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프랭크 위니)'스파키를 되살리는 장면'
침체기에 빠진 디즈니에 입사한 팀 버튼은, 자신이 갈 길과 디즈니의 노선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곳에서 얻은 것은 있었다. 여러 편의 단편영화를 연출할 수 있었던 것. 1971년부터 작업을 시작한 그는 1982년에 여섯 번째 단편 [프랑켄위니]를 만든다. 사고로 죽은 강아지 '스파키'를 전기 충격으로 되살리려는 꼬마의 노력이 가상한 작품으로, '프랑켄슈타인'의 모티브를 이용한 깜찍한 소품이다. 특히 후반부, 스파키를 살리기 위해 자동차들이 둥글게 모여 배터리로 충전하는 장면은 뭉클 감동마저 주는 부분. 국내엔 [크리스마스 악몽] DVD에 수록되어 있다. 한편 팀 버튼은 현재 3D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장편 버전의 [프랑켄위니] 후반 작업중. 미국에선 올해 10월에 개봉된다.
19 배트맨-로고 인증샷
배트윙을 타고 위기에 빠진 비키 베일(킴 베이싱어)을 구해낸 배트맨(마이클 키튼)은 밤하늘을 날아오른다. 구름 위로 솟아오른 배트윙은 잠시 공중에 멈추고, 그 뒤엔 보름달이 밝게 빛난다. 어떻게 보면 [배트맨] 시리즈의 로고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장면은, 이후 [다크 나이트] 시리즈까지 이어지는 비주얼. 이후 시리즈에선 공중에 배트맨 로고를 쏘아 올리는 방식을 사용한다.
18 혹성탈출 반전의 엔딩
'반전 영화'의 강자 중 하나인 프랭클린 J. 섀프너 감독의 [혹성 탈출 1](1968)을 리메이크 하면서 팀 버튼 감독에게 가장 큰 부담은 아마도 엔딩이었을 듯. 몸이 저릿해질 정도로 강렬한 충격을 주었던 전작에 버금가는 결말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사실 팀 버튼의 [혹성 탈출]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아주 만족스럽진 않지만 그래도 이 정도 엔딩이면 나쁘진 않은 수준. 그래도 뭔가 조금 아쉽다.
17 피위의 대모험 -자전거 악몽 신
도둑 맞은 자전거를 찾기 위해 악전고투에 동분서주하는 주인공 피위 허먼(폴 루벤스)의 좌충우돌을 그린 [피위의 대모험]. 무임 승차한 기차 안에서 잠 든 피위는 자전거에 대한 끔찍한 꿈을 꾼다. 자전거를 찾았나 싶었지만 갑자기 공룡이 나타나 산산조각 내버린 것. 버튼이 사랑하는 영화 기법인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방식이 사용된, 아주 귀여운 장면이다.
16 가위손 -에드워드의 가위 쇼
외딴 성에서 인간의 마을로 내려온 에드워드(조니 뎁). 그가 마을 사람들에게 인정 받을 수 있는 계기는 바로 가위 솜씨였고, 종이 자르기부터 정원 가꾸기에 애견 미용과 아줌마 커트까지, 정말 다양한 분야에 걸친 가위 솜씨를 선보인다. 경쾌한 템포로 웃으며 보게 되는 시퀀스. 진지한 표정으로 정신 없이 가위를 흔들고, 잠깐 후에 "짠~" 하며 결과물을 보여주는 편집 방식이 마치 허술한 마술 같기도 하다.
15 빅 피쉬 의 폭우 신
아버지의 다소 심한 '뻥'이 이어지는, 현실과 판타지가 교차하는 영화 [빅 피쉬].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이어지지만, 그래도 비가 많이 오는 밤 차를 몰고 가다가 물에 잠기고, 그 안에서 나체로 유영하는 어느 여인을 만나고, 아침이 되니 차는 나무 위에 걸려 있다는 얘기는 조금 심한 듯하다. 하지만 아버지가 병상에 누워서 하는 이야기는 정말로 모두 거짓일까? 엔딩에서 진실은 밝혀진다.
