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방 야간 전문대를 다니는데요. 전문대이다보니 시간표가 정해져 있습니다(고등학교랑
시간표가 같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월요일이 오후 5시 반부터 오후 8시까지는 공강이고,
오후 8시 10분 부터 밤 10시 반까지 수업이 있더라구요.
야간대는 보통 직장이나 알바다니는 사람들이 많은지라 보통 공강을 잘 안두거든요.
학기가 시작되면 시간표 정정도 잘안되고 해서 그것에 관해서 학생시간표를 담당하는 학과장에게 문자를 남겼습니다.
발단 -
" 교수님, 몇학년 아무개입니다. 오후 5시 반부터 오후 8시까지는 공강이고,
8시 10분 부터 밤 10시 반까지 ~~강의가 개설이 되었던데 시간 조정 계획이 있나요?"
하고 물어봤습니다. 그렇게 문자를 남기고 10분 뒤에 '전화요망'이라고 답장을 주시더라구요.
그래서 바로 전화를 드렸죠. 그리고 전화 서두부터 너 건방져졌다로 시작해서 전화 끝날 때까지
쌍욕을 들었습니다 ;;; 장학금 관련해서 건의를 하고 그게 받아졌다고 건방져 졌다고 하더라구요.
아마도 학과장 입장에서는 그런게 스트레스 였나봐요. 그런데 제 입장에선 참 억울 했던게 학과장에게
이야기는 했었어도 제가 직접 총장에게 편지를 써서 장학금 규정에 관한 불합리한점을 이야기를 했었고
나중에 학교 직원을 통해 설명을 듣기로도 그게 반영이 되서 그런 규정이 고쳐지게 됬다는 소리를 들었
었 거든요.
그런데 오늘 곰곰히 그걸 생각해보니까 하긴 학생이 무슨 힘이 있어서 그걸 바꿨겠어요. 저는 그저
여론적인 것이었고 학과장 이하 교수들의 힘이 컸겠죠.
그래도 제가 그거 때문에 거만하다고 말을 들으니 참... 내 이미지가 않좋긴 했나보다 하고 반성이 되더
라구요. 역시 모든 사회생활은 낮추고 낮추고 낮춰서 머리가 땅바닥에 닿을 대 편한 법인 것 같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욕을 먹다가 나중엔 네가 뭔데 강의 시간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를 하냐를 듣거 끝으론
너 두고 보자고 이야기를 하시더라구요. 대학생활 꼬이게 됬네요 ㅠㅠ
제 대학생활 중 처음으로(군대를 제외하고) 이렇게 욕 먹어 본거라 얼떨떨하고, 교수님이
너무 흥분하셔서 뭐라 더 말씀드리지 못하고 "죄송합니다 몰랐습니다. 죄송합니다"만 연신
말하다가 끝냈는데... 교수님께 문자로 물어보는게 결례인 걸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하아... 하루종일 몸이 아파서 고생했었는데 마음까지 개운치가 않게 됬네요. 어쨌든 사회생활을
많이 못해본 놈인지라 이런게 큰 결례가 되는지를 몰랐네요... 내일이라도 다시 전화해서 죄송하다고
해야하나 고민중입니다. 아니 찾아뵈야 하나... 사람 심리라는게 욕 먹고 나니 찾아뵐 용기는 안생기네요 ㅠㅠ
어쨌든 오늘 얻은 교훈은 역시 사람은 분수를 알아야 하나봅니다.
줄여서 말하자면,
발단은 제가 문자로 공강시간이 너무 길어서 시간 조정 계획이 있으신지 여쭤봤고
결과는 예전 장학금 관련 건의가 받아들여지자 이번엔 문자로 띡 물어보냐고
화를 내셨다는 겁니다. 마지막 말은 너 두고 보자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