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자극에도 무감각 하리라
마음 속 어떤 욕정에도 초연하리라
심장에 새겨왔던 그 모든 다짐들이
원정녀19호 손짓하나에
눈녹듯이 씻겨져 내려간다.
쾡한 눈동자 흰자위, 넓게 박힌 욕정의 커튼을 걷어내고자
달빛 비추는 새벽밤 꿈처럼 젖어버린 팬티빨며
겨우 쌓아 올렸던 금욕의 탑은
1과 2로 출렁이는 디지털 신호에 맞춰
모니터로 스며드는 살색의 아득함에
무기력하게 허물어져 갔다.
거친 손 내밀어
참아왔던 욕망을 다시 꿈틀이고
그녀와의 만남을 꿈꾸며
죽을힘다해 강물을 거슬러온 새하얀 연어들은
먼 이상을 뒤로한채 휴지아래로 곤두박질친다.
누렇게 얼굴이 떠버린채
금새라도 숨이 멎을듯한 녀석들을
곰팡이 지독한 하수구로 떠나보내는 안타까움에
그저 밖으로 나가 찬바람에 몸을 맡긴다..
스산한 냉기가 볼을 쳐낼때마다
이 참을 수 없는 허망함에
눈물이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