까지 울컥하며 슬퍼지더군요
그 눈물의 의미가 뭐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한건 자식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멋진 아저씨
저를 비롯해 몇몇 분에게 훈훈한 감동을 선사해준 아저씨
대한민국 모든 아버님들 힘내세요.
아들,딸이 당신에게는 신이 준 가장 큰 선물이겠죠.
아빠 사랑해요
세상에서 제일 멋진 아저씨....우리들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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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공유 유머게시판 같은 곳에서 올라온 글입니다.
좋은글같아서 퍼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