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오늘이.. 내 삶의 마지막 날이라면...

KGB레몬 작성일 13.03.05 11: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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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10시 50분..

 

당장 내일 죽기에 오늘이 내 삶의 마지막 날이라고 한다면,

 

뭘 하시겠습니까?

 

 

방금 학교에서 경영통계 수업을 듣고 와서 커피한잔 하며 비포선셋이란 영화를 봤는데요.

 

영화를 보는 내내,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되더군요.

 

 

 

내게 오늘 밤 12시까지만 삶이 허락된다면,

 

어머니와 헤어지고 멀리 떨어져 살고 계신 아버지를 만나 목욕탕에 가서 때를 밀어드리고, 집으로 와서 1시간 정도

 

발성 연습을 하다가, (잘하지는 않지만 몰두하다보면 밤을 샐 정도로 음악, 발성 공부를 좋아합니다.)

 

네 식구가 함께 집에서 된장찌게에 밥을 비벼 상추쌈 해 먹고,

 

밥을 먹고 난 후에, 태호쌤(제 발성스승)에게 부탁해서 남은 레슨을 땡겨다가 레슨 1시간 받은담에,

 

가족들과 함께 거실에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눌 것 같네요.

 

그러고 나서,

 

어릴 적에, 집에서 가사일을 맡아 해주셨던, 나와 정말 친했던 아주머니를, 그리고 여자친구와 절친 두명을 집으로 초대해

 

가족과 함께 저녁식사를 한 후에,

 

잠들기 전까지 아버지 어머니 안마를 해드리고,

 

한번도 다정하게 대해본적 없는 누나에게 다정하게 이야기 건내다가,

 

밤 11시 30분이 되면,  혼자 방에 들어가 이제껏 살면서 내게 큰 이슈가 되었던 일들과, 오늘 일들을 돌이켜보며

 

일기와 페이스북에 적고,

 

반듯한 자세로 이불을 덮고 누워 눈을 감을 것 같네요.

 

 

이런 생각을 하니,

 

경영 공부며, 통계며, 회계학이며, 증권사 취직이며...

 

이런 모든 것들이 내게 아무 의미 없는 것이었단걸 깨달았어요. 단지 남의 눈에 괜찮은 직종, 직장, 연봉이 있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던 건 아닐까 싶더군요.

 

물론, 경영, 경제학 등... 에 꿈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겐 실례가 될 지 모르지만,

 

제게는 그것들이 꿈이 아니기에 그런 것들에 시간을 쏟아붓는 것이, 죽기 전에 후회로 다가올 거란걸 이제야 깨달았네요.

 

 

 

괴테가 말한 "사람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라는 말의 진짜 의미를 지금에서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그냥 주절주절 해봤네요 ㅎㅎㅎ 오늘이 마지막인것처럼 살기에는 아직 제가 그럴 용기가 없는 것 같습니다.

 

용기를 내야 행복해질텐데 말이죠 ㅎㅎ

 

마지막 학년인 이 학교도,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학벌을 얻고자 왔지만,

 

지금에서야 아무 의미없단걸 알아버렸는데,

 

힘들게 공부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을 생각하면, 그리고 우리 집안 힘든걸 보면 참아야겠지만,

 

분명 그 분들도 내 불행을 바라지는 않을 터..

 

과감히 모든걸 벗어던지고 새 삶을 개척해야 할지 아직 고민중입니다.

 

 

 

일기 써서 죄송합니다 ㅋㅋㅋ 그냥 생각을 공유해보고 싶네요.

 

 

 

내 꿈을 향해, 행복을 향해, 현재 내게 아무 의미없는 것들을 벗어던지고 달려가기엔 용기가 없습니다..

 

나이가 29살인 거는 괜찮은데,

 

이제껏 나와 누나에게만 올인하기 위해, 본인들이 행복해하지 않는 일에 반평생 바치신 부모님이 눈에 밟히기 때문입니다.

 

 

남들의 시선은 이제 중요하지 않습니다. 연봉이 십원이든 백원이든, 그게 부끄러운일은 아니니까요.

 

다만... 자꾸 부모님이 눈에 밟히네요.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현명한 짱공유 형님 누님 동생님들께, 소중한 한마디를 받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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