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석 병

신지현 작성일 12.02.10 17:3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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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중세 전쟁에서 원거리 무기라고 하면 활이나 투창 등이 일반적이지만


실제로 투석병은 전세계에 걸쳐 광범위하게 쓰였고


그 휴대성과 단순함 때문에 상상 이상의 파괴력을 자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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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에 나오는 꼬꼬마 다윗이 골리앗 성님을 쳐죽인것도


주먹도끼로 조진게 아니라, 이 투석으로 관자놀이에 구멍을 뚫어버린 것임 ㅇㅇ




일반적으로 투석이라고 하면, 단순히 짱돌을 들고 포심 패스트볼 던지듯 던지는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전쟁터에서 쓰인 투석의 개념은 조금 다름.


위 사진처럼 가죽 주머니에 끈을 달아 회전시켜서 날리는 방식이 일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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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석병의 최대 장점은 휴대성 


자신의 주무기를 돌돌 구겨서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그만이니까 이건 더 말할 필요가 없고...


또 탄환의 보급이 99% 현지조달이 가능하다는 점이 엄청난 메리트.


걍 길가다 떨어진 돌멩이로 적병 대갈통을 박살낼 수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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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아시리아 투석병의 모습.


주로 공성전에서 재미를 봤는데, 적들이 성곽이나 성채 뒤에 짱박혀 있을때에도


곡사가 어려운 화살과는 달리


고각 사격으로 적들에게 무차별 돌비를 쏟아버리는 방법으로 효과가 쩔었음 ㅇㅇ


방패가 없는 경보병들에겐 그야말로 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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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아레스 제도의 투석병 모습.


주로 로마가 용병으로 고용했는데


페르시아, 카르타고 흑형, 갈리아 게르만 야만족들을 상대로 눈부신 활약을 펼쳤음


오는대로 족족 적 머리통을 겨냥해 부숴 버림


대표적으로 로마군의 갈리아 원정 당시, 발레아레스 투석병들이 동원되었는데


게르만 애들이 방패로 스크럼 치고 언덕에서 내려오질 않아서


투석병 500명이 반나절동안 돌을 난사함


그리고 다음날 언덕으로 올라가보니 수백명의 게르만 전사들이 전부 온몸에 피멍에 골절상으로 신음하는 모습이 발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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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이 종특이었던 우리나라에도 투석병들이 존재했는데


석전(石戰)이라는 기록이 고구려에 남아 있고


고려시대에도 석전꾼이라는 전문 투석병이 편제되었다는 기록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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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행주대첩에서도 화살이랑 화약이 떨어졌을 떄


조선군들이 사용한 방법이 바로 이 투석임.


민간 아줌마, 애새끼들이 나른 돌멩이를 병사들이 각각 가죽 주머니에 담아 빠르게 돌려서 핑-


당시 일본군 주력 방패였던 사각 나무방패가 문풍지 뚫리듯 뚫렸다고 함



이러한 투석병들이 긴급시에 가용 될 수 있었던 건


조선의 연례행사로 <석전>이 있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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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각 고을에서 대표 선수들을 모아 경계선을 사이에 두고


서로 미,친듯이 투석을 날리면서 축제를 즐겼다고 함 ㅡㅡ;; 


이게 갈수록 우리 마을  이웃 마을 사이의 감정싸움으로 번지면서 자비심없이 돌멩이를 난사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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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에 석전이라는 기록이 자주 등장하는데


하나같이 임금이 이를 말렸다는 기록임


이유인 즉슨 사상자가 너무 많이 발생해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실제로 북한에서 고구려의 정신을 계승한다고 석전놀이를 복원해서 실행했는데


양 측에서 수십명의 사망, 중상자가 발생해서 취소 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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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중동에서도 사용되고 있는 투석병사의 모습





투석의 도구인 투석구는 그 종류가 존나 다양한데


가장 일반적인 크기는


투석구를 반으로 접
었을 때, 자기 팔 길이 정도가 개인에게 가장 젖절한 투석구라고 함


물론 투석구가 길면 길수록 비거리가 늘어나고


짧으면 짧을수록 정확도가 늘어나니


일베게이들은 파괴력이랑 정확도 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만들기 바람 ㅇㅇ



그리고 가장 중요한 총알인 <투석탄환>


탄환은 그냥 아무거나 날려도 가속도 붙어서 사람 하나 죽이기 별 문제는 없지만


가장 이상적인 모양은 아몬드 모양의 달걀크기.


너무 크면 돌리다가 투석구 줄이 끊어져서 옆에서 싸우던 동료 끔살당할 수 있으니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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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이 정도가 훌륭한 투석 탄환이라 할 수 있겠다


단순한 돌멩이라도 시속 140으로 날아갈 경우, 왠만한 돌벽이나 강철도 파괴할 정도로 그 위력이 올라감


b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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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처럼 철이나 납으로 만든 탄환을 날리게 될 경우....


투석은 총이나 화살처럼 관통병기가 아니라 타격병기


즉, 적의 방어구를 부수는 게 목적이 아니라


방어구를 입은 새끼도 내상, 골절상으로 요단강 익스프레스를 타게 만들 수 있는 무기란 사실


실제 고대전에서도


각반이나 방패를 착용한 병사들이


정강이뼈, 팔목뼈가 나무젓가락 부러지듯 부러지는 게 흔한 일이었을 정도로


강철 투석병의 힘은 왠만한 궁수들 뻐큐머겅


사족이지만 저 납탄환에는 보통 적 장군이나 왕에 대한 조롱어구가 새겨져 있음


즉, 적병이 던져서 맞고 뒤졌는데


탄환에 <너희 장군 애미가 청림이라며? ㅋㅋㅋㅋㅋ> <나는 자연인이다 으아아아아> 


대략 이런 글들이 적혀 있었다고 보면 됌





투석병들이 활에 비해 사거리가 떨어지는 건 사실이지만


로도스 투석병, 발레아레스 투석병들의 전장에서의 '유효사거리'는 200m 이상이었으며. 최대 400m 이상.


한마디로 백병전 직전 적에게 선제타격을 가하기엔 부족함이 없다고 할 수 있음 


특히 숙련된 궁수가 아닌


할아버지나 꼬맹이들도 날린 돌도, 사람 하나 잡는데에 별 문제가 없으니


고대전에서 상당히 효율이 높았던 무기라고 할 수 있겠음



투석의 개량버전으로 <표석>이란 게 있는데 (스태프 슬링 이라고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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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이런 식으로 긴 작대기에 사람 머리통만한 돌을 얹어 던져버리는 무기


사거리는 존나 떨어지지만


수성전에서 방어군이 사용하면 공격군에겐 그야말로 좆망


정약용 선생은 조선군의 표석 탄환이 메주만하다 라는 기록을 남겼고


중세 유럽에서도 불붙은 기름항아리, 대포알, 사석탄 등을 던져 싸웠음




투석병의 위력을 잠시 소개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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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소개한 발레아레스 투석병의 경우


200m 이상 떨어진 사람 크기 표적을 자유자재로 맞추는 것은 물론, 


철투구를 쓴 사람의 두개골을 으깨고, 청동 정강이받이를 한 장정의 정강이뼈를 분지른 경우도 다반사



우리나라의 전문 투석병들은


안동과 김해의 투석병들이 그 명성을 떨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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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삼포왜란에서 쪽,바리들에게 무차별 돌팔매를 퍼부은 이 병사들은


국가에서 저술한 병서인 <제승방략>에서


'싸움이 일어날 경우 반드시 챙겨가야 할 병력이다' 라며 극찬할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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