14 다트 새도우 -바나바스와 안젤리크의 배드신
200년을 기다려온 사랑. 어떻게 들으면 애절한 순애보처럼 느껴지지만, 마녀와 뱀파이어 사이엔 강한 욕망이 먼저다. 바나바스(조니 뎁)와 안젤리크(에바 그린)의 과격한 베드 신은 액션 신을 능가하는 파괴력과 함께, 웬만한 기물들은 모두 파손될 정도로 에너제틱한데…. '일'을 치른 후 바나바스의 '멘붕'스러운 표정이 압권이다.
13 유령 신부 -해골들의 흥겨운 춤과 노래
인간 세계는 납덩이 같은 무채색이지만, 죽은 자들의 세계는 화려한 원색으로 표현된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유령 신부]. 결혼 예행 연습에서 계속 실수를 하던 빅터는 조용히 연습하기 위해 숲 속으로 들어가는데, 그곳에서 실수로 유령들의 세계에 빠진다. 빅터를 격하게 환영하는 죽은 자들. 해골들이 연출하는 뮤지컬 신의 역동적인 느낌은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의 절정을 보여준다.
12 배트맨2-캣 우먼 탄생의 장면
회사의 비리를 알게 된 게 화근이었다. 셀리나 카일(미셸 파이퍼)은 그렇게 맥스 슈렉(크리스토퍼 워큰)에게 살해 당했고, 그의 주검 근처로 고양이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녀는, 인간과 고양이가 결합된 캐릭터 '캣우먼'이 되었고, 집으로 돌아와 자신만의 의상을 만들어 입는다. 신비로운 느낌을 유지하면서 빠른 템포가 돋보이는 신.
11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앨리스와 재버와키의 대결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 앨리스(미아 와시코우스카)가 해결해야 할 상대는 바로 날개 달린 용인 재버와키. 이상한 나라에 올 때만 해도 가냘픈 소녀에 불과했던 앨리스는 어느새, 갑옷을 입고 칼을 휘두르는 여전사가 되었다. 재버와키에 매달려 있다가 공중으로 솟구친 상태에서 내려오며 재버와키의 목을 치는 장면은, 특히 3D였기에 더욱 기억에 남는 장면. 그렇게 앨리스는 레드 퀸(헬레나 본햄 카터)을 제압하고 현실 세계로 가, 독립적인 삶을 살아가게 된다.
10 애드 우드 -오슨 웰즈와 애드 우드의 만남
감독 의자 바로 뒤에 서서 현장을 지켜보며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제작자들을 도저히 견디지 못하고 뛰쳐나온 에드 우드(조니 뎁). 영화사상 최악의 감독이라고는 하지만, 웬만한 NG 컷은 "퍼펙트!"라고 외치며 그냥 넘어가나 그에게도 자존심은 있다. 이때 카페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은 바로 오슨 웰즈. 스튜디오의 압박 속에서 고통받는 건, 사실 웰즈나 우드나 똑같았다. 이때 웰즈는 우드에게 충고 하나를 한다. "소신이 있다면 당신의 영화를 위해 싸울 가치가 있는 겁니다. 왜 남의 꿈을 만드는 데 당신의 인생을 낭비합니까?" 그 길로 다시 세트로 달려간 우드는, 과감하게 현장을 이끌며 자신의 소중한 영화를 만들어 나간다.
9 슬리피 할로우 -머리를 되찻은 호스맨
독립 전쟁 때 목이 잘린 후 '목 없는 기사'가 되어 사람들의 목을 자르는 호스맨(크리스토퍼 워큰). 18세기말의 으스스한 마을 '슬리피 할로우'를 더욱 오싹하게 만드는 그를 위로하기 위해선,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 결국 해법은 하나. 그의 머리를 되찾아주는 것이다. 해골이 된 머리를 목 위에 올려놓은 호스맨에게 다시 머리가 생기고 얼굴이 생기는 신은 인상적인 비주얼의 장면. 그리곤 자신의 세계로 돌아간다.
8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움파룸파족 군중 신
윌리 웡카(조니 뎁)도 만만치 않은 캐릭터지만, 이 영화에서 단연 압도적인 캐릭터는 움파룸파족. 초콜릿에 환장하는 수십 명의 움파룸파족 스크린을 온통 점거해버리는 '군중 신'은 이 영화만 보여줄 수 있는 놀라운 스펙터클이다. 배우 한 명이 혼자서 한 연기를 컴퓨터를 통해 합성한 것으로, 역할을 맡은 딥 로이는 이 역할을 위해 춤을 배우고 필라테스까지 했다고 한다.
