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의 꼼수
이동형 칼럼니스트|2012-06-25
▲ 이동형
칼럼니스트
팟캐스트 방송‘나는 꼼수다’의 열풍이후로‘꼼수’라는 말이 유행이다. 이 말이 유행한다는 건 우리
사회가 그만큼 이‘꼼수’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부터 관료, 언론인, 정치가 들이 모두 숨어서 꼼수를 부리고 그
꼼수로 자기들의 이익을 챙기려고 한다. 대통령은 나랏돈으로 아들에게 집을 사주려고 꼼수를 부리고 동료들이 생계를 걸고 파업을 하는 와중에 꼼수를
부려 복귀하는 아나운서들도 있었다. 이런 일들은 워낙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이라 일일이 열거할 수도 없는데 이제는 신성한 병역문제에 까지
꼼수를 들고 나타나는 자가 있으니 바로 축구선수 박주영이다.
병역을 꼼수로 탈피하려고 했던 시도는 과거에도 여러 번 있었다.
이회창의 아들들이 그랬고 최근 정계은퇴를 선언한 홍정욱도 그랬다. 법의 취약점을 교묘히 이용한 것인데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준다는
축구선수가 이런 고약한 짓을 했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많은 이들이 이번 박주영 사태를 보면서 그에게 실망감을 표현했는데 사실,
박주영은 데뷔 때부터 문제가 많은 선수였다. 박주영은 청구고 재학시절 같은 지역의 프로축구단인 포항스틸러스에서 여러 가지로 도움을 받았다.
포항은 박주영의 축구선수로서의 자질을 염두에 두고 그에게 브라질 유학 등 금전은 물론이고 정신적으로도 많은 지원을 해줬다. 그러나 박주영은 이런
포항을 무시하고 서울이랑 계약을 했다. 이때도 꼼수가 등장했음은 물론이다. 박주영은 포항 구단에“대학을 가고 싶다”라고 말하고 고려대에
입학하자마자 서울과 입단계약을 맺은 것이다. 포항의 배신감이 어떠했겠는가? 포항은 이런 배신감을 박주영의 후배들에게 돌려줬다. 청구고는 이후부터
포항에게 그전과 같은 지원을 받지 못한 것이다.
이뿐인가? 프랑스리그 모나코에서 뛰고 있던 박주영은 프랑스 명문구단‘릴’과 3년에
월봉 19만 유로라는 구체적인 협상 계약까지 맺고 메디컬테스트까지 받았지만 입단 하루 전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 오퍼가 오자 계약이고 뭐고
뿌리치고 호텔방에서 사라진 사람이다.‘릴’회장이 배신감으로 인해 분노했다고 하는데 그 심정이 이해되고도 남는다. 이런 사건들 말고도 박주영의
이기주의를 보여주는 사례는 더 있다. 자신을 스폰해주는 스폰서와의 관계도 박주영은 계약이 끝나기 전에 여러 번 갈아치웠고 병역혜택이 없는 아시안
컵에서는 부상을 핑계로 출전하지 않았다. 아시안컵 경기가 있은 그 다음날 클럽경기를 뛰었으니 부상이라는 말도 역시 꼼수였다. 그가 이번에 최강희
감독의 부름에는 일절 대꾸조차 하지 않다가 홍명보 감독의 부름에는 호응한 것도 이처럼 국가대표는 병역혜택이 없지만 올림픽 대표는 병역혜택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꼼수로 병역을 연기한 박주영에게 런던은 그 족쇄를 풀어줄 기회의 땅인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고등학교 졸업장이 다인
최강희 감독보다는 같은 고려대학 출신인 홍명보 감독의 줄을 택하는 것이 장래를 위해서 좋다고 판단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박주영의 모교사랑은
끔찍할 정도로 크니 말이다.
사람의 인성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렇게 논란이 많은 선수를 왜 굳이 뽑으려고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박주영 없어도 올림픽팀 잘 돌아간다. 박주영의 참가로 그동안
열심히 운동해 온 다른 선수의 기회가 박탈된다면 그것도 나름의 문제이다. 굳이 와일드카드를 쓰고 싶다면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이근호도 있고 김신욱도 있다. 왜 박주영이 안 되면 안 된다는 말인가? 박주영이 무슨 리오넬 메시 정도라도 되나? 앞으로도 박주영에 대한
논란은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지속적으로 일어날 것이다. 아니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더라도 이 논란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과연
한국축구에 도움이 될까? 홍명보 감독은 이점을 간과하면 안 될 것이다.
꼼수로 흥한 자는 꼼수로 망하게 되어있다. 대통령이 꼼수를
부린 내곡동 사저는 검찰의 무혐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여당에서조차 특검을 실시하려고 하고 있고 야심차게 그려낸 4대강 사업은 여기저기서 문제점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정권이 바뀌면 이 문제가 어디로 튈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박주영을 보면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우리 대통령이 생각나는
건 필자 혼자만은 아닐 것이다. TK라인에 고려대학, 거기다가 기독교까지…….박주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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