7 크리스마스의 악몽-보름달이 뜨는 밤 장면
헨리 셀릭 감독이 연출하고 팀 버튼이 제작한 영화. 이 영화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보름달 뜬 밤' 장면은 두 번 등장하는데, 처음엔 잭이 홀로 노래를 하고 그것을 샐리가 조용히 엿보고 있고, 두 번째엔 두 사람이 연인이 되어 키스를 나눈다. 영화 전체는 악동 같은 분위기로 들뜨지만, 이 장면만큼은 서정적인 느낌을 전달한다.
6 화성 침공-도널드와 나탈리의 대화 신
지구를 침공한 화성인들의 잔인하면서도 기괴한 감각을 지니고 있었으니…. 그들에게 납치된 도널드(피어스 브로스넌)와 나탈리(사라 제시카 파커)는 생체 실험의 재료가 되고 말았다. 강아지의 몸에 머리가 이식된 나탈리. 한편 도널드는 머리가 잘린 채 실험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 타이밍에서 그들은 서로의 사랑을 고백한다! 팀 버튼의 악취미적 유머를 대표하는 장면.
5 스위니 토드 :어는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엔딩
슬프면서도 극도로 잔혹한 이야기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의 결말은 역시 핏빛이었고, 러빗(헬레나 본햄 카터)의 마지막도 충격적이었지만, 아내를 끌어안은 스위니 토드(조니 뎁)의 눈빛도 애잔했다. 그리고 또 다시 이어지는 피의 향연…. 팀 버튼 영화들 중 가장 비극적인 엔딩의 작품. 이발사 토드가 수많은 사람들을 살육하는 장면을 음악과 함께 빠른 편집으로 보여주는 신도, 강렬했다.
4 배트맨2-펭귄맨 장례식
돌연변이 외모 때문에 부모에게 버림 받은 후, 하수구 속에서 펭귄들에 의해 키워졌고 결국은 광대가 된 펭귄맨. 그의 지독한 콤플렉스와 부모에 대한 증오는, '인간에 대한 분노'가 되었고, 그는 고담 시티를 상대로 복수를 한다. 하지만 결국 그는 하수구로 돌아가게 되고, 그의 곁을 지키며 저 세상으로 보내주는 건 펭귄들이다. 악당의 죽음임에도 불구하고, 연민과 슬픔이 배어나는 장면.
3 유령 수업 -리니아의 춤
이 귀엽고 엽기적인 유령 판타지 영화에 그럴듯한 춤 장면 하나 없어서야! 팀 버튼 감독은 당연히 독특한 댄스 시퀀스를 선사했고, 그 스테이지엔 유령 부부의 입양아 리디아(위노나 라이더)가 있었다. 'Jumping in Line'에 맞춰 공중에 떠오른 그녀는 마치 무중력 상태의 우주 공간에서 유영하듯 춤을 춘다. 극도로 행복한 표정으로.
2 배트맨-미술관의 조커
수면 가스로, 비키 베일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쓰러져 있는 미술관. 조커(잭 니콜슨)와 일당들은 크게 음악을 틀어놓고 난장판을 만든다. [다크 나이트]의 히스 레저가 나왔음에도, 조커라는 캐릭터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 이후엔 길에서 카 퍼레이드를 하며 돈을 뿌리기도 한다. 사고로 인해, 입가가 한껏 올라간 짙은 분장을 한 조커의 모습과 함께 잭 니콜슨의 악마적 카리스마가 빛난다.
1위 -가위손 -애드워드와 킴의 스노우 폴링 신
팀 버튼 영화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라면, 아마도 [가위손]의 이 장면일 것이다. 얼음 조각을 하는 에드워드. 얼음 조각은 눈이 되어 날리고, 그 하얀 눈꽃 속에서 킴(위노나 라이더)은 에드워드의 사랑을 느낀다. 이 장면에서 에드워드가 만들어내는 눈은, 어쩌면 킴에게 보내는 연애편지 같은 것. 대니 엘프만의 음악은 이 장면을 더욱 판타스틱하게 만든다.
그로테스크 & 판타스틱 -팀버튼 베스트 명장면